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지역의 록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말경매는 여전히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이달 둘째 주 경매에서 110만 달러에 낙찰된 맨리(Manly) 소재 1개 침실 유닛. 사진 : Real Estate
60스퀘어미터의 작은 블록... 487건의 경매 낙찰률 73.9% 집계
지난 주말(10일) 시드니 경매에서 주목받은 주택은 맨리(Manly)에서 진행된 1개 침실의 유닛이었다. 한 투자자와 첫 주택구입자가 마지막까지 입찰경쟁을 이어간 이 유닛은 잠정 가격에서 5만 달러 오른 110만 달러에 낙찰됐다.
맨리의 캥거루 스트리트(Kangaroo Street, Manly) 상에 자리한 이 주택은 총 면적 60스퀘어미터의 작은 블록이지만 ‘내집 마련’을 이루려는 예비 구매자와 투자자 등 12명이 입찰, 경매 시작부터 뜨거웠다. 이달 첫 주에 이어 온라인으로 경매가 진행된 이 주택은 이날 시드니 지역에서 실시된 487채의 부동산 중 하나였다.
이날 저녁,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Doamin)이 집계한 경매 결과, 108개의 매물은 경매를 철회했으며 최종 낙찰률은 73.9%였다. 경매를 철회한 부동산은 낙찰률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맨리의 유닛 경매는 90만 달러에서 시작되었으며, 5만 달러를 더한 첫 입찰자가 나온 후에는 4명의 예비 구매자들이 가격제시를 이어갔고, 17차례의 입찰가격을 제시한 끝에 110만 달러에서 낙찰이 결정됐다. 이는 잠정가격에서 5만 달러 오른 금액이었다.
매매를 진행한 맨리 지역 부동산 회사 ‘McGrath Manly’의 모건 파헤이(Morgan Fahey) 에이전트는 “지난해와 달리 전염병 사태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는 예비 구매자들이 서둘러 주택을 구입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역시드니 지역에 두 번째 록다운이 시작되자마자 예비 구매자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go through the roof)”는 그는 “지난해 바이러스 대유행 시작 이후 호주 부동산 시장이 급등했던 것을 구매자들이 기억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열기는 (높아진 가격으로 인해) 2개 침실 유닛을 찾는 첫 주택 구입자들이 이 지역에서는 이제 1개 침실로 눈을 돌려야 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사태 이후 그만큼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파헤이 에이전트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이날 경매에서 낙찰된 유닛보다 조건이 더 좋은 부동산을 90만 달러 선에서 판매했다.
캥거루 스트리트의 이 유닛은 지난 2001년 마지막으로 거래된 바 있으며, 당시 매매가격은 33만9천 달러였다. 20년 사이 세 배로 가격이 오른 것이다.
시드니 북서부, 킹스랭리의 토비아스 플레이스(Tobias Place, Kings Langley) 상에 자리한 5개 침실 주택은 경매 시작 25분 만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낙찰가격은 150만8천 달러였다.
150만8천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한 킹스랭리, 토비아스 플레이스(Tobias Place, Kings Langley) 상의 5개 침실 주택. 이 주택은 지난 2002년, 43만2,500달러에 거래된 바 있다. 사진 : Real Estate
135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된 이 주택에는 8명의 입찰자 가운데 6명이 적극적으로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비교적 이른 시간에 잠정가격(148만 달러)를 넘어섰고, 이후에는 예비 구매자들의 제시 가격이 낮아진 가운데 150만8천 달러에 낙찰이 결정됐다.
경매를 진행한 ‘Benson Auctions’ 사의 스튜 벤슨(Stu Benson) 경매사는 “온라인 경매로 진행되지만 시드니 부동산 시장은 같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택이 마지막으로 거래된 것은 지난 2002년이었으며, 매매가격은 43만2,500달러로 알려졌다. 이 주택 또한 20년 사이 세 배 이상 오른 것이다.
피터샴의 벨그레이브 스트리트(Belgrave Street, Petersham) 상에 있는 2개 침실의 타운하우스는 온라인 네트워크 문제로 경매가 30분 이상 지연된 끝에 141만2천 달러의 낙찰가를 기록했다.
105만 달러에서 시작된 경매는 6명의 입찰자가 34회 이상 입찰가격을 제시하면서 잠정가격(127만 달러)에서 14만 달러 이상 높였고, 마지막으로 업사이징(upsizing)을 계획한 젊은 가족이 1천 달러를 제시하면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매매를 진행한 ‘Ray White Petersham’의 니콜라스 아레나(Nicholas Arena) 에이전트는 “예비구매자가 경매 이전에 매물을 인스펙션 할 수 있는 한, 온라인 경매라 하더라도 시장은 여전히 활발하다”고 말했다.
기록에 따르면 이 주택이 가장 최근 거래됐던 것은 2016년으로, 당시 매매가는 106만5천 달러였다.
센트럴코스트(Central Coast)의 워이워이(Piper Street, Woy Woy)에 있는 3개 침실 빌라는 소유자가 구매한 지 채 1년도 안 되어 14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70만 달러의 잠정 가격이 책정된 이 빌라는 60만 달러에서 경매가 시작됐으며, 5명의 예비 구매자들이 적극적으로 가격을 제시, 비교적 빠르게 입찰가가 상승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센트럴코스트로 이주하려는 시드니 거주 가족에 의해 73만 달러에 낙찰이 이루어졌다.
부동산 회사에 따르면 이 주택은 벤더(vendor)가 지난해 말 59만 달러에 구매해 거주하다가 이날 경매에 매물로 내놓았다. 이 벤더는 불과 11개월 만에 14만 달러를 챙긴 것이다.
어스킨빌의 플레전트 애비뉴(Pleasant Avenue, Erskineville) 상에 자리한 3개 침실의 세미하우스 또한 예비 구매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200만 달러의 잠정가격이 책정된 이 주택에는 9명의 예비 구매자가 입찰했으며, 적극적인 입찰가 제시로 낙찰가격은 221만1천 달러를 기록했다. 이 주택이 마지막으로 거래된 것은 지난 1999년이며, 당시 거래가격은 30만5천 달러였다. 약 20년 사이 주택가격은 무려 7배가 오른 셈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