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때 불법 약물을 시작한 이후 급격히 빠져들었다가 밑바닥까지 추락했던 잭 네이글(Jack Nagle)씨. 그는 약물치료 서비스 기관의 도움을 받아 이를 극복한 뒤 지금은 멜번(Melbourne)의 한 서비스 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NDARC 조사... 호주인 100명 중 1명, 약물 중독 상태
불법 환각제인 속칭 ‘아이스’(ice)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는 호주인들이 지난 4년 사이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금주 월요일(29일) 국립 마약 관련 연구기관의 조사를 인용, 보도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이 같은 마약사용자 증가로 호주 전역의 약물 치료 서비스 기관이 극심한 업무량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 가운데 호주의 심각한 불법 약물 사용인구 결과에 따르면 100명 중 1명은 불법 약물 중독자이며 50명 중 1명은 매월 정기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정기적인 복용자였다.
연방 수상실(Prime Minister Office) 산하 ‘National Ice Taskforce’의 기금을 받아 활동하는 불법 약물 관련 사회단체는 약물 치료 서비스를 위한 정부 기금은 관련 단체 직원의 4분의 1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운영비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병원 및 약물사용자 치료 서비스 기관의 자료를 기반으로 ‘국립 약물 및 알코올 연구센터’(National Drug and Alcohol Research Centre. NDARC)가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 15세에서 54세 사이 호주인들 가운데 최소 월 1회 불법 약물을 사용하는 인구는 26만8천명(전체 인구의 2.09%)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놀랄 만한 결과는 젊은 계층에서 불법 약물 사용 인구가 크게 늘어났다는 것으로, 이번 연구 결과는 금주 월요일(29일) 호주 의학저널(Medical Journal of Australia)에 소개됐다.
이에 따르면 15세에서 24세 사이 청소년 및 청년층의 ‘아이스’ 중독 인구는 지난 4년 사이 전체 인구의 1.14% 비율로 늘었다.
이번 조사 보고서의 저자는 “문제가 되는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 사용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정기적인 사용자와 함께 건강 문제를 해결할 서비스 확대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지난 1년 사이 불법 ‘아이스’에 중독된 잭 네이글(Jack Nagle)씨는 “(약물사용에 관한) 끔찍한 뉴스나 캠페인성 광고도 (약물을 사용하는) 젊은이들에게 그리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올해 25살인 그는 “뉴스에 등장하는 이 끔찍한 물건이 처음에는 거짓으로 보이기도 했으나 막상 사용하고 보니 환상적이고 짜릿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초기에는 치명적인 영향이 없지만 이 약물은 빠른 속도로 마약의 속성을 드러낸다”면서 “아무튼 한번 시작하면 빠져나오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네이글씨는 19살 되던 해 멜번(Melbourne)의 한 펍 외부 주차장 차안에서 친구와 처음 ‘아이스’를 복용했다. 당시 아이스 가격은 다른 불법 마약과 달리 가격이 저렴했고, 빠른 속도로 그에게 묘한 쾌감을 느끼게 했다.
당시 파티에서 불법 약물을 사용한 이후 그는 대마초에까지 손을 대게 됐으며 약물에 빠져들면서, 한 주에 7천500달러를 써 가며 흥청망청 지내다가 이 자금 마련을 위한 경범죄까지 저지르게 됐다.
밑바닥까지 추락한 그는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했고, 1년간의 치료를 받아 지금은 멜번의 재활서비스 기관인 ‘Refocus’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약물에 빠져 지내는 동안 스스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하는지 몰랐다”는 그는 “곧바로 약물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털어놓았다.
약물에 중독된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사회단체 ‘Ted Noffs Foundation’의 매트 노프(Matt Noffs) 대표는 “어린 나이의 청소년 약물 중독자를 위한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약물 사용자 치료를 위한 정부 지원은 연간 2억5천만 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이 기금은 30여 지역에 분배되고 있다. 그는 “만약 이 기금이 모든 서비스 기관에 고르게 분배된다 해도 이 기금은 관련단체 직원의 4분의 1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규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스’ 사용 청소년들 모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무엇보다 청소년 약물 사용자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타스크포스 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아이스’는 구입이 한결 쉬워지면서 이전보다 낮은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
빅토리아 경찰청 켄 레이(Ken Lay) 전 청장이 주도하는 타스크포스 팀은 청소년 약물중독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 및 조기개입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한편 NSW 주 보건부 프루 고워드(Prudence Jane Goward) 장관은 더보(Dubbo), 울릉공(Wollongong), 마운트 드루이트(Mt Druitt), 리스모어(Lismore), 뉴카슬(Newcastle)은 물론 세인트 빈센트 병원(St Vincent's Hospital) 등 주 전역의 서비스 제공 기관을 지원하기 위해 NGO 단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