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Mumbai) 출신의 작가 야데나 쿠룰카(Yardena Kurulkar)씨가 테라코타(terracotta)로 자신의 심장을 표현한 3D 작품 ‘케노시스’(Kenosis). 이 작품은 그녀에게 올해 ‘블레이크 아트상’(Blake Art Prize) 대상의 영광을 안겼다.
점토 소재 작품 ‘케노시스’로 삶과 죽음 양면성 표현
심사위원 만장일치... 올해 다양한 기법 출품작 ‘풍성’
테라코타(terracotta. 적갈색 점토를, 유약을 바르지 않고 구운 것)로 ‘심장’을 표현한 3D 작품이 올해 종교적 탐구를 지향하는 예술가에게 주어지는 ‘블레이크 아트상’(Blake Art Prize)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주 금요일(12일) ABC 방송은 인도 뭄바이(Mumbai) 출신의 작가 야데나 쿠룰카(Yardena Kurulkar)씨가 죽음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표현한 작품 ‘케노시스’(Kenosis)로 3만5천 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는 올해 블레이크 아트 대상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시상식은 시드니 남서부의 카슐라 파워하우스(Casula Powerhouse)에서 이루어졌다.
올해 시상식에서 6천 달러의 상금이 수여되는 신예 예술가상은 ‘On the Fabric of the Ngarrindjeri Body’를 출품한 데미안 쉔(Damien Shen)씨에게 돌아갔다.
아울러 작가 로버트 헤이그(Robert Hague)씨는 첫 ‘블레이크 연수 프로그램’(Blake Residency program) 해당자로 선정돼 한 달간의 연수 과정을 거쳐 카슐라 파워하우스에서 개인전을 갖게 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쿠룰카씨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인간 본성과 시간 그 자체의 변형 능력을 조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에서 테라코타로 나 자신의 심장을 본떠 표현했다”고 밝힌 그녀는 “심장은 태아에게 가장 먼저 생겨나는 장기”라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심장 형태의 그 무언가와 단순한 찰흙 한 덩어리의 조화가 남기는 감회를 알게 해주고 싶었으며, 그래서 이 작품에 소멸, 부활, 그리고 인간 생명의 난해함을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카슐라 파워하우스의 키어스텐 피쉬번(Kiersten Fishburn) 관장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예술가들에 의해 선정되는 이 상을 위해서는 최고 재량을 지닌 참가자들의 출품 기준이 있다”는 말로 블레이크 아트 프라이즈의 자부심을 표현했다.
피시번 관장은 “야디나 쿠룰카씨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면서 “우리 심사위원들은 그녀의 작품을 만장일치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심장 형태를 만들어 내기 위해 사용한 테라코타에는 원초적이고 풍부한 무언가가 있는데,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의 순간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전통 예술기법에서부터 현대의 영상 작품에 이르기까지 수준 높은 작품들이 출품되는 등 블레이크 아트상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들이 다수 출품된 최고의 해”라고 말했다.
올해 블레아크 아트 상 수상작품은 카슐라 파워하우스에서 오는 4월24일까지 전시된다.
■ Blake Prize for Religious Art는...
호주의 연례 예술상인 ‘블레이크 아트상’(Blake Prize for Religious Art)은 지난 1949년 설립 이후 종교적 예술의 기준선을 제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마이클 스콧(Michael Scott) 목사, 멜번대학교 뉴먼 칼리지(Newman College)의 학장이자 변호사인 M.Tenison, R. Morley 목사 등이 제정한 이 상은 예술가이자 시인인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1951년부터 공모를 통해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그 해 첫 대상의 영광은 저스틴 오브라이언(Justin O'Brien)씨가 차지했다.
이 상은 ‘Blake Society’에서 주관하며 동 단체는 지난 2008년 예술과 문학을 연결하고, 호주 시인들로 하여금 21세기 영적 본질의 탐구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해 ‘Blake Poetry Prize’을 제정하기도 했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