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맞이 시선]
묵은지
호월(올랜도 거주 과학시인)
산뜻한 젊은 김치도 좋고
한 겨울 김장 김치도 사이다 같아 시원하고
▲ 묵은지 ⓒ 공개자료 |
겉저리, 물김치도 맛있지만
세월 지나 나이 들면
깊은 맛의 묵은지가 되어야지
제대로 삭지 못해 군내나 내면 곤란하다
세월이 맛을 낸다
몇 년 삭을대로 삭은 묵은 김치
그대로도 좋지만
다른 음식에 맛을 더해
새로 태어나게 도와주기도 한다
속이 후련해 지는 신맛
잘 삭힌 음식은 최고의 건강식
늙었다고 뒷전에서 천대 받던 인간
알고 보면 묵은지일 수도 있다
묵은지의 그늘 있는 감칠 맛
포도주, 스카치, 위스키, 매실주도
오랜 숙성이 깊은 맛을 내듯
김치도 인간도 시도 오래 묵혀야 깊은 맛이 있다
묵은지 인간은
게미 있는 인격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젊은 이웃과 어울려 아름다운 효과를 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