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수상의 깊어지는 고민. 세제개혁 일환으로 추진했던 GST 인상이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턴불 수상의 고뇌도 깊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페어팩스-입소스(Fairfax-Ipsos) 사의 2월 여론조사에서 턴불 수상 및 연립 여당 지지도는 크게 하락했다.
페어팩스-입소스(Fairfax-Ipsos) 2월 여론조사
자유-국민 인기, 2013년 연방 총선 수준... 여-야 격차 좁혀져
최근 집권 정부 내각 장관의 규정위반 문제에 턴불 수상의 GST 인상 논쟁이 호주 유권자들에게 많은 상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가 여론조사 기관인 입소스(Ipsos) 사와 손잡고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2월 여론조사 결과, 턴불 수상 집권 이후 크게 높았던 연립 지지도가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전 수상의 두 번째 임기를 판가름하던 2013년 연방 총선 당시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 목요일(11일)부터 토요일(13일)까지 3일간 호주 전역의 유권자 14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월 조사 결과 정당 선호도(Two-party preferred)에서 자유-국민 연립과 노동당 사이의 격차는 4% 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연립 여당 선호도는 52%로 지난해 11월(11월12-14일 조사)보다 4% 포인트 하락했으며 반면 노동당은 4% 포인트 상승한 48%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양당 선호도 결과에 대해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연방 총선 조기 실시가 이뤄지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상 선호도(Preferred Prime Minister)에서는 턴불(64%)이 노동당의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19%)를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별 우선 투표에서도 자유-국민 연립은 지난해 11월 대비 4% 포인트 떨어진 수치(44%)를 보였다. 반면 노동당은 3% 포인트 상승한 32%로 나타났으며 녹색당(Greens)이 2% 포인트 상승한 15%, 팔머연합당(Palmer United)이 1%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기타 정당은 1% 포인트 높아진 9%로 집계됐다.
연립 여당의 지지도(52%) 하락은 2013년 11월 연방 선거 직전 조사에서 나타난 53.5%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당시 노동당 선호도는 46.5%였다.
페어팩스-입소스의 이번 조사는 최근 불거진 사회복지부 스튜어트 로버트(Stuart Robert) 장관의 규정위반 문제 노출 직후 실시된 것으로, 조사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턴불 수상은 일부 개각을 단행했다.
턴불에 대한 수상 선호도(Preferred Prime Minister) 또한 상당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11월 69%였던 지지도는 이번 조사 결과 64%로 떨어졌다. 반면 3개월 전 18%였던 노동당 쇼튼 대표의 수상 선호도는 1% 포인트 오른 19%였다.
양당 대표의 정책에 대해 유권자들의 의견을 알아보는 정책 승인 부문에서 수상으로서 턴불의 정책을 찬성한다는 비율은 지난해 10월과 11월의 68% 및 69%에 비해 7% 포인트 떨어진 62%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턴불 정책에 반대한다는 유권자 비율은 16%(2015년 11월)에서 24%로 높아졌다.
이와 달리 노동당 쇼튼 대표의 정책에 대한 찬성은 11월의 29%에서 30%로 약간의 변동이 있었으며 반대 비율도 57%에서 55%로 다소 떨어졌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페어팩스 미디어는 지난해 9월 애보트 임기 도중 수장에 오른 턴불 수상이 세제개혁을 내놓으면서 소득세 등의 인하를 위한 방안으로 GST를 인상하겠다는 제안을 최근에서야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고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GST 인상을 통해 향후 다른 부분의 세금을 인하하겠다는 방안도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해 11월 당시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소득세 등 일부 세금 감면과 연 소득 10만 달러 이하 가정에 대한 보상을 위해 GST를 인상할 경우 이에 찬성하는가’에 대한 조사도 실시됐다.
이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한다’는 답변은 37%로, 지난해 11월 당시의 높은 지지도(52%)에 비해 무려 15% 포인트가 떨어졌다. 반면 ‘반대’ 입장은 11월의 41%에서 57%로 16% 포인트 높아졌다.
세금 감면 등의 조건을 전제로 ‘GST 인상 지지’ 입장을 표한 유권자(37%) 가운데 정당 선호도를 보면 연립 여당 지지자가 51%, 노동당 26%, 녹색당 26%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반대한다’는 유권자(57%) 중에는 연립 지지자는 43%, 노동당 69% 녹색당 67% 였다.
아울러 ‘연방 정부가 총선을 조기에 치르는 것이 정부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에 대한 조사에서도 ‘조기 총선’을 지지하는 이들은 22%로, 지난 2012년 10월 조사(10월18-20일) 당시의 42% 지지에 비해 아주 낮은 수치였다. 조기선거를 반대하는 이들은 그만큼 늘어 2012년 10월 57%를 보였던 ‘반대’ 의견은, 이번 턴불 정부에서 더욱 늘어나 74%에 달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