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예방접종을 완료한 이들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추가접종이 권고되는 가운데 백신제조사 중 하나인 화이자(Pfizer)는 자체 실험을 통해 추가접종이 ‘오미크론’(Omicron) 변이에 더 효과적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진 : Health North Coast
화이자 사의 실험실 테스트 결과... 추가접종시 오미크론 대항 항체 25배 형성
전 세계에 백신을 공급하는 화이자(Pfizer) 사와 파트너인 바이오앤텍(BioNTech)의 실험실 연구 결과 두 차례의 백신접종 후 일정 기간이 지나 면역 수준이 떨어진다 해도 세 번째 추가접종(booster shots)이 특히 ‘오미크론’(Omicron) 변이체에 대항, 높은 보호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월 9일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앤텍은 두 차례의 백신 투여가 충분히 강력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근 실험실 테스트를 통해 부스터샷이 오미크론 방어 항체 수준을 25배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화이자 사는 “물론 두 차례 접종으로 심각한 질병이나 사망은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미국을 비롯해 일부 국가 보건 당국은 화이사 사의 이번 실험실 테스트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적격 인구를 대상으로 세 번째 접종을 권장해 왔다.
화이자 사가 내놓은 이번 실험 결과는 예비 연구 결과로, 아직은 과학적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각국 보건 당국이 권고하고 있는 추가접종이 실제로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내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백신 제조업체의 첫 연구 사례이다.
전 세계 학자들,
실제 증거 확인 중
또 다른 백신 제조회사인 모더나(Moderna)와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도 자사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어떻게 대항하는지를 테스트하고 있다. 각국 보건당국 또한 백신접종을 완료한 이들 가운데서 오미크론 변이가 어떻게 인체에 전파되는지 실제 증거를 주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화이자의 이번 결과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라면서도 “실험실 보고서이며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앤텍은 이 실험에서 부스터샷을 접종받은 후 한 달 동안 채취한 혈액 샘플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두 차례의 접종 후 이전 변이체에 대해 보호가 입증된 양과 유사한 오미크론 중화 항체를 보유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번 실험을 위해 연구원들은 ‘pseudoviruses’라고 하는, 우려할 만한 새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 샘플을 배양했다.
아직까지 전염병 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지는 확인하지 못한 상태이다. 앞서 나온 ‘델타’ 변이는 전 세계 각국 COVID-19 감염사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달 말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는 비정상적으로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으며, 학자들은 이 새로운 변이체가 얼마나 강한 전염성이 있는지, 다른 COVID 유형에 비해 더 심각하거나 질병 수준은 어떠한지, 백신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내고자 주력하고 있다.
화이자 사의 이번 실험 결과가 나오기 전, 호주 정부는 두 차례 백신접종 6개월이 지난 이들에게 부스터샷을 권장(현재 5개월로 수정)하기 시작했다. 사진 : Australia Federal Government
항체 수준은 백신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얼마나 잘 차단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해 주지만, 이는 면역 체계의 방어막 중 한 층일 뿐이다.
화이자는 오미크론 변이 감염 후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T세포라는 또 다른 방어를 방해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기에 두 차례 접종받은 백신이 심각한 질병으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규모 실험실 연구에서는 두 차례의 화이자 백신접종을 마친 이들이 오미크론 변이 감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남아공 동부 해안도시 더반(Durban)에 있는 ‘아프리카보건연구원’(Africa Health Research Institute)의 학자들은 다른 변이체에 비해 오미크론에 대한 항체의 강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이들은 추가접종에 대해서는 테스트하지 않았다.
동 보건연구원 연구진이 시행한 연구의 예비 결과에 따르면 COVID-19 초기에 예방접종을 받은 이들은 더 많은 보호를 받았다. 이는 초기 백신접종이 이전 감염 후 항체 증가를 유발한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연구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윌렘 하네콤(Willem Hanekom) 교수는 “두 차례의 접종 후 더 많은 획기적인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백신이 촉발하는 다른 면역체계로 인해 오미크론 변이에 여전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소한 이 실험에서는 항체가 많을수록 더 잘 보호할 수 있다”며 “따라서 부스터 백신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화이자의 이번 실험에 대해 미국의 전염병 학자들은 이 예비 결과가 고무적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지타운대학교(Georgetown University) 제스 굿만(Jesse Goodman) 박사는 “하지만 만약 오미크론 변이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다면 이 변이체에 대해 특별히 보호되도록 조정된 백신을 통해 훨씬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굿만 박사는 미 식품의약국(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백신 담당 최고 책임자를 역임한 바 있다.
현재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력, 질병 수준 등에 대해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각 백신 제조사는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오미크론 전용 백신을 만들어내고자 기존 백신 레시프를 수정하고 있다.
화이자 사는 오미크론 전용 백신 제조에 나선 가운데, 내년 3월쯤 규제 당국에 사용승인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