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인해 일상적 삶이 제한된 상황에서 탈출구의 하나로 책읽기와 토론을 위주로 하는 소규모 북클럽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일부 도서관은 북클럽 회원들을 위한 추천도서와 해당 도서 관련 질문을 담은 '북클럽 키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사진 : Pixabay / jarmoluk
일부 도서관, ‘북클럽 키트’ 제작… ‘Together We Read’ 온라인 플랫폼도
관계자들, “책에서 취하는 내용 다르기에 회원들간 토론이 도움될 수도”
골드코스트(Gold Coast, Queensland)에 거주하는 여성 A씨는 그녀가 가입해 있는 ‘북클럽’에 참여하고자 외출을 할 때면 눈썹을 치켜세운 남편이 묻곤 한다고 말했다. “거기서 책에 대해 토론을 하느냐”라는 게 남편의 볼멘 소리라는 것이다. A씨는 “물론 토론을 한다”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A씨는 “우리(북클럽 회원들)는 칵테일을 마시며 수다를 떨거나 아주 긴 점심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면서 “내게 있어 ‘북클럽’은 좋은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레스토랑에 가기도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좋은 책을 소화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해 바이러스 대유행이 시작되고 얼마 후 A씨는 “북클럽을 만들자”는 친구의 제안을 받았고,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는 자신만의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이 된 후 어쩔 수 없이 줄어들었던 그녀의 독서에 대한 열정에 다시 불을 붙였다.
골드코스트의 브로드비치(Broadbeach, Gold Coast)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지나 마틴(Gina Martin. 사진)씨. 그녀는 서점 내에 ‘Book Face’라는 이름의 북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 Book Face
소규모 북클럽, 속속 등장
골드코스트의 브로드비치(Broadbeach)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지나 마틴(Gina Martin)씨는 근래 북클럽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 권의 책을 선정해 회원들이 읽고 토론하는 데 관심을 갖는 이들은 주로 여성들”이라며 “기존의 여러 친목 모임들이 북클럽을 시작했음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녀는 책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북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했다. “같은 책에서 사람들은 서로 다른 것을 취한다”는 마틴씨는 “서로 다른 시각과 경험을 통해 그것을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영화배우 리즈 위더스푼(Reese Witherspoon)이 운영하는 북클럽은 전 세계 200만 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 : Face Book / Reese's Book Club
라이브러리 키트,
놀라운 리소스
여성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북클럽 모임이 늘어나자 골드코스트 공공도서관(Gold Coast libraries)은 150개 이상의 북클럽 키트를 대여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 많은 도서를 추가할 예정이다.
이곳 도서관 프로그램 개발 책임자인 대니 왓슨(Dani Watson)씨는 “일부 그룹은 6개월 전부터 키트를 예약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대여하는 키트에는 10권의 책, 이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이 들어 있다”고 소개했다.
이 키트를 이용하는 북클럽들은 키트 대여를 예약한 뒤 해당 날짜에 책을 빌려가 회원들에게 나눠준다. 이 책의 대여기간은 2주(14일)이다. 클럽 회원들은 이 책들을 읽고 또 자신이 느낀 점을 토론하거나 책에서 취한 내용을 회원들과 공유한다.
유명 인사의
소셜미디어 북클럽
일부 유명인사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운영하는 책과 관련된 이야기 또한 북클럽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엄청난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해시태그 ‘#bookclub’은 틱톡(TikTik’에서 60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으로 불리는 오프라 윈프리(Oprah Winfrey)씨는 소셜미디어 북클럽 회원 60만 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유명 영화배우 리즈 위더스푼(Laura Jeanne Reese Witherspoon)씨의 북클럽 팔로워는 200만 명이 넘는다. 리즈 위더스푼은 소설셜디어에 매월 한 권의 책을 소개하는데, 그녀가 언급하는 책은 한결같이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들이다.
골드코스티 시에서 운영하는 한 공공도서관(사진). 각 지역의 도서관은 북클럽 활동의 좋은 자원이다. 사진 : City of Gold Coast
그녀가 운용하는 웹사이트의 슬로건은 ‘책, 작가, 그리고 우리 자신과의 관계를 심화시키는 길’(a way to deepen our connection to books, authors and ourselves)이라는 것이다.
전염병 사태에서
전자도서관 접속 증가
호주 전역의 수많은 도서관들은 독자들을 호주 최대의 온라인 북클럽으로 끌어들인다.
공공도서관들이 진행하는 ‘Together We Read’는 전자책 또는 오디오북을 위한 무료 디지털 플랫폼을 제공하며 온라인 토론 그룹도 운영한다.
‘Together We Read’의 한 관계자는 “사람들은 록다운 상태에 있지만 온라인 라이브러리의 많은 항목에는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다”며 “거기에는 책 이상의 것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브로드비치에 있는 지나 마틴씨의 서점(사진). 이곳에서 운영되는 북클럽 ‘Book Face’는 바이러스 사태로 일시적으로 운영이 중단된 상태이다. 사진 : Book Face
“독자들, 바이러스
상황에서의 탈출 원한다”
지나 마틴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브로드비치 서점에서의 사례를 기준으로 “대개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점에서는 논픽션 류의 인가가 높다”고 말하며 “하지만 1년 넘게 바이러스 대유행이라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로 인해 픽션에 대한 관심이 다른 때에 비해 늘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이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취소됐던 매장 내 북클럽을 다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틴씨는 서점 내에 북클럽을 만든 뒤 지역사회 많은 이들의 참여가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남성, 여성, 젊은층 등 책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가진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이 읽은 것, 그들이 주는 다양한 견해를 듣는 것은 정말 좋았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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