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교량 재건사업, 광역 통신망 구축 등 1조 2천억 달러 사업 시행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백악관 잔디밭에서 여야 의원들과 일부 주지사 및 시장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조 2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서명했다. 인프라 법안은 낙후된 도로와 교량 보수, 철도,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 광대역 인터넷망 확산 등 미국의 기간 산업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과 공화당은 협력할 수 있고, 실질적인 성과를 낳을 수도 있다”라고 기대를 드러내고 “오늘 우리는 이를 해냈다. 미국은 다시 움직이고 있다”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인프라 법안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한 것은 지난 3월 말이었다. 사회기반시설 재건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약 2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는 내용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일자리 투자”라고 강조했었다. 당시 계획에는 전통적인 인프라 법안과 사회 복지를 강화하는 인적 인프라 내용이 다 포함돼 있었으나, 공화당이 인적 인프라 관련 내용에 반대하면서 인프라 법안과 사회복지법안이 분리됐다. 두 법안에 대한 입법 작업이 별도로 진행됐고, 지난 7월 1조 2천억 달러로 조정된 인프라 투자법안이 상원 절차 투표를 통과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8월 상원에 이어 11월 초 하원까지 통과했다. 상원에서는 찬성 69대 반대 30, 압도적인 결과로 법안이 가결됐지만, 하원에서는 민주당 내 의견 차이로 법안 통과가 쉽지 않았다. 하원 내 진보파 의원들이 사회복지법안과 인프라 법안을 동시에 처리하지 않으면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진행된 표결에서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의원 6명은 여전히 인프라 법안을 먼저 처리하는 데 불만을 표하며 반대를 던졌지만, 결국 공화당 의원 13명이 법안에 찬성하면서 228대 206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여곡절을 거치며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 것은 미국이 세계 경제 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사회기반시설의 낙후가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미국 토목학회는 지난 3월 공공기반 시설 평가 보고에서 미국의 기반 시설 성적이 평균 이하인 C-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도로와 교량, 공항 등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더 크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에 통과된 법안으로 공공시설 개선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 인프라 법안은 도로와 교량 재건 사업에 1100억 달러를 배정했다. 또 광대역 통신망에 650억 달러, 낡은 수도관 교체 사업에도 550억 달러가 투입된다. 특히 인프라 법안에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환경 관련 사업에도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토양 오염물 제거와 에너지 분야 청정 일자리 창출, 경제∙환경적 정의 확대를 위해 210억 달러가 투입되고, 전력 시설에도 740억 달러가 배정됐다. 인프라 사업, 인플레이션 가속화 우려도 인프라 사업과 관련하여 낙후된 기간시설로 인해 정부의 도움을 기다리던 지역에서는 크게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대규모 예산 지출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현재 30년 만의 최대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과도한 지출과 경제 정책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더 커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잇따른 정부의 대규모 지출안도 기다리고 있다. 1조 7500억 달러 규모의 사회복지안(‘더 나은 재건’ 계획 법안)이 의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초 3조 5천억 달러 규모였던 사회복지안은 공화당과 민주당 내 중도파 의원들의 반대로 규모가 절반가량 줄었다. 이 법안에 대한 표결은 의회예산국(CBO)의 보고서가 나온 뒤에 처리될 전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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