올 회계연도 예산 계획에서 연방정부는 전염병 사태로 인한 경기회복에 초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단계별 근로자 세금 감면을 조기에 실행하고 젊은 실업자 구제를 위한 고용지원금을 마련했다. 사진은 2020-21년 예산안을 발표하는 조시 프라이덴버그(Josh Frydenberg) 연방 재무부 장관.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근로자 세금감면 위한 500억 달러, 젊은 실업자 고용 지원 40억 달러 책정
예산적자 불가피... 2024년 국가 순부채, 9천600억 달러(GDP의 44%) 예상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4개월 늦게 발표된 올 회계연도(2020-21년) 연방예산은 전염병 대유행에 따른 경제 회복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연방 재무부 조시 프라이덴버그(Josh Frydenberg) 장관은 지난 10월 6일(화), 올 회계연도 예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위축된 경기 회복과 실업 상태의 젊은이들을 구제하는 데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3월 COVID-19 감염자 확산 차단의 일환으로 3단계의 강력한 록다운을 시행하면서 올해 예산안 발표(매년 5월 첫주 화요일)를 4개월 미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프라이덴버그 장관이 발표한 올해 예산 계획을 보면, 급격한 경기침체로 정부 부채와 예산 적자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한 가운데 수십억 달러의 조기 감세와 젊은 근로자 임금보조금을 책정, 정부 예산의 적자폭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주요 계획에는 세금 감면을 위한 500억 달러, 16세에서 35세 사이 실업자 고용을 촉진키 위해 기업에 지원하는 고용보조금 40억 달러가 포함되어 있다.
100여 년 전 호주의 대공황 이후 가장 큰 경제적 도전에 직면함에 따라 근로자들의 세금을 삭감해 주고 전염병 사태로 실직한 이들이 다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경기부양 차원에서 고령자, 이들을 지원하는 간병인(carer), 장애보조금 수혜자를 대상으로 500달러의 현금 지급(두 차례로 나누어)을 위해 26억 달러, 2만3천 개의 재택 고령자 케어 패키지 마련에 16억 달러가 책정됐다.
정부는 전염병 사태에 따른 급격한 경제 위축으로 최소 10년간 예산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에만 예산 적자폭은 2천13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가 “연방예산을 흑자로 되돌리고 10년 이내 국가 부채를 상환하겠다”는 공약은 실현되기 어렵게 됐으며. 오는 2024년 호주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44%에 달하는 9천600억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덴버그 장관은 이날 예산안 발표 자리에서 “이는(국가부채) 무거운 부담이지만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도전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올 예산 계획에 반영된 사항들은= 올해 실업률은 12월까지 최고점인 8%에 이른 후 올 회계연도 말까지는 7.25%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 한편 정부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야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접종 프로그램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점까지는 사회적 거리 유지 등 방역 지침을 지키며 생활할 수밖에 없다.
각 주 경계봉쇄의 경우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주를 제외하고 올해연말까지는 모두 개방될 것으로 보인다. WA는 내년 4월 예정된 주 선거(state election) 이후 경계 봉쇄를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국제학생 유치 및 해외 이민자 유입은 내년 말까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호주인의 해외여행은 내년 말까지 낮은 수준에서 허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7월 이전, 백신접종 프로그램이 시작된다면 호주 경제는 340억 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백신이 나오지 않고 추가 감염 사태가 발생할 경우 경제활동 위축 규모는 55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전염병 사태와 함께 시작된 임금보조금 정책인 ‘JobKeeper’ 프로그램은 내년 3월 종료할 예정이며 인도주의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을 삭감, 향후 수년 동안 약 10억 달러를 절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재무부가 발표한 예산에는 정부 할당 자금으로 64억 달러가 포함되어 있지만 사용계획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 임금보조금 및 세금 감면= 올해 예산 계획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정부는 16~35세 사이 젊은 실업자를 고용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JobMaker Hiring Credit’이르는 이름의 고용지원금을 1년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급 비율은 30세 미만의 경우 주(week) 200달러, 30~35세인 경우 주 100달러로, 이들을 고용한 기업은 최소 주 20시간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45만 개의 일자리를 지원한다는 계획으로, 주요 은행을 제외한 모든 사업 부문을 대상으로 한다.
납세자들을 대상으로 한 단계별 세금 감면은 모리슨 정부가 이미 계획은 것으로, 이번 예산안 발표에서 정부는 이를 조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수백 만 명의 근로자가 세금 감면 혜택을 받게 되며, 각 가정은 연간 최소 1천 달러를 가계예산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세금 감면은 올 회계연도가 시작된 7월로 소급되지만 7월 1일 이후 이미 납부한 추가 세금의 환불은 올 회계연도가 끝나는 시점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한 10만 명 이상의 직업훈련 및 견습 활동 지원을 위해 1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배정했다.
▲ 추가 보건기금 마련= 올해 예산에서 정부는 COVID-19에 대비한 건강조치를 위해 16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아울러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신건강 문제에 대비, 이번 예산안에서 이의 서비스 규모를 두 배로 확대했다.
프라이덴버그 장관은 향후 수주 사이 보다 많은 정신건강 서비스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애보험계획인 NDIS(National Disability Insurance Scheme)에 추가로 39억 달러를 배정했다.
▲ 연구-제조-인프라 부문도 강화= 이번 예산 계획에 앞서 정부는 제조 및 인프라 프로젝트를 위한 수십 억 달러 지출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지출이 없다는 비난에 직면한 정부는 이번 예산에서 20억 달러를 할당했다.
이에 따라 대학은 10억 달러를, 호주 과학산업연구 기관인 CSIRO(Commonwealth Scientific and Industrial Research Organisation)는 4억5,900만 달러를 지원받는다.
또한 새로운 인프라 프로그램을 가속화하기 위한 자금으로 140억 달러가 마련됐으며 저렴한 주택 건설에 10억 달러의 기금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