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마이애미 습지 건축물에 ‘주의보’
아직까지는 건물 한쪽 지반이 내려앉는 불균형 침하로 인해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수년 동안 북쪽 팜비치에서 키웨스트에 이르는 남부 지역 건물들이 손상을 입어왔다는 사실들에 근거하고 있다. 일종의 싱크홀 사고라는 것이다. 보험정보연구소(III)에 따르면, 플로리다는 연간 싱크홀 보험 청구 건수에서 연간 약 5천건으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플로리다에서 가장 빈번한 싱크홀 사고는 탬파와 올랜도 등 중앙플로리다 지역에서 발생했다. 내려앉기 쉬운 석회암 지반 위에 지어진 건축물이 중앙플로리다 지역에 많다는 것은 이미 많은 싱크홀 사고로 입증되었다. 그런데 최근 싱크홀 사고가 드문 남부 플로리다에서도 건물 지반의 한 쪽이 가라앉는 현상이 나타나 바닥이 갈라지고 창틀이 틀어졌다며 보험을 청구하는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습지 위에 세운 건축물들, 불균형 침하가 집 허문다 최근 <마이애미선센티널>은 지난 15년 동안 지반 침하로 주택이 파손된 사례를 최소 30건 확인했다. 메트로마이애미의 파크랜드에서는 지난 3년 동안 약 12채의 집이 침하로 인해 수리 대상에 올랐다. 지난 수년 간 메트로 마이애미가 엄청나게 확장되면서 습지까지 건축물이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 건축업자는 물을 완전히 빼내고 늪을 채우지 않은 채 건축물을 짓고 있어 추후에 침하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마이애미 동남부 지역에서는 건물용 부지에 썩은 고목 등 유기물이 포함되어 있는데도 이를 방치하고 건축물을 세운 사실도 드러났다. 브라워드 카운티의 1960년대 토양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배수를 할 경우 유기물이 섞인 토양이 산화되고 결국 침하를 일으킬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데니아, 로더힐, 플란테이션 지역의 기반이 취약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토양이 농업 이외의 다른 용도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비옥한 흙의 표토를 제거하고 건축에 적절한 흙으로 채워야 한다. 웨스트팜비치의 슬라이더 엔지니어링 그룹의 리차드 슬라이더 회장은 "건축업자들이 압축 방법으로 흙을 준비하지 않았거나 반쯤 구운 것으로 (약한 지반을) 메꾸고 있다 "라고 지적했다. 슬라이더는 "(침하의) 결과로 이러한 불균형 침하가 발생하고 이것이 문제의 원인이다. 가령 집이 한쪽으로 0.75인치, 다른 쪽으로 0.5인치 기울게 되면 집이 구부러지면서 균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라고 말했다. 서프 사이드 대니얼 도이치 전 시장은 “1948년에 지어진 자신의 집에서 고르지 못한 침하가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집 바닥은 구조물의 무게를 분산시키는 특별한 유형임에도 방 하나의 천장에 금이 가고 문이 뒤틀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파크랜드의 12채의 단독주택에 차등 침하현상이 발생해 수리한 경험이 있는 빌 트레이시는 "침하가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슬래브(건물 바닥 평판) 아래의 지반이 수십 년에 걸쳐 마르고 수축되기 때문"이라면서 "주택이 일반적으로 1/2인치에서 1인치 내로 침하한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엔지니어는 압력 주입 폼을 사용하여 슬래브를 수리하기도 한다. 매년 2mm씩 가라앉은 챔플레인 콘도 대형 건물에서 불균형 침하는 당연히 대형사고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지난 1988년 47층 짜리 마이애미 타워의 개장이 지연되었는데, 건물 한쪽이 5인치 가라앉아 엘리베이터 작동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들은 건물이 평형을 유지한 지반 위에 자리 잡은 후 엘리베이터를 제거했다가 다시 설치해야 했다. 지난 6월에 붕괴한 챔플레인 콘도도 일찌감치 불균형 침하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플로리다국제대학(FIU)의 시몬 도윈스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서프사이드 챔플레인 사우스 콘도 건물은 1990년대에 연간 약 2mm의 비율로 가라앉고 있었다는 사실을 위성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 그는 건물이 고르지 않게 가라앉지 않는 한 "연간 2밀리미터는 일반적으로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건물 일부의 불균형 침하가 참사를 가져온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건물의 설계도를 검토한 두 명의 다른 토목 공학 전문가는 서프 사이드 건물이 고르지 않게 가라앉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설계 요소가 부족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지역 대부분의 대형 구조물과 마찬가지로 챔플레인 콘도는 습지 또는 약한 땅 깊숙이 긴 콘크리트 말뚝을 박은 위에 지어졌다고 한다. FIU 토목 공학과 애토러드 애지지내미니 교수는 서프사이드 건물 설계도에는 건물을 지탱하는 말뚝들이 그레이드 빔으로 연결되었다는 표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그레이드 빔은 지지 말뚝을 함께 묶어줘 불균형 침하를 방지하는 장치다. 구조 컨설팅 회사 운영자이자 마이애미 대학(UM) 공학 강사인 모하메드 페미도 애지지내미니 교수의 분석에 동의한다. 그는 건물의 기초(모든 말뚝 주위에 깔린 거의 1피트 두께의 콘크리트 슬래브)에 건물의 상단과 하단 모두에서 말뚝에 연결하는 보강 철근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과 반대 의견을 보이는 측도 있다. 붕괴 조사를 위해 서프사이드시에 고용된 엔지니어인 앨린 킬스하이머는 “우리 시의 1천여채 건물 가운데 어느 건물도 그레이드 빔을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콘도 붕괴의 원인이 그레이드 빔을 사용하지 않아서 생긴 불균형 침하 때문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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