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pandemic)은 리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고 호주의 복지 및 웰빙에 대한 각 커뮤니티의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최근 호주 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AIHW)의 ‘Australia's Welfare 2021’는 호주의 전반적인 보건 및 복지 상황이 COVID-19의 영향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사진 : Australian Institute of Family Studies
팬데믹 상황, 호주인 삶에 영향… 각 지역사회 웰빙에 대한 사회적 관심 촉발
호주인의 복지와 웰빙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알아보는 호주 보건복지연구원(Australian Institute of Health and Welfare. AIHW)의 ‘Australia's Welfare 2021’ 보고서가 나왔다.
연방 사회복지부 앤 러스턴(Anne Ruston) 장관이 직접 발표한 ‘Australia's Welfare 2021’은 주택, 고용 및 소득, 교육, 사회적 지원 등 복지 관련 전 분야에 걸쳐 호주인 개개인 및 가구, 커뮤니티의 웰빙을 파악할 수 있는 포괄적 데이터 및 이에 대한 분석을 담고 있다.
‘Australia's Welfare’는 AIHW가 매 2년마다 조사, 발표하는 복지 관련 종합 보고서로, 매튜 제임스(Matthew James) 부원장은 ‘Australia's Welfare 2021’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고 호주의 복지 및 웰빙에 대한 각 커뮤니티의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이어 제임스 부원장은 “올해 보고서의 대부분 데이터는 2020년에서 2021년 초까지의 상황을 담은 것으로, 바이러스 대유행 시작부터 올해 초 사이, 전염병과 관련된 상태 일부를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Australia's Welfare 2021’의 주요 내용이다.
■ 삶의 만족도, 외로움 및 정신건강
가족은 물론 친구 등과의 사회적 상호 관계는 웰빙 및 정신건강과 매우 밀접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리 차원에서 시행된 조치 중 일부는 혼자 지내는 것과 같은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에 대한 기존의 위험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팬데믹 시작 이래 호주인의 삶의 만족도는 짧은 시간 사이 빠르게 변했다. 이전까지 이 부분은 보편적으로 상당히 안정적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변화는 매우 이례적이다.
호주국립대학교 'Centre for Social Research & Methods'가 분기별로 조사하는 ‘ANUPoll’에 따르면 호주인의 평균 삶의 만족도는 전염병 사태 초기 단계에서 변화가 나타났다(10점 만점을 기준으로 2020년 1월 6.9점에서 2020년 4월 6.5점으로 하락).
이후 바이러스 감염률이 떨어지고 제한 규정이 완화되면서 다시 상승해 2020년 5월에는 6.8점이 됐다. 2021년 1월까지 호주인 삶의 만족도 평균 수준은 전염병 이전 수준이 됐고 4월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지난 8월, 이는 4월 수준으로 다시 내려갔다.
제임스 부원장은 “팬데믹 이후 호주에서의 경험은, 삶의 만족도가 2020년 말 빠르게 회복될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호주인이 느끼는 ‘외로움’과 관련한 ANUPoll 설문은 성인 응답자의 45.8%가 ‘가끔’ 외로움을 느낀다는 답변이었다. 이는 2020년 11월 35.2%, 2021년 8월에는 36.7%로 늘어났다.
팬데믹 시작 이래 호주인의 삶의 만족도는 짧은 시간 사이 빠르게 변했다. 이전까지 이 부분은 보편적으로 상당히 안정적이었지만 바이러스 방역 차원의 봉쇄 조치 시기마다 삶의 만족도는 제각각이었다. 사진 : Pixabay / ShiftGraphiX
아울러 ANUPoll 조사 결과, 현재 심각한 심리적 고통을 겪는 성인 비율이 팬데믹 시작 이전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8월 성인의 10.1%가 심리적 고통을 경험했는데, 이는 2017년 2월 8.4%에서 크게 늘어난 비율이다.
연령별로, 2020년에서 2021년 8월 사이, 18세-44세 청-장년들의 평균 심리적 고통 수준은 팬데믹 사태 이전보다 더 높았다. 반면 4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한편 전염병 사태기 시작되면서 예상된 경기침체는 자살 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제임스 부원장은 “이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AIHW는 자살에 의한 사망자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지만 이후 나타난 수치는 전염병 사태가 자살 증가와 관련이 없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 사회적 결속
2020년 2월(팬데믹 선포 이전)과 5월 사이, 대부분이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고 공정하며 많은 시간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자 노력했다고 생각하는지 여부로 측정한 ‘사회적 결속’에 대한 호주인의 인식은 크게 높아졌다. 2021년 8월, 이 신뢰도 측정치는 COVID-19 발병 전에 비해 현저히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
ANUPoll 조사는 1에서 10까지의 척도로 사회적 결속을 측정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적 응집력도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2020년 2월(팬데믹 선포 이전)의 평균 점수는 5.5였다. 이것이 5월에는 6.0으로, 10월에는 6.2로 높아졌으며 2021년 8월 측정치는 6.0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한다.
■ 고용
2020년 3월부터 4월까지,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52만2,100명이 감소했다. 이는 1978년 2월, 지금의 노동력 조사 시리즈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월별 고용 감소였다. 이후 2021년 초까지 노동시장은 반등했고 대부분의 고용 대책은 2020년 3월(공식 팬데믹 선포) 이전보다 나아졌다.
2021년 7월, 호주의 15-64세 고용률(76%)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실업률(4.6%)과 불완전 고용(8.3%)은 2020년 3월 수준에 비해 낮았다.
