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제 2의 문화대혁명’, ‘사회 불신 조장’ 비판
5일(목), 홍콩 경찰 당국이 국가보안법 위반 범죄를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개설한 지 몇 시간 만에 1천 건이 넘는 신고가 쇄도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양극화된 홍콩에서 불신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6월, 국가보안법이 시행되고 약 4개월 만에 핫라인 채널이 개설되었다. 6월 30일에 발효된 국가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한다.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최소 남성 22명과 여성 6명이 체포되었다.
홍콩 국가보안법 관련 사건 전담조직인 국가안보처가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긴급하지 않은 정보, 사진, 음성 및 영상 파일을 신고할 수 있는 신고 채널을 개설했다. 시민들은 문자 메시지, 이메일, 위챗을 이용해 국가 안보 관련 신고를 할 수 있다.
경찰청 대변인은 5일 오후 6시 현재, 이미 1천 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처 신고 핫라인은 오직 국가 안보와 관련된 신고만 받으며 전화로 신고를 접수하거나 신고 내용에 대한 회신은 하지 않는다. 경찰은 핫라인을 통해 신고한 신고자의 신원정보를 수집하지 않으며 수집한 모든 정보는 제 3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정부 소식통은 국가보안법 핫라인 채널 도입으로 잠재적 용의자들의 위법 행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권에서는 핫라인 채널이 홍콩 사회의 분위기를 더욱 흉흉하게 만들고 사람 간 신뢰를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람 척팅(Lam Cheuk-ting) 민주당 의원은 “요즘 홍콩인들은 무슨 일이든 쉽게 비판받을 수 있고 ‘정치적 지뢰’를 쉽게 밟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며 핫라인 채널을 두고 이는 ‘제 2의 문화대혁명’이라며 사회 불신을 조장한다고 비판했다.
인권 단체들은 중국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핫라인 개설은 홍콩의 언론자유에 또 다른 타격이 된다고 우려했다.
마야 왕(Maya Wang)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 선임연구원은 “신고자들이 핫라인을 통해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나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들을 신고할 수 있다”며 허점을 지적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반정부 시위를 단속하기 위해 지난해 9월에 반폭력 핫라인 채널을 개설했으며 이번 국가안보 신고 핫라인 채널과 매우 유사하다. 작년 반폭력 핫라인 채널 개설 이후, 약 120만 건 이상의 신고가 채널을 통해 접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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