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샌티스 6일 서명, "가장 강력하고 공정한 선거 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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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유권자 우편 투표권을 제한하는 새 법안에 서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우편투표 신청자 주소로 배송된 홍보 카드 모습.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유권자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새 법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플로리다는 미국에서 투표권 제한 관련 법을 확정한 주들 가운 데 하나가 됐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6일 자신이 '공명 선거법(Integrity Law)'으로 이름을 붙인 법안에 서명했다. 법안은 부재자 투표를 위한 드롭박스 규정을 강화하고, 부재자 투표 때마다 등록하도록 요구하며, 유권자 신분 증명을 까다롭게 만드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공화당이 장악한 플로리다주 의회는 지난해 대선 이후 투표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선거법을 추진해 왔다. 지난달 말 주의회를 통과한데 이어 6일 주지사가 서명함으로써 시행이 확정된 것이다.

'투표용지 수확' 및 '드롭박스 사용' 제한

공화당이 선거법 개정에 나선 이유는 안전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름으로써 부정 선거를 막겠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서명식에서 "(새 선거법은) 이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공정선거 조처"라고 설명했다. 드샌티스 주지사는 이어 "투표용지 수확 행위를 금지하고, 정치 공작원들이 돌아다니며 투표용지를 회수한 후 드롭박스에 넣는 행위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투표용지 수확’이란 유권자가 직접 투표용지를 제출할 수 없는 경우 자원봉사자 등 제삼자가 대신 투표용지를 수거해 제출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제는 직계 가족만 투표용지를 대신 제출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가족이 아닌 타인의 투표용지는 2장까지만 제출할 수 있다.

개정법은 ‘드롭박스(우편 투표 통지 수거함)’에 대한 사용도 제한한다. 사전투표가 허용된 시간에만 선거 요원의 감독하에 드롭박스에 투표용지를 넣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동식 드롭박스는 금지된다.

이밖에도 유권자 등록 정보를 변경하려면 운전면허 번호나 사회보장번호 등을 제시해야 하고, 부재자 투표를 원하면 선거 때마다 선거 당국에 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우편투표가 더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이번 개정법에 대해 선거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하기 위한 노골적인 시도라는 비판이 민주당과 일부 시민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여성유권자연맹’ 플로리다 지부는 "새로운 선거법이 노년층과 장애인, 학생 그리고 유색인종 유권자들에게 불공평하다"라며 "비민주적이고 헌법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주지사 서명 직후, 여성유권자연맹을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는 즉각 법 시행에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최대 민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도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플로리다주 선거법은 유색인과 장애인 유권자의 투표를 어렵게 한다고 비판했다.

선거법 개정이 차별적이라고 보는 근거는 유색인종과 저소득층은 거주 지역을 볼 때 투표소까지 가는 교통편을 마련하거나, 투표소 운영 시간에 맞추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선거 규정이 강화될 경우 투표를 포기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 특히 유색인종이나 장애인의 경우 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더 높기 때문에 민주당 쪽에서는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조처라고 비판하고 있다.

투표권 제한, 공화당 주도의 몇몇 주들이 선도

한편 미국에서는 조지아, 아이오와, 아칸소, 유타 등 몇몇 주가 투표권 제한과 관련한 법을 확정했고, 대다수 주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돼 주 의회를 일부 또는 전부 통과하거나 주지사 서명을 남겨놓고 있는 상태이다.

이같은 선거 제한 법안 '쓰나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확대된 우편투표가 몰고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년 대선에서 패한 후 '도둑맞은 선거'라고 주장하며, 특히 우편투표를 자신의 패배 요인을 타깃 삼았다. 우편투표가 부정선거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우편투표는 통상 민주당 지지층이 더 많이 참여한다. 실제로 지난해 대선은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색인종의 투표가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평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조지아, 텍사스, 애리조나주 등이 투표권 제한 움직임을 선도해왔고, 신분증명, 유권자 등록을 보다 까다롭게 만들고 유권자 명부를 재확인하는 등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일례로 미국에서 가장 먼저 법을 도입한 조지아주는 유권자가 우편으로 부재자투표를 할 때 사진이 포함된 신분 증명을 내도록 했으며 부재자 투표 신청 기한을 줄이고 투표함 설치 장소도 제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조지아주의 신규법에 대해 '21세기의 짐 크로(인종차별법을 망라하는 용어)'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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