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순수익 상향 조정
홍콩증권거래소(HKEX)가 약 30년 만에 상장 조건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1994년 상장 요건에 순익항목을 추가한 이후 27년 만이며, 새로운 규칙은 2022년 1월 1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홍콩증권거래소 발표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원하는 기업은 상장 이전 3년간 누적 순이익이 최소 8천만 홍콩달러에 달해야 한다. 이는 기존 5천만 홍콩달러보다 60% 상향된 것이다. 특히 상장 직전 회계연도 순이익은 2천만 홍콩달러에서 3천5백만 홍콩달러로 상향조정됐으며, 그 직전 2개 회계연도 누적 순이익은 최소 4천5백만 홍콩달러에 달해야 한다.
앞서 증권거래소는 상장 전 3년간 누적 순이익 기준을 1억5천만 홍콩달러, 상장 직전 회계연도 순이익도 6천만 홍콩달러로 올리려고 했지만, 증권사와 은행의 반발에 부딪혀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 회계사, 투자은행 등 업계는 현지 기업들의 상장 기회를 잃게 할 것이라고 우려해 반대의 뜻을 표명했다. 이 기준대로라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상장한 기업 60%가 자격 요건 미달이 된다.
홍콩증권거래소가 2개월 동안의 공천회 기간 동안 응답자 95%가 초기 제안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증권거래소는 “제안된 이익 요건이 상장을 준비하는 성장 단계의 기업 및 중소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증권거래소는 적절한 상장 기준을 만들어 우량한 기업들의 상장을 유치하고 투자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면서 메인보드의 양질을 유지하기 위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홍콩증권거래소는 소규모 기업, 쉘 컴퍼니(shell company) 등의 상장을 막기 위해 상장 신청 기업들의 재정 요건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보니 챈(Bonnie Chan) 상장 부문 책임자는 “홍콩증권거래소는 시장의 질을 유지 및 향상하고, 투자자들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게이트키핑 및 규정 강화는 투명한 시장을 제공하는데 핵심적이다. 이번 상장 규칙 개정으로 홍콩 자본 시장에 이익을 가져오고 아시아 최고의 국제 금융 센터로서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톰 챈(Tom Chan) 홍콩증권업협회(Hong Kong Institute of Securities Dealers) 회장은 “조정된 새로운 요건이 초기 제안된 것보다는 수용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많은 현지 기업들이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인한 수익 타격을 받은 시기 속에서 일부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요건이 여전히 높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상장 요건 위반에 대한 제재 범위도 확대된다. 홍콩증권거래소와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20일(목) 공동 성명을 통해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작한 기업들이 포착되면 상장 신청을 거부할 것이며, 증권거래소는 상장 규칙 위반에 연루된 개인에게까지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이 가지게 된다. 해당 규칙은 다가오는 7월 3일부터 적용된다.
애쉴리 알더(Ashley Alder) 증권선물위원회 회장은 “상장 신청을 하는 신청인 및 기업들이 홍콩 증권 시장을 질과 투명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새로운 요건이 적용되는 발효일이 다가옴에 따라 새롭게 상장 신청을 하는 기업들의 대한 심사를 강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콩은 지난 12년 동안 세계 IPO 시장 1위를 7차례 차지했다. 올해 1분기에만 바이두(Baidu,) 비리비리(Bilibili) 등 32개 기업이 홍콩에 상장하면서 총 1,366억 홍콩달러를 모금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