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계통의 올바키아 박테리아(Wolbachia bacteria)에 감염된 모기를 통해 앞으로 뎅기열(dengue fever) 및 지카(Zika) 바이러스 등을 통한 전염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멜번대학교 피터 도허티 연구소 시몬스 교수팀 연구서 ‘성과’
과학 저널 ‘PLOS Pathogens’, “이집트 숲모기 실험 효과” 보도
‘지카’(Zika) 바이러스로 각국 보건당국이 비상 상태인 가운데 호주 과학자들이 뎅기열(dengue fever)과 소두증 유발 가능성이 있는 지카 바이러스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새로운 종류의 모기를 만들어냈다고 지난 주 금요일(1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과학 저널 ‘PLOS Pathogens’는 인간에게 전염되는 뎅기열의 위험률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으로 알려진 올바키아(Wolbachia) 바이러스 두 종류에 감염시킨 이집트 숲모기(Aedes aegypti)에 대한 실험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보고했다.
멜번대학교 산하 피터 도허티 연구소(Peter Doherty Institute)의 카메론 시몬스(Cameron Simmons) 교수는 “수퍼 감염된(super-infected) 모기는 단일 감염(single-infected, 한 종류의 바이러스에게만 감염된)된 곤충보다 뎅기열을 막는 데에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 곤충류가 올바키아 바이러스에 내성을 일으키는 뎅기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라며 “수퍼 감염은 뎅기 바이러스가 넘기 어려운 높은 장벽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올바키아 생체통제(biocontrol)가 이집트 숲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지카, 치쿤구니아(chikungunya. 뎅기열과 유사한 전염병), 그리고 황열병(yellow fever) 등 다른 바이러스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과학자들은 ‘wMel’이라 불리는 올바키아 계통을 모기들에게 주입함으로써 이런 바이러스들의 개체 내 복제를 제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뎅기열에 대한 연구에서는 모기가 감염된 사람을 물었을 때, 올바키아에 감염된 곤충의 조직 세포를 통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의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것도 밝혀냈다.
만약 뎅기 바이러스가 모기의 침샘까지 다다르지 못하면, 그 곤충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시몬스 교수는 “바이러스에게 이는 필연적으로 막다른 길”이라며 “올바키아는 모기가 그 바이러스를 인간 숙주에게 계속해서 전파시키는 것을 막는다”고 설명했다.
올바키아는 여성을 통해 다음 세대로 전파되는데 이는 모기 개체수를 통해 급격하게 전파되는 박테리아성 감염을 의미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바이러스들은 올바키아에 대한 내성을 쌓을 수도 있다. 시몬스 교수 연구팀은 내성 가능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wMel’과 실험을 통해 모기 개체 내의 뎅기열 복제 감소 효과가 입증된 올바키아의 두 번째 계통 ‘wAlbB’ 등 두 종류 모두에게 감염된 이집트 숲모기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올바키아에 감염된 초기 모기 계통에서보다 성인 뎅기열 환자의 혈액을 먹은 모기들의 조직 세포 속에 훨씬 더 적은 양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시몬스 교수는 “이 이중 감염된 모기는 wMel에만 감염된 모기보다 훨씬 더 강한 차단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수퍼 감염된 모기들도 단일 감염 모기들과 마찬가지로 야생 모기 개체군을 통해 급격하게 전파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시몬스 교수팀은 내년 초,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라틴 아메리카에서 올바키아의 ‘wMel’ 계통에 감염된 모기에 대한 3단계 현장 실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시몬스 교수는 “이 실험에서는 뎅기열 감염에 대한 생체통제(biocontrol)의 효력뿐 아니라 지카 바이러스 등 다른 모기 매개 바이러스들에 대한 효과도 함께 테스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몬스 교수는 지카와 같은 바이러스들도 뎅기열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올바키아 수퍼 감염 모기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 시몬스 교수팀의 연구 내용 핵심
-올바키아는 모기를 감염시키는 박테리아의 일종이다.
-감염된 모기는 뎅기열의 전염성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두 계통의 올바키아 감염은 뎅기열을 막는 데 더 효과적이며 올바키아에 대한 뎅기열 바이러스의 내성 발생을 막을 수 있다.
-올바키아를 이용한 모기의 생체 통제는 지카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 올바키아와 뎅기열
-올바키아는 모든 곤충의 40%에서 75%까지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바키아의 ‘wMel’ 계통은 과일파리(초파리)로부터 생성된다.
-‘wAlbB’ 계통은 흰줄 숲모기(Aedes albopictus) 종으로부터 생성된다.
-올바키아는 곤충배아에 미세주입법을 통해 이집트 숲모기에게 주입된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