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총리 취임 1).jpg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노동당 앤서니 알바니스 대표가 제31대 호주 총리로 취임했다. 지난 23일(월) 알바니스 총리는 현재 확정된 4명의 내각 지명자들과 함께 총독 집무실에서 호주 총리로서 선서를 했으며(사진), 이날 저녁 곧바로 'Quad 회담' 참석을 위해 도쿄로 향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23일 총독 집무실서 4명의 내각 지명자와 함께 선서... 곧이어 ‘Quad 회담’ 참석

 

지난 2013년 이후 9년 만에 노동당이 다시 정부를 구성하게 됐다. 지난 5월 21일 총선에서 승리한 알바니스 대표는 이틀 뒤인 23일(월) 오전 데이빗 헐리(David John Hurley) 총독 집무실에서 호주 총리로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선서했다.

이어 알바니스 총리는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까지 결정된 4명의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알바니스 총리는 노동당 대표직에 선출되면서 부대표를 맡았던 리차드 말스(Richard Donald Marles) 의원을 부총리 겸 고용부 장관으로, 제임스 찰머스(James Edward Chalmers) 의원을 재무 장관으로, 연방의회 21년 경력의 페이 웡(Penelope Ying-Yen Wong) 상원의원을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했으며, 케이티 갤러허(Katy Gallagher) 의원에게는 재정 및 법무부를 맡겼다.

이후 알바니스 총리는 웡 외교부 장관과 함께 도쿄에서 열리는 쿼드(Quad) 회담(인도-태평양 핵심 동맹국인 호주 미국 인도 일본의 4개국 안보회담)을 위해 이날 저녁 일본으로 향했다.

웡 장관은 출국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취임 첫 주, 첫 행사로 쿼드에 참석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 이 파트너십이 우리의 안보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믿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또한 우리는 잃어버린 10년(자유-국민 연립 집권 시간) 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약속을 포함해 새로운 에너지 등 많은 것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연방선거 다음날인 일요일(22일) 저녁 늦게(호주시간) 알바니스 총리에게 전화로 총선 승리를 축하하면서 “Quad 회담을 위해 도쿄를 선택한 것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알바니스 정부의 전체 내각은 총리가 쿼드 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후 다음 주쯤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총리 겸 고용부를 맡은 말스 의원은 지난 2016년 선거 이후 야당 내각에서 담당했던 국방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독의 총리 인정,

‘쿼드 회담’ 때문인 듯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이 승리할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호주 총독이 알바니스를 총리로 인정한 23일(월) 이전까지만 해도 노동당은 과반수 의석인 76석에 못 미치는 72석에 머문 상태였다.

 

종합(총리 취임 2).jpg

어린 시절 노동당에 입당, 정치인으로서의 꿈을 키워온 알바니스 총리는 연방 의회 입성 23년 만에 노동당 대표직에 올랐으며 3년 후인 올해 선거에서 자유-국민 연립을 크게 물리치고 거의 10년 만에 노동당 정부를 구성하게 됐다. 사진은 선거 다음날인 22일(일), 노동당 승리가 확정된 후 각 미디어의 질문을 받고 있는 알바니스 대표.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다만 과반 의석을 갖지 못해도 다수당으로, 크로스벤처의 지원을 얻어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 캔버라 정계에서는 헐리 총독 입장에서 알바니스가 어떤 형태로든 총리로서 호주를 통치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런 점에서 이날 알바니스 대표에게 총리로서 선서를 하도록 하기 전에 법적 자문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도쿄에서 쿼드 회담이 예정되어 있어 총리 승인 절차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인정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 앤서니 알바니스 총리는

미혼모의 아들로 어린 시절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자란 알바니스는 정치인으로 총리 자리에 오르겠다는 오랜 꿈을 실현한 인물이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그는 정치에서 경력을 이어갈 꿈을 버리지 않았다. 일찌감치 노동당에 입당해 활동했던 그는 자유당 존 하워드(John Howard)가 노동당을 끌어내고 집권 여당의 총리가 된 1996년 총선을 기해 연방 의회에 입성했으며 26년간을 직업 정치인으로 살아왔다.

노동당에 대한 그의 애정은 이번 선거 캠페인 기간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나는 노동당, 가톨릭, 사우스 시드니 래빗토(South Sydney Rabbitohs. 호주 럭비리그 팀)의 세 가지 큰 믿음을 갖고 태어났다”고 말하곤 했다.

‘알바니스’와 ‘레이버’(Labor)를 합성, ‘알보’(Albo)라는 애칭을 사용해 온 그는 연방 노동당 의원으로 정치 최일선에서 26년을 보냈지만 그가 의원으로 있던 시기의 대부분, 노동당이 집권한 것은 6년에 불과했고, 이 기간에 그는 사회기반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렇게 볼 때 그의 정부 내각 경력은 많지 않은 셈으로, 일각에서 그의 정부 운영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것이 이해되기도 한다. 다만 케빈 러드의 두 번째 짧은 임기 동안 부총리를 지냈다는 것이 그로서는 소중한 시간일 터이다..

