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경매 낙찰률 하락과 낙찰가격이 다소 떨어지면서 시드니 부동산 시장의 둔화가 전망됐으나 시드니는 여전히 좋은 투지지역이라는 진단이 제기됐다.
주택 및 임대수요 여전히 강해... 외곽의 새 개발지역 ‘부상’
지난해 엄청난 가격 상승을 보였던 시드니 지역 주택 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주 토요일(21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부동산 섹션인 ‘도메인’은 보다 엄격해진 주택담보 대출 규정과 지나친 가격 상승으로 이제는 한물 간 것 같은 부동산 시장임에도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부동산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음은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최근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tics. ABC) 자료에 따르면 전반적인 대출은 줄어든 가운데 부동산 소유자 대출은 이전보다 더 늘어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드니가 여전히 좋은 부동산 투자지역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회사 ‘Laing+Simmons’ 사의 린다 왕(Linda Wang)씨는 “(부동산 중개를 하는 에이전트인) 우리들 대부분은 시드니의 경우 여전히 주택구매를 통한 바람직한 투자 지역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투자전략 회사인 ‘Metropole Property Strategists’의 마이클 야드니(Michael Yardney) 대표는 호주의 부동산 자본 성장 속도가 지난 3년간 5단 기어에서 현재는 2단 기어로 다소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 아직 시드니의 부동산 시장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투자 부문에서는 더욱 그러하다고 전했다.
야드니 대표는 “우리는 도심(CBD) 인근, 동부 지역, 로워노스쇼어(lower north shore) 및 서부 지역에서 여전히 주택 수요가 강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면서 “이는 평균임금보다 높은 계층의 수요이며, 이 때문에 좋은 투자처로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융자회사인 ‘Intelligent Finance’ 사의 모기지 브로커 저스틴 두보프(Justin Doobov)씨 또한 “서리힐(Surry Hills)과 달링허스트(Darlinghurst) 등 도심 인근 지역의 경우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모두 임대수요가 많은 곳”이라고 말했다.
“우리 고객들은 시드니 지역 부동산 투자로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그는 “이전의 사례를 보아도 부동산 분야는 투자 수익을 보장했다”며 “다른 분야의 경우 수익 회수가 위험할 수도 있지만 부동산은 위험요소가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부동산 분석회사인 ‘도메인 그룹’(Domain Group) 수석 경제학자 앤드류 윌슨(Andrew Wilson) 박사는 시드니의 경우 호주의 다른 어느 주도에 비해 가장 강한 경제적 근간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한 주택수요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시드니가 주택 투자 지역으로 선호되고 있다는 것이다.
윌슨 박사는 단독주택의 임대 공실률은 2% 이하를, 아파트의 경우도 2%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며, 올해의 경우 2% 정도의 임대료 상승이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임대료 상승폭은 3~5%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금 규정뿐 아니라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 부동산 투자 부분에서 손실이 발생될 경우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제도), 세금제도 변경이 예상되면서 많은 이들이 미래를 위해 부동산 등 비교적 안전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윌슨 박사는 “펜리스(Penrith)와 같은 서부 외곽 지역의 경우 아직은 주택가격이 적정선을 유지하면서 좋은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고급 주택지역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며 이런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문사인 ‘렌드핀’(Lendfin) 사의 조셉 알람(Joseph Alam) 대표 또한 얼마 전 한 고객이 캠든(Camden) 지역 오란 파크(Oran Park)의 넓은 부지가 딸린 주택을 28만 달러에 매입했다가 24개월 뒤 48만 달러에 매각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시드니 서부 또는 남부 외곽의 새로운 지역에 대한 투자를 권했다.
알람씨는 “새로운 지역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투자처로 이 지역을 눈여겨보라”며 “외곽 지역의 경우 여전히 주택가격이 적정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투자는 물론 주거를 위해서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드니 제2공항이 예정된 서부 외곽에 대해 언급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로 인한 작은 규모의 주택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지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투자 전망 지역,
브리즈번 꼽혀
이런 가운데 브리즈번이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 제2의 시드니가 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두보프씨는 “포티튜드 밸리(Fortitude Valley), 이글 팜(Eagle Farm), 켐사이드(Chermside) 등 퀸즐랜드 남동부의 경우 투자 수익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이 들쑥날쑥 될 수 있기에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셉 알람씨도 “시드니의 경우 많은 인구로 너무 혼잡하고 멜번(Melbourne)은 추운 날씨로 주거에 적합하지 않지만 브리즈번(Brisbane)의 경우 온화한 기후와 멋진 해변 등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사람들이 이주를 원하며, 새로운 시드니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AMP 캐피털의 수석 경제학자 셰인 올리버(Shane Oliver)씨는 “퀸즐랜드 최대 도시인 브리즈번과 골드코스트(Gold Coast)의 경우는 시드니와 비교해 수익률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광산산업과 제조업, 낮은 호주화로 인한 해외자금 유입이 활발하다는 점에서 향후 수년간 이 두 도시는 호주에서 가장 강한 경제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람씨는 멜번(Melbourne) 도심(CBD)과 도크랜드(Docklands)의 경우 유닛 건설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시드니 주택가격과 비교해 상당히 저렴하다는 점에서 이 지역 또한 투자자들이 눈여겨 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시드니의 경우 아파트 중간가격이 100만 달러인데 반해 멜번의 경우 그 절반 수준인 50만 달러 선이다. 현재 전망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투자 지역으로 빼놓을 수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