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에 상장한 中기업들의 2차 상장 유치 기대
홍콩 증권거래소(HKEX)가 홍콩 증시 상장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중화권 기업들의 홍콩 증시 2차 상장 요건을 완화할 예정이다. 5월 31일까지 2개월간의 공청회를 거친 후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31일(수), 홍콩 증권거래소가 제출한 자문보고서에 따르면, 2차 상장 기업의 기업 가치 요건을 기존 최소 400억 홍콩달러에서 100억 홍콩달러로 낮출 예정이다. 2차 상장을 위한 최소 기업가치 요건이 낮아지면서 규모가 더 작은 기업들의 홍콩 2차 상장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제도 변경은 ‘혁신 기업(innovative companies)’ 부문에 해당하는 중국 기업에 한해서 적용되며, 오직 2017년 12월 이전에 미국 증시에 상장 중국 기업만 허용된다. 非중국 기업의 경우, 홍콩 2차 상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중국 기업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홍콩 증시에 2차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초기 기업가치 30억 홍콩달러 이상의 기업들이 뉴욕, 런던 등 공인된 증권거래소에서 5년 동안 상장된 이후 기업가치 400억 홍콩달러 이상이어야 홍콩 2차 상장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홍콩 증권거래소는 “이번 추가적인 제도 개혁 제안은 중화권 중심의 해외 상장 기업들의 홍콩 2차 상장의 기회의 문을 넓힐 것이다. 홍콩 투자자들에게도 더 다양한 주식 상품을 제공하며 주식 거래의 편의성을 더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홍콩은 지난 12년 동안 세계 IPO 시장 1위를 7차례 차지했을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위해 홍콩 증시를 찾고 있다. 이번 개혁을 통해 뉴욕, 상하이 등과의 IPO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추가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콩 증권거래소와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지난 2018년부터 대대적인 상장 제도 개혁을 실시해왔다. 제도 개혁 이후, 차등의결권 주식을 보유한 개인 및 법인 주주로 구성된 기업의 홍콩 증시 상장이 허용되었으며, IT 스타트업과 ‘매출 전 단계(pre-revenue)’인 생명과학 기업의 상장을 허용했다. 리피니티브(Refinitiv) 데이터에 따르면, 홍콩 상장 제도 개혁을 이후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Alibaba Group Holding), 바이두(baidu), 비리비리(Bilibili) 등 약 13개의 미국 증시 상장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시에 2차 상장했으며, 지난 16개월 동안 360억 달러를 성공적으로 자금 조달했다. 그 결과 홍콩은 아시아의 새로운 IT 허브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제도 변경은 중국 기업의 홍콩 증시 2차 상장 요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해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많은 중화권 기업들의 ‘피난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 당국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으며, 미국 규제를 피해 새로운 증시 상장을 모색하는 중화권 기업들을 더 많이 유치할 것으로 기대된다.
골든 초이(Gordon Tsui) 홍콩증권협회 회장은 “2차 상장 진입 요건을 낮추게 되면 더 많은 기업들이 홍콩에 상장할 것이다. 홍콩 증시 투자자들에게 더 다양한 투자 옵션을 제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보니 챈(Bonnie Chan)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부문 책임자는 “최신 제안으로 2차 상장 요건이 간소화되면서 상장 제도가 견고해져서 더 많은 해외 및 중국 기업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하기를 희망한다. 이번 개혁이 건강한 증시와 수준 높은 주주 보호 표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밝혔다.
2차 상장 요건이 개혁된다면, ‘중국판 다이소’ 미니소 그룹 홀딩스(Miniso Group Holding), 부동산개발업체 남타이 프로퍼티(Nam Tai Property), 반려동물 용품 기업 보치 홀딩스(Boqii Holding) 등도 홍콩에 2차 상장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추가적인 상장 제도 개혁은 다가오는 8월 1일부터 시행될 주식 거래 인지세 30% 인상으로 줄어들 거래량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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