케빈 러드를 도와 부총리로 재직하면서 치룬 2013년 총선에서 패한 뒤 러드 대표가 은퇴하자 알바니스는 노동당 대표직에 도전했으나 빌 쇼튼(Bill Shorten)에게 패해 2인자로 머물러야 했다. 그리고 2019년 총선에서 쇼튼이 패하고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당내 경선 없이 의원들의 추대로 노동당 대표직을 맡았다.

이후 그는 의도적으로 자세를 낮추었다. 그리고 총선이 임박해지면 ‘바람몰이’(kicking with the wind)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종합(총리 취임 3).jpg

3년 전, 노동당 대표직에 오른 후 가능한 저자세를 유지하며 기회를 보던 알바니스 대표는 "선거가 시작되면 바람몰이를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그는 전염병 사태에 대한 집권 여당의 실책, 높은 실업률과 물가상승을 이용해 '정권교체' 바람을 일으켰다. 사진은 노동당의 승리가 확정된 후 조디 헤이든(Jodie Haydon. 왼쪽), 아들 네이선 알바니스(Nathan Albanese)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알바니스 대표. 사진 : The Guardian 뉴스 동영상 캡쳐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그의 지도력에 의심을 가진 이들이 나오기 시작했으며, 올해 선거에서도 노동당이 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 즈음 COVID-19 전염병 사태가 발생했고, 자유-국민 연립의 백신 출시가 늦어지자 알바니스 대표는 이를 적극적으로 정치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델타’(Delta) 변이 파동 이후 빠른 항원검사 키트의 가용성 문제가 불거졌고, 이를 질타하는 노동당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받았다.

여기에다 높은 실업률, 치솟은 생활비 부담, 실질임금 하락을 끄집어냄으로써 ‘경제운용 능력’을 앞세운 자유당의 공략을 무색하게 만들며 지지층을 넓혀갔다.

올해 선거 날짜가 결정된 이후 각 여론조사 기관의 분석을 보면 노동당의 승리가 은연중 드러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알바니스 대표는 한 연설에서 “우리 집은 항상 돈이 부족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나에게 1달러의 가치를 가르쳐 주었다. 이 때문에 정부 지출을 생각할 때 나는 늘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연방 선거를 앞두고는 자신의 페이스북(Facebook)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이렇게 강조했다. “나는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잊지 않았습니다. 나는 모든 개개인으로 하여금 각자의 잠재력을 일깨우도록 돕는 정부의 힘을 잊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내가 총리가 되고 싶은 이유입니다. 정부의 힘을 활용하여 당신을 돕고 싶기 때문입니다.”

