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13일) 시드니 지역 경매에서는 3침실 주택이 큰 관심을 끌었으며, 낙찰가격도 150만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0명의 응찰자가 경쟁을 펼친 라이드(Ryde) 소재의 3침실 주택.
부동산 시장 활기 지속... 어린 자녀 둔 젊은 부부들 구매 의지 강해
“만약 3개 침실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지난해에 이어 지속되는 시드니 부동산 시장의 승자인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 시드니 부동산 시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달리 주택가격은 여전히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12월 분기, 시드니 주말 경매시장 낙찰률과 가격이 다소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판매자들은 주택가격이 더욱 내려갈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서 판매를 마무리하기 위해 올해 시작된 경매시장에 속속 매물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 주말(13일) 경매를 진행한 부동산 에이전트들에 따르면 인기 있는 지역의 경우 경매시장은 잠정가격보다 높은 거래가격을 보였으며,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젊은 가족들의 주택 마련 욕구가 높았다.
‘이너 웨스트 맥그래스’(inner west McGrath) 사의 에이전트 샤드 핫센(Shad Hassen)씨는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상황보다 더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말 경매에서 엔모어(Enmore) 소재 브라운스 애비뉴(Browns Avenue) 상에 있는 방갈로 스타일의 3개 침실 주택을 149만5천 달러에 판매했다. 이는 경매를 시작하기 전 책정했던 잠정가격보다 무려 19만5천 달러가 높은 금액이었다. 뉴잉턴 칼리지(Newington College)가 소유하고 있던 이 주택 경매에는 무려 20명의 입찰자가 경쟁을 펼쳤다.
이 지역 3침실 주택 가격대는 현재 125만 달러에서 135만 달러로 형성되어 있으며, 지난 주말 경매에서 이 주택의 잠정가는 130만 달러로 책정되어 있었다. 이 잠정가격은 최근 이 지역에서 거래가 성사된 다른 주택을 감안한 것이었다.
핫센씨는 “경매가 시작되자마자 첫 입찰자가 135만 달러를 제시하면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면서 “최종 3명의 입찰자가 이 주택을 소유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가격 경합을 벌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부동사 시장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지역의 경우 그 동안 주택시장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던 곳이지만, 뉴타운(Newtown), 스탠모어(Stanmore) 지역과 인접한 탓에 성장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말했다.
남부(south) 지역을 영업 대상으로 하고 있는 같은 회사(McGrath)의 조지 파나고폴로스(George Panagopoulos) 에이전트도 이날, 코가라(Kogarah) 소재 아네트 애비뉴(Annette Avenue) 상의 한 ‘fixer-upperer’ 주택(개축을 위해 구매하는 낡은 주택)을 성공적으로 판매했다. 이날 경매에서 이 주택은 117만 달러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 금액은 경매 전 잠정가격보다 17만 달러가 높은 금액이었다.
“이 같은 경매 낙찰가는 다소 높은 가격임을 부인할 수 없다”는 파나고폴로스씨는 “하지만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으며,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주하려는 이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2월에 비해 부동산 시장은 분명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경매에 앞서 70여 그룹이 인스펙션을 했으며 이들 중 8개 그룹이 입찰에 응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경매를 통해 거래를 하려는 주택은 3개 침실이 가장 많으며 4개 침실의 조금 더 큰 주택도 아주 대중적이다. 다만 그는 4침실의 경우 보통 200만 달러의 가격대로, 구입자 입장에서는 결코 적정한 가격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경매에서 관심을 끈 또 다른 부동산은 라이드(Ryde) 쿼리 로드(Quarry Road) 상에 있는 700스퀘어미터 부지의 주택이었다.
‘Belle Property Hunters Hill’ 사의 판매 에이전트 필 앨리슨(Phil Alison)씨는 “교통의 요지에 자리해 많은 이들이 구매 의지를 보였다”면서 “다수의 잠정 구매자들이 응찰한 가운데 두 명의 중국계 바이어와 한 명의 이 지역 예비 구매자가 치열하게 가격 경쟁을 벌인 끝에 이 지역 입찰자가 마지막 순간 2만 달러 한 번에 올려 불러 낙찰을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이 주택의 낙찰가격은 142만2천 달러로, 이 또한 잠정가격보다 높은 수치이다.
앨리슨씨는 “라이드의 주택 경매에서도 입찰에 응한 이들은 대부분이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였다”고 말했다.
“빌라나 유닛에서 거주하다가 단독주택을 구입하려는 이 지역 거주민들이 많았다”는 그는 “3침실 주택의 경매 낙찰가가 150만 달러에 육박한다는 것은 대부분 경매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으며, 예비 구매자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지난 해 하반기 전망됐던 것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Warwick Williams Real Estate Drummoyne’ 사의 아드리안 세레니(Adrian Sereni)씨도 같은 의견임을 표했다. 러셀리아(Russell Lea) 소재 햄든 로드(Hampden Road) 상의 3침실 주택 판매를 담당한 그는 이날 경매에서 젊은 부부에게 140만 달러의 낙찰가를 끌어냈다. 이 가격 또한 잠정가보다 5만 달러 높은 금액이었다. 세레니씨에 따르면 이 주택 경매에 앞서 인스펙션을 한 이들은 무려 160그룹에 달했다.
드럼모인(Drummoyne) 인근, 치스윅(Chiswick)의 블랙월 포인트 로드(Blackwall Point Road) 상에 자리한 3침실 주택도 이날 경매에서 135만 달러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 지역 아파트에 거주하던 한 젊은 부부는 이날 경매에서 잠정가격보다 5만 달러 높은 금액을 불러 이 주택을 차지했다.
시드니 남부 한 지역 경매에서는 잠정가보다 고작 3천 달러 높은 금액에 거래된 주택도 있었다. 코모(Como) 지역 빈데아 스트리트(Bindea Street)에 있는 738스퀘어미터의 3침실 주택은 무려 107개 그룹이 인스펙션을 했을 만큼 관심을 끌었으나 경매 당일 129만3천 달러를 부른 한 입찰자에게 돌아갔다. 낙찰을 받은 이는 이 지역에 거주하던 젊은 부부로, 새로 개조한 이 주택을 보고 한 눈에 반해 구매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현재 코모 지역 3침실 주택의 평균 가격이 92만4천 달러임을 감안하면 비록 새로 개조한 주택이라 해도 높은 낙찰가임은 부인할 수 없다.
이 주택 판매를 담당한 ‘Highland Property Sutherland’ 사의 토니 그레이엄(Tony Graham) 판매 에이전트는 “코모 지역의 경우 젊은 부부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하며 “좋은 학교들이 많고 도심까지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부동산 분석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에 따르면 지난 주말(13일) 시드니 지역 경매에는 총 358개 주택이 등록돼 265채가 낙찰, 74.3%의 낙찰률을 보였다.
이 회사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지난해 활황기에 비해 낙찰률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가격 면에서는 올해 초부터 강세를 보이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경매 시장에 등록되는 주택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