팬데믹 선포와 함께 갑작스런 경기침체로 인해 고용이 크게 줄었다가 전치 회복되는 단계에 있다. 사진 : Pixabay / jannonivergall
정부는 팬데믹 기간 동안 기업의 근로자 고용 유지를 위해 ‘JobKeeper’ 보조금을 도입, 시행했다. 이 조치 첫 달인 2020년 4월에는 약 340만 명이 일자리를 잃지 않고 급여를 수령했다. 제임스 부원장에 따르면, 그해 7월까지 정부 보조금으로 급여를 받은 이들은 최고 370만 명에 이르렀다가 이후 감소했다.
■ 복지 지출 및 지원금
정부 복지 지출은 2018-19년에서 2019-20년 사이 12% 증가한 1,957억 달러에 달했다. 이 같은 증가의 주요 요인은 COVID-19에 대응하고자 정부가 도입한 경제 조치였다.
2021년 6월까지 12개월 동안 소득지원 대상자는 2020년 전염병 사태로 인한 규제 완화를 반영, 580만 명에서 540만 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6월 수혜자는 바이러스 대유행이 호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이전인 2020년 3월에 비해 여전히 7.4% 높다.
제임스 부원장은 “2021년 6월 25일 현재, 16세 이상 540만 명이 소득지원을 받았다”면서 “이들 가운데 48%는 고령연금, 21%가 실업수당, 20%가 장애 관련 수당, 6%는 양육 수당, 5%가 학생 보조금이었고 0.2%는 기타 수당이었다”고 설명했다.
■ 주택
주택가격은 2020년 초, 전염병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일시 하락했지만 2021년 1분기까지, 2009년 이후 가장 빠른 분기별 상승 속도를 보였다.
기존의 민간 임대시장에서 많은 세입자 가구가 2020년 동안 대부분 도시에 영향을 미친, 드문 임대료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직-간접적으로 혜택을 보았다. 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이들은 적절한 가격을 주택을 마련하기 위한 더 큰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제임스 부원장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물론 각 주 및 테러토리 정부는 기존 세입자와 홈리스들을 전염병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긴급 정책을 시행했다. 이는 2020년 9월까지 약 반년 동안의 전염병 사태 긴급 숙박(Emergency Accommodation. EA) 프로그램으로, 이로써 빅토리아(Victoria), NSW, 퀸즐랜드(Queensland), 남부호주(South Australia)의 약 4만 명 넘는 이들이 혜택을 받았다.
■ 교육
다수의 가정과 학생들은 팬데믹 기간 중 온라인 학습에 빠르게 적응해야 했다. 제임스 부원장은 “2020년 5월, 자녀가 있는 성인의 76%가 자녀들을 차일드케어나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2021년, 문해력 및 수학 부문 학습성취도 평가인 ‘나플란’(National Assessment Program – Literacy and Numeracy. NAPLAN) 예비 결과에 따르면 팬데믹 상황이 호주 학생들의 문해력과 수리 과목 학습 성취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타격은 아직 완전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학생들의 ‘나플란’ 평균 점수는 ‘쓰기’를 제외한 다른 영역에서는 전반적으로 향상됐다.
호주 학생들의 학업 성취를 알아보기 위해 3, 5, 7, 9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문해력과 수리 부분을 측정하는 올해 나플란 시험(National Assessment Program – Literacy and Numeracy. NAPLAN) 결과 팬데믹이 학업성취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었다. 사진 : Studentreasures Publishing
보다 광범위하게, 이번 AIHW 보고서는 2020년, 20-24세 연령층의 12학년 학업 달성 비율은 89%로, 2008년의 83%에 비해 다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현재 호주에는 26만6,565명의 견습생 또는 연수생이 있으며, 이는 2019년에 비해 3.9% 감소한 것이다. 이는 12학년을 마치는 학생 비율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 원주민
최근 수년 사이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도서민 주민들을 위한 보건 및 복지 수준은 크게 개선됐다.
제임스 부원장은 “2002년에서 2018-19 회계연도 사이 원주민의 중간 가계소득은 29% 증가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같은 기간 비원주민(14% 증가) 소득 상승률의 두 배”라면서 “2014-15년에서 2018-19년 사이 주요 수입원으로 정부 연금이나 수당에 의존하는 원주민 비율은 47%에서 45%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원주민 및 토레스 해협 도서민들의 보건 및 복지 수준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이들 지역사회는 여전한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COVID-19 발병 및 이로 인한 심각한 결과가 나올 위험이 높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2021년 5월 현재, 원주민 COVID-19 감염사례는 293건이다.
■ 인구 및 이주
국경 폐쇄 및 COVID-19 전염병과 관련된 기타 요인으로 호주 인구 증가율은 10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됐다.
호주 총인구는 1990년 6월 30일 1천710만 명에서 30년 후인 2020년 6월 30일 2천57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의 연평균 인구성장률은 1.4%이다.
정부 인구센터(Centre for Population)의 예측에 따르면 호주의 미래 인구증가는 긍정적 상태를 유지하지만 향후 수년간은 성장이 더딜 것으로 보인다. 2019-20년 호주 인구는 1.3% 성장했지만 이듬해인 2020-21년 0.1%, 2021-22년은 0.2%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약 100년 전인 1916-17년 0% 성장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향후 인구 증가 속도는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 2032년 6월 30일까지 호주 인구는 2천9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의 이민자 유입은 2019-20년 19만5,200명에서 2020-21년에는 9만7천 명 감소, 2021-22년에는 7만7천 명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2024-25년이 되어서야 23만5천 명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이다. 1989-90년 여성 1인당 출산은 1.87명이었으나 2019-20년 1.65명으로 감소했다. 올 회계연도(2021-22년), 이 수치는 1.58명으로 전망되며, 이후 다시 회복돼 2030-31년에는 1.62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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