알바니스 총리는 지난 2000년, 그가 거주하는 매릭빌(Marrickville) 지역구 NSW 노동당 의원 및 후에 NSW 노동당 정부에서 주 부총리를 역임한 카멜 테벗(Carmel Tebbutt)씨와 결혼했다. 알바니스 의원의 연방 지역구인 그레인들러 선거구(Division of Grayndler)는 매릭빌이 포함되어 있다. 이 때문에 노동당에서는 이들 부부를 ‘매릭빌의 왕과 왕비’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2019년 이혼했으며, 둘 사이에는 아들(Nathan Albanese) 하나가 있다. 이혼 후 알바니스는 멜번(Melbourne)의 한 만찬장에서 조디 헤이든(Jodie Haydon)씨를 만났으며 올해 선거를 앞둔 지난 2월, 한 매거진을 통해 공식 커플임을 밝혔다. 이번 선거 캠페인에서 헤이든씨는 알바니스의 선거 캠페인 과정을 함께 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총리 취임 1).jpg (File Size:86.5KB/Download:22)
  2. 종합(총리 취임 2).jpg (File Size:67.7KB/Download:17)
  3. 종합(총리 취임 3).jpg (File Size:57.6KB/Download:24)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5901 호주 배우 겸 코미디언 하미시 블레이크씨, 호주 방송대상(‘Gold Logie’)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900 호주 호주 국경 개방 이후 출입국 증가했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에는 크게 못 미처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899 호주 호주 아동기 암 환자 생존율, 지난 수십 년 사이 ‘지속적 향상’ 확인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898 호주 “호주의 스포츠 산업, 향후 10년간 일자리 창출 ‘황금기’ 맞을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897 호주 5월 NSW 주의 노동시장 참여율, 66.2%로 사상 최고치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896 호주 Wollongong Art Gallery 후원자 Bob Sredersas, “나치 정보원이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895 호주 호주 각 도시-지방 지역 주택, 광역시드니 중간 가격으로 구매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894 호주 광역시드니 5월 주택경매 낙찰률, 지난 1년 평균 비해 크게 낮아져 file 호주한국신문 22.06.23.
5893 호주 센터링크 구직자 지원 프로그램, 다음달부터 ‘Workforce Australia’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92 호주 올해 전 세계의 '높은 생활비' 조사 결과 호주 도시들, 낮은 순위에 랭크됐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91 호주 NSW 도미닉 페로테트 주 총리, 부동산 인지세 개혁 추진 계획 밝혀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90 호주 법률센터-고용 관련 단체들, 이주노동자 대상의 보다 나은 보호조치 촉구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89 호주 5회 연속 월드컵 진출... 호주의 ‘2022 카타르’ 본선 토너먼트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88 호주 호주 사커루, 대륙간 플레이오프서 페루에 신승... 카타르 본선행 확정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87 호주 시드니-고스포드 고속철도 계획, 2시간 소요→25분으로 단축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86 호주 NSW 주, 갱년기 건강 서비스 제공 위한 4천만 달러 기금 지출 계획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85 호주 “각 지역 주유소의 연료비 소매가, 스마트폰으로 확인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84 호주 파라마타 경전철 1단계 12km 구간, 16개 트램 역 명칭 결정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83 호주 RBA의 기준금리 인상... 대출금 상환-저축예금 금리는 어떻게 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82 호주 호주 주택시장 둔화를 무색케 하는 지방 핫스폿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2.06.16.
5881 호주 올 겨울 독감환자 지속 증가... 안면 마스크는 이에 얼마나 효과적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80 호주 ‘가장 지루한 직업’ 그리고 취미를 찾기 위한 연구, 놀라운 결과 보여준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79 호주 노동당 정부, 공정근로위원회에 최소 5.1% 최저임금 인상안 공식 제안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78 호주 호주 중앙은행, 기준금리 50베이시스 포인트 인상 결정... 0.85%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77 호주 ‘사커루’의 5회 연속 월드컵 진출, 페루와의 마지막 일전만 남아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76 호주 간질 환자의 ‘발작’에 ‘사전 경고’ 제공하는 모바일 앱 개발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75 호주 NT 관광청, 우기 시즌의 감소하는 다윈 지역 여행객 유치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74 호주 NSW 주 정부, “응급서비스 부문 2천 명 이상 직원 추가 배치하겠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73 호주 호주 납세자 30%만이 청구하는 세금 공제 항목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72 호주 에너지 사용료 증가... 태양광 패널 설치는 투자 가치가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9.
5871 호주 노동당 정부 내각 구성... 10명의 여성-젊은 의원들, 장관직 발탁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70 호주 연방선거 패배 자유당, 새 지도자로 보수 성향의 피터 더튼 전 국방장관 선출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9 호주 Best bars & restaurants for Vivid Sydney 2022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8 호주 NSW 주, 민간 불임클리닉 이용 여성들에게 최대 2천 달러 리베이트 지급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7 호주 운전자 주의 산만하게 하는 ‘스마트 워치’, 호주에서의 관련 규정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6 호주 NSW 주 정부, 각 가정의 에너지 사용 요금 지원 확대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5 호주 정부 백신자문그룹, 적격 인구에 COVID-19 백신 4차 접종 권고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4 호주 NSW 주 정부, 신원도용 피해자 지원하는 새 서비스 제공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3 호주 광역시드니 단독주택과 유닛의 가격 격차, 기록적 수준으로 벌어져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2 호주 첫 주택구입자에게 권장되는 ‘affordable and liveable’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1 호주 ‘3D 프린팅 주택’, 호주 주택 위기에 대한 해결책 될 수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06.02.
5860 호주 노동당 승리로 끝난 올해 연방선거, Who are the winners and losers? file 호주한국신문 22.05.26.
5859 호주 퍼스트레이디가 되는 새 총리의 파트너 조디 헤이든, 그녀의 행보는 file 호주한국신문 22.05.26.
5858 호주 제47대 연방 의회에 등장한 다양한 얼굴들, ‘정치적 대표성’의 새 전환점 file 호주한국신문 22.05.26.
» 호주 앤서니 알바니스, 제31대 호주 총리에... 9년 만에 노동당 정부 구성 file 호주한국신문 22.05.26.
5856 호주 Just embarrassing... 호주 젊은이들, “정치인들? 결코 신뢰하지 않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05.26.
5855 호주 서던 하일랜드의 오랜 역사유적 ‘Berrima Gaol’, 700만 달러에 매각돼 file 호주한국신문 22.05.26.
5854 호주 “어린이를 위한 온라인 스토리타임, 이중언어로 즐기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05.26.
5853 호주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호주 구세군 연례 모금 행사 협력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05.26.
5852 호주 어린이 축제조직위원회, 각 미디어 통해 올해 이벤트 계획 발표 file 호주한국신문 22.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