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삶이 크게 바뀌고 있다. 특히 한국은 인터넷 쇼핑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1% 증가하며 크게 달라진 소비 행태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클릭 한번으로 지역 특산물부터 대형가전제품까지 못사는 게 없는 한국에서 생활하다가 캄보디아에서 살다보면 인터넷 쇼핑의 편리함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캄보디아에서도 어렵지 않게 인터넷 쇼핑을 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업체가 많아지면서 의류, 식품, 뷰티 제품 등등 내가 원하는 제품을 집에서 받아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인스타, 페이스북 등 개인 SNS를 운영하며 판매를 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들이 많이 늘고 있다. 편리성은 늘어나고 있으나 캄보디아는 아직 안전한 전자상거래가 이루어지기 위한 법률과 기본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온라인 쇼핑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캄보디아인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을 소개한다.
식기건조대와 신발정리대가 필요해 ‘한국에서 사서 해상운송을 시켜야겠다’ 생각하던 찰나, 찾던 물건이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하는 온라인샵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요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 등 SNS를 하다 보면 평소 내가 관심 있어 하고 찾아보던 것들과 관련하여 노출되는 광고가 많은데 식기건조대를 한참 검색하고 있어서 그랬는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샵이 수시로 보이던 참이었다.
일단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어 재고를 확인했다. 어떠한 물건들은 내가 주문하는 즉시 가게에서도 주문을 넣어 2-3주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내가 사고자 하는 두 가지 물건은 다 재고가 있었고, 바로 배달해 줄 수 있냐고 물었으나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접수분만 배달이 가능하다고 해 다음날 4시에 물건을 받기로 했다.
5시가 조금 넘어 배달이 오고 있냐는 질문에 yes라고 대답하였고, 5시 반이 넘어서도 오지 않아 한 번 더 확인을 요청했다. 그러자 차가 막혀 늦어지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와 나도 괜찮다 알겠다고 말하고 올 때 되면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7시가 넘어도 오지 않아 오늘 오기는 오는 것인지 물어봤다. 그러자 판매자는 확인해보겠다고 말하며 내가 주문한 물건은 이미 1시에 가지고 나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하다 보니 늦었어. 내일 9시에서 10시 사이에 배달해 줄게” 였다. 나는 “그 시간엔 물건을 받을 사람이 집에 없다. 9시 전에 배달해줘야 한다. 그리고 만약 그런 문제로 내가 요청한 시간에 배달을 못해주면 미리 말을 해줘야 하지 않냐. 계속 기다리라고만 말하면 어떡하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판매자는 “우린 이미 물건을 보냈으니 우리가 할 일은 다 한 거야. 배달 직원은 우리 직원이 아니야. 우리도 배달 직원한테 뭐라고 했고 우리 책임은 아니야. 그리고 배달 직원이 너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았다며.”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나는 재차 전화가 오지 않았음을 말했고 판매자 측은 그래서 내일 물건을 배달해 줘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을 요구했다. 나는 9시까지 배달을 해달라고 말했고 그 다음날, ‘9시 반’에 물건을 배달 받았다. 9시 10분이 넘어도 배달을 받았냐는 업체 측에 연락이 없어 결국 내가 메시지를 보내 배달이 오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했다.
▲ 캄보디아 온라인 쇼핑몰 업체와 직접 주고받은 메세지 화면 캡쳐. 포털이 활성화 되지 않은 캄보디아는 주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를 통해 메세지로 가격 및 배달여부를 확인한다.
배달 된 물건은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물건이었으나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과 달리 자세한 설명서가 없고,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중국말로 된 설명서라 보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메신저를 통해 신발정리대 조립을 하는 방법을 업체 측에 물어봤고 조립을 직접 하는 동영상을 보내주어 어렵지 않게 조립을 할 수는 있었다. 다양한 온라인샵이 생기면서 어렵지 않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좋아졌지만 SNS에서 개인적으로 판매를 하는 곳에서 구매를 할 경우 신속한 배달과 물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는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근 커피 머신을 온라인 판매하는 곳에서 구매를 했는데 다행히 그곳은 매장이 함께 있는 곳이라 직접 방문을 해 물건을 확인하고 구매를 했다. 고가의 물건을 구매할 때는 오프라인샵을 함께 운영하는 곳에서 직접 확인을 하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배달 받는 과정에서는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거나, 언제든 집에 물건을 받을 사람이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여하튼 오기는 온다. 나는 혼자 거주해 물건을 대신 받아줄 사람이 없어 배달을 받는 과정에 애를 먹었으나 합리적인 금액에 좋은 물건을 구매했기에 후회는 없다. 그 이후로 화장대, 화장품 등 온라인을 통해 주문하여 배달 받았는데 요청한 시간에 대부분 맞춰 배달을 해주었다. 배달 사고가 나는 것도 매번 일어나는 일은 아닌 듯하다. 한국은 클릭 두세 번이면 구매에서 결제까지 끝나는 시스템이지만 캄보디아는 이제 온라인 쇼핑몰이 활성화되는 단계이기에 전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다. 하지만 이런 진통을 통해 한 단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캄보디아를 보는 과정이 반갑기만 하다. 택배를 기다리는 즐거움! 캄보디아에서도 즐길 수 있다!/엄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