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계연도(2014-15) 시드니 경제는 호주 전역의 다른 도시에 비해 크게 높은 3%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국가 경제 성장의 3분의 1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회계연도 국가 경제성장 3분의 1 이끌어
광산경기 위축으로 주요 도시와 지역들이 경기침체에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시드니 지역의 경기 활황이 지난 회계연도(2014-15년) 호주 경제성장률의 3분의 1을 선도했다는 연구가 나왔다.
호주 주요 도시 및 지방의 경제성과를 분석한 결과 각 지역별로 다양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드니와 멜번 등 2개 주요 대도시의 경우 경제 활황세를 유지했지만 그 외 대부분 지역의 국내 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은 다소 하락했다.
경제연구기관인 ‘SGS Economics and Planning’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15 회계연도 시드니 경제는 3%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드니의 총 생산량은 3,780억 달러로 이는 호주 전체 국내 생산량의 23.3%에 달하는 비중이다.
특히 시드니가 강세를 보인 산업 부문은 금융이었으며, 미디어 및 통신, 건설, 소매, 부동산 분야가 뒤를 이었다.
이번 보고서의 저자인 ‘SGS’의 테리 론슬리(Terry Rawnsley) 경제학자는 “글로벌 금융 허브로써의 시드니는 전 세계 중앙은행이 추진하는 경기 부양책의 혜택을 활용할 수 있었다”고 진단하면서 “금융 부문의 성장은 다른 여러 산업분야의 성장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드니는 또한 시간당 생산량에서도 호주 평균보다 7% 높은 생산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론슬리 경제학자는 “시드니의 경우 지난 10년간 저성장 시대를 이어갔지만 최근 3년간은 호주 전역에서 가장 나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회계연도 시드니의 GDP 성장률은 호주 전체의 30.3%를 차지한다. 이전 회계연도, 호주 GDP에서 시드니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37.9%에 달했다. 론슬리 경제학자는 이에 대해 “호주 국가경제에서 시드니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멜번(Melbourne)의 경우 총생산은 2,840억 달러로 3.1%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호주 GDP의 17.7%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다만 이번 ‘SGS’ 보고서는 호주 인구의 절반이 1인당 소득이 낮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서부 호주(Western Australia) 퍼스(Perth)의 경우 광산경기 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회계연도, 퍼스의 경제성장은 0.3%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1991년 브리즈번(Brisbane)의 저조한 성장률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브리즈번 또한 성장률은 극히 저조, 0.9%로 호주에서 세 번째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각 주별 대도시가 아닌 지방의 경우는 대부분 생산량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론슬리 경제학자는 이에 대해 “소비자와 비즈니스간 신뢰가 약화된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호주 국내 지역별 경제상황의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연구원들은 각 지역별 자체적으로 가상의 중앙은행을 만들고 해당 지역 경제 상황에 맞는 기준금리를 설정했다.
그 결과 시드니의 경우 기준금리는 강한 경제 상황을 반영하듯 3.5%로 분석됐다. 현재 호주 중앙은행(RBA의 기준금리는 9개월째 2.0%의 낮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가상의) 멜번 중앙은행은 현재 호주 기준금리 수준인 2.0%로, 퍼스는 지난 2013-14 회계연도(2.5%)보다 크게 낮아진 1.25%로 진단됐으며, 브리즈번의 경우 이보다 낮아 2013-14년의 1.5%에서 1%로 분석됐다.
론슬리 경제학자는 “각 지역별 상당한 성장률 격차는, 호주 중앙은행의 심각한 과제”라고 언급하면서 “RBA는 호주 각 지역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대비해 급성장을 이어가는 시드니 및 멜번의 경기 붐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한편 SGS 보고서는 시드니 지역이 지속적인 경기 성장세를 보이는 반면 불확실한 전망도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시드니 금융권의 규모는 호주의 다른 산업 부문에 비해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요소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최근의 주식시장 혼란은 성장의 장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택시장 냉각에 시드니 경제가 쉽게 영향을 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