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벽 팬핸들에 눈발… 수시간 만에 80도 한여름이 한겨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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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새벽 3시경 소나무와 녹색 오크추리로 둘러싸인 오칼루사 카운티 경찰서 주차장에 눈이 내리고 있다. ⓒ @WCSOFL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3일 미 중부 지역에 강력한 겨울 폭풍이 몰아친 가운데 플로리다 북단에도 한랭전선이 밀려들면서 한밤중 '겨울왕국'이 연출됐다.

플로리다 북서부 팬핸들 지역 오칼루사 카운티 경찰은 주차장에서 한밤중 순찰차와 유니폼에 눈송이가 떨어지는 장면을 휴대폰 영상에 담았다. 오칼루사 카운티는 백색 비치로 유명한 파나마시티와 펜사콜라 사이에 위치해 있다.

경찰이 촬영한 영상에는 3일 오전 3시경 경찰서 주차장 기둥 전등에 눈발이 조명을 받으며 떨어지고 있는 장면이 담겨있다.

눈발 중 일부가 경찰관의 검은 옷 위에 내려앉자 경찰은 휴대전화 영상 화면을 가리키며 '스노우!'라고 외쳤다.

오칼루사 카운티의 기온은 2일 밤부터 3일 오전까지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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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새벽 3시경 오칼루사 카운티에 눈이 내리고 있다. ⓒ @WCSOFL
 
미국 국립기상청(NWS) 데이터에 따르면 일요일인 2일 최고 기온이 80도에 육박한 후 오칼루사 카운티 크레스트뷰(Crestview) 지역 기온이 새벽 2시경 36도까지 떨어졌고, 추위는 오전 8시까지 계속됐다. 대기 수분을 측정하는 이슬점(dewpoint, 공기가 포화되어 수증기가 응결할 때의 온도)은 밤새 30도까지 떨어졌다.

플로리다 팬핸들의 다른 지역도 3일 이른 아침에 눈발이 날렸다.

앨라배마주 모바일시 국립기상청의 수석 예보가인 돈 쉐퍼드는 이날 눈이 "흩날리는 눈"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인 2018년 1월 한랭전선의 급습으로 플로리다 주도 탤러해시에 30년 만에 처음으로 길거리를 덮을 정도로 눈이 쏟아져 학교, 사무실 및 10번 주간 고속도로가 폐쇄됐었다.

1977년 1월 중부와 남부 플로리다 덮친 '눈벼락'

팬핸들 지역보다 3~4시간 아래인 중앙플로리다에서도 눈이 내린 기록이 있다. 1977년 1월 19일 올랜도 주민들은 눈이 차, 잔디, 집을 덮을 만큼 충분히 내린 것을 발견하고 신기해 했다.

이뿐 아니었다. 같은날 올랜도에서 남쪽으로 4시간 떨어진 메트로 마이애미에도 눈이 내렸다. 손에 잡힐 정도의 눈발이 야자수, 가정집 수영장, 골프장 등에 흩날렸다. 눈이 내린 시간은 오전 6시부터 9시 30분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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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애미 마비시킨 내린 눈벼락. 45년 전인 1977년 1월 19일 아침 9시 30분 마이애미에 내린 눈소식을 전한 <마이애미뉴스>. ⓒ
 
당시 지역 신문들에 따르면 수천명의 주민들이 밖으로 뛰쳐 나왔고,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과 등교 중이던 학생들이 흩날리는 눈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다. 사람들은 손 바닥으로 눈을 받거나 혀를 내밀고 입을 벌려 진짜 눈이 오는지 확인했다. 어떤 주민은 누군가 실수로 코케인 가루를 떨어뜨려 흩날리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때아닌 '눈벼락'에 모두가 환호한 것은 아니었다. 마이애미 중부 누드촌 '세미놀 헬스 클럽' 주민들은 혼비백산하여 옷을 챙겨 입느라 법석을 떨었다. 노인들이 집단거주하는 은퇴부락 인근의 병원과 소방서에는 몰아닥친 추위와 눈발에 감기증세를 보여 구급요원을 보내달라는 전화가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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