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인한 친구와의 교류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혀
홍콩아동단익회(Boys’ and Girls’ Clubs Association, BGCA)가 16일(금)에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어린이 및 청소년들의 행복 지수가 지난 5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인한 휴교로 친구와의 교류 부족, 학업에 대한 불만족, 친구 및 가족과의 갈등 등이 주요 불행의 원인으로 꼽혔다.
협회는 지난 2~3월 기간 6세~17세의 어린이 및 청소년 750명 이상을 대상으로 행복 지수를 조사했다. 전체 평균 행복 지수가 10점 만점에서 6.94점으로 나타나, 2016년 이후 처음으로 7점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15~17세의 청소년들의 행복 지수가 10점 만점에서 6.04점으로 전체 연령대 중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찰스 챈(Charles Chan) 협회 회장은 15~17세 청소년들이 최신 뉴스 보도와 사회 문제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행복 지수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학년 청소년들이 사회적 변화와 고등교육 교과 변화에 가장 민감하다. 상대적으로 더 어린 청소년들의 경우, 대면 수업이 중단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친구들과의 교류 부족이 행복 지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치우 춘헝(Chiu Chun-hung) 연구개발 책임자는 “전체 평균이 7~10점 사이일 때, ‘행복하다’고 정의하는데, 최신 조사 결과 홍콩 청소년들은 행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코비드19 팬데믹 속에서 다양한 방과 후 활동과 교내 대회 등이 취소되었다. 일부 학생들은 이로 인한 학업 결과에 대한 불만족, 친구 및 가족과의 갈등 등을 불행의 원인으로 꼽았다”고 설명했다.
응답자 약 40%가 전반적으로 ‘자주’ 또는 ‘항상’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변했으며 45%가 지난 수개월 동안 ‘거의’ 또는 ‘전혀’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약 50%가 정부에 대한 불만이 있다고 답변했으며, 46%가 홍콩의 미래의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다.
특히 해외 이민을 장기 목표로 설정한 청소년이 약 8%에 달해, 협회가 우려스러운 추세라고 밝혔다. 10가지 선택사항 중 한 개 이상의 장기 목표를 선택하라는 질문에, 응답자 59명이 해외 이민을 선택했다. 해외 이민을 장기 목표로 선택한 응답자들은 상대적으로 정부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으며 현지 정치적 상황 및 사회적 조화 달성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선호 대학 입학(26%), 꿈의 직업 취업(25%), 사회 기여(13%) 등이 청소년들의 주요 장기 목표로 꼽혔다.
보고서는 “해외 이민은 가족의 경제적 상황과 자녀들의 학업 및 진로 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만약 홍콩이 청소년 인재를 잃게 된다면 향후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정부는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개선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저소득층, 젊은 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지역 사회에 대한 젊은 층들의 고민들을 고려해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11월에 비영리단체 홍콩 위케어(HK.WeCARE)가 실시한 홍콩 행복도 설문 조사에서도 10점 만점에서 평균 6.16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6.40점), 2017년(6.54점)과 비교했을 때 행복도가 크게 하락했다. 특히 12~18세 청소년들의 평균 행복 지수가 5.87점으로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낮았으며 보고서는 2019년 홍콩 시위에 이어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비드19 확산 및 잦은 휴교가 청소년들의 정서적 불만을 가중시켰다고 설명했다. 반면 55세 이상의 행복 지수가 10점 만점에서 6.61점으로 전체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여성의 평균 행복 지수는 6.1점으로 작년 6.22점보다 낮아졌다. 반면 올해 남성의 평균 행복 지수는 6.24점으로, 작년 6.08점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틱 치윈(Tik Chi-yuen) 박사는 “여성은 이미 일과 살림의 병행으로 업무량이 많은 상황에서 코비드19로 인한 휴교로 자녀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자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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