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Nationals)의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신임 대표(왼쪽)가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의 축하를 받고 있다.
워렌 트러스 대표 은퇴 따라... 연립정부 부수상에 올라
턴불 수상과는 정치이념 달라, ‘정책 공조’ 부문 관심
자유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호주 국민당(National Party)이 바나비 조이스(Barnaby Joyce) 의원(New England 지역구)을 새 대표로 선출했다.
전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정부에 이어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현 정부의 농업 및 수자원부(Agriculture and Water Resources) 장관직을 이어오고 있는 조이스 의원은 지난 주 목요일(11일) 저녁 캔버라에서 열린 국민당 당원 회의에서 워렌 트러스(Warren Truss) 대표의 정계은퇴로 공석이 된 대표 자리에 선출됐다.
이로써 조이스 장관은 트러스 대표가 이어오던 연립 정부의 부수상(Deputy Prime Minister)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조이스 장관은 이날 국민당 대표로 선출된 뒤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는 말로 새 대표로서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전임 트러스 대표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 “(자신이 맡게 된) 이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민당 회의에서는 조이스 의원과 국민당 부대표이자 지역보건부 장관직에 있는 피오나 내시(Fiona Nash) 의원이 대표직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퀸즐랜드에서 안정적인 지역구를 다지던 조이스 의원은 지난 2013년 당의 요구에 따라 NSW 주 뉴잉글랜드(New England)를 기반으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 승리한 인물로, 정치적 쇼맨십에다 직설적인 비판도 마다하지 않는 정치인으로 묘사되곤 한다.
조이스 의원은 지난 2009년 노동당 케빈 러드(Kevin Rudd) 정부가 탄소배출권을 추진할 당시 이를 강력히 반대했던 애보트 대표와 달리 자유당 전 대표로서 탄소배출권 거래 정책에 찬성한 턴불에게 가장 심한 공격을 퍼부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6년여가 지난 뒤 이제는 그토록 반대했던 사람과 함께 국정을 이끌게 됐다. 현재 자유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국민당의 새 대표로서 턴불 수상과의 협력은 두 정치인의 철학적 차이가 큰 만큼 정책 공조 등에서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캔버라 정가에서는 턴불 수상이 자유무역에 찬성하는 입장인 반면 조이스 의원은 보호무역을 지향하며 또 턴불이 사회적 이슈에 진보적인 접근 태도를 갖고 있지만 조이스는 상당히 보수적인 정치인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이스 의원은 대표직 확정 직후 “비록 오랜 기간 동안 내각을 대표할 만큼 선거에서 많은 수의 의석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연립 내각의 일원으로서 국민당의 권리를 확보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정 파트너인 자유당에 요구할 것은 분명히 요구하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국민당의 신임 대표이자 연립 정부의 부수상(Deputy Prime Minister)으로 그는 야당인 노동당을 ‘절벽에 떨어질 것 같은 불행한 처지’라는 비유로 언급하기도 했다. 주변에서는 이 같은 그의 발언이 지도자로서 적절치 않다는 점에서 그의 첫 행보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직설적인 말도 서슴치 않는 조이스 대표는 자신에 대해 ‘학생회 스타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생각없이 일단 내뱉고 보는’ 그의 직선적 성격을 우려하는 동료 의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해명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