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 남부 로건(Logan)에 거주하는 진 데이비스(Jean Davis)씨와 그녀의 장남 숀(Shaun). 데이비스씨는 원활한 인터넷을 사용하기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아들에게 여러 가지 불편을 주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하소연했다.
민간 복지기구 ‘스미스 패밀리’ 지적, 디지털 혁명에서 소외
호주는 전 세계에서 인터넷 접속률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이지만 저소득 가정 아이들의 경우 글로벌 디지털 혁명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호주 전역의 가구 중 83%가 가정 인터넷 연결망에 접속되어 있다.
지난 일요일(21일), 민간 복지기구인 ‘스미스 패밀리’(Smith Family) 조사 자료를 인용한 ABC 방송은 “하지만 이 수치 이면에는 상당한 디지털 격차가 숨겨져 있다”면서 “저소득 지역의 3분의 1 가정은 인터넷 접속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브리즈번(Brisbane) 남부 로건(Logan) 지역에서 여덟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진 데이비스(Jean Davis)씨에게 있어 인터넷은 감당하기 어려운 고급 사치일 뿐이다.
그녀는 “인터넷은 온라인을 통해야만 가능한 아이들의 학교 숙제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모든 가정이 홈 인터넷을 설치하고 있지만 모든 가정의 아이들이 인터넷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는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데이비스씨는 이어 “인터넷 접속 비용과 그 비용의 경제성을 감안할 때, 현재 우리 가정의 예산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제 막 하이스쿨을 졸업한 그녀의 장남 숀(Shaun. 18)은 대학에서 교육학을 공부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숀은 인터넷 사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편한 인터넷 사용은 모든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그는 무선이나 광대역 인터넷을 사용한다면 훨씬 더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패밀리’,
정보격차 해소 어려움 토로
이번 조사를 실시한 호주 민간 복지기구인 ‘스미스 패밀리’(Smith Family)의 리사 오브라이언(Lisa O'Brien) 대표는 수천의 호주 저소득 가정이 이와 유사한 처지라고 밝혔다.
오브라이언 대표는 “만약 우리 사회의 빈곤층 가정 아이들 3명 중 하나가 학습을 위해 필수적인, 인터넷이라는 도구에 접속할 수 없다는 것은 해당 가정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 동안 ‘스미스 패밀리’는 저소득 가정에 컴퓨터 및 관련 소프트웨어 공급,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연간 인터넷 접속료 지원 등을 통해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는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멜번 스윈번 연구소(Swinburne Institute)의 디지털 전문가인 스콧 유윙(Scott Ewing) 박사도 호주 내에서 인터넷 접속 기반에서 소외된 이들의 수가 더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유잉 박사는 “저소득층 사람들에게 식사(끼니)와 인터넷을 선택하라면 아마도 식사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는 말로 이들의 어려움을 대변했다.
퀸즐랜드 주 교사노조(Queensland Teachers Union)의 케빈 베이츠(Kevin Bates) 대표 또한 수많은 학습이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문제는 심각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베이츠 대표는 “넓은 의미에서 저소득층 가정이 자녀들에게 컴퓨터와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지 못한다 해서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스미스 패밀리’의 이번 조사 내용과 관련, 연방정부는 학교 내에서의 보다 많은 디지털 기술교육 기회 제공을 위해 지출하고 있으며 기술격차를 해소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