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지출 및 일자리 계속 증가, 실업률 50년 만에 최저' 내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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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미국 실업률 저하 등을 지적하며 경기 침체 우려를 일축했다.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사진은 플로리다주 롱우드시 윈딕시 수퍼마켓 앞에 있는 직원 구함 홍보판.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24일 NBC 방송에 출연해 미국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경제의 많은 부분이 아직 견고하다며 경기 침체 우려를 일축했다.

현재 경기침체란 말이 나오는 이유는 최근의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이를 잡기 위해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옐런 장관은 경기 침체는 경제 전반이 취약해지는 상황인데, 현재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에선 소비 지출이 증가하고 있고, 일자리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다, 실업률은 3.6%로 거의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옐런 장관은 지난 3개월간 평균 37만5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매우 강력한 노동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은 경기 침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경제학자들의 민간 연구 조직인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경제 전반에 걸쳐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제 활동의 현저한 감소”라고 경기침체를 정의하고 있다. 결국 옐런 장관의 말은 현재 노동 지표를 보면 경기 침체기에 나올 수 없는 수치라는 것이다.

노동시장은 견고해 보이기는 하지만 경제 성장 속도를 보면 조금 주춤한 것도 사실이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1.6%이었다.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옐런 장관은 “2021년은 역사적으로 빠른 성장 속도에서 성장이 느려지는 전환기에 있다”고 진단하고 “우리는 꾸준하고 지속 가능한 속도로 성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둔화가 필요하고 또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일시적인 경제 성장 둔화는 미국 경제에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9.1%에 달하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느린 성장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옐런과 반대되는 목소리도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경제 수장을 맡았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24일 ‘CNN’방송에 출연해 상반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만큼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진단했다.

높은 대출 비용은 주택과 자동차 등의 소비 지출을 줄이고 사업 융자를 늦추면서 이는 곧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경기침체 위험은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연준의 강력한 조처가 필요하다며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두 전 장관의 엇갈리는 경기 전망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28일 미국 경제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는데, 현재 가장 주목을 받는 보고서는 상무부가 발표할 올해 즉 2분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7일 금리를 최소 0.75%P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1994년 이후 처음으로 0.75%P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연속으로 대규모 인상이다. 실제로 그렇게 되면 연준의 기준금리는 2.25%에서 2.5%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경제 전문가들은 연준이 지난 2008년 이후 최고치인 약 3.5%까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인상은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주택 담보 대출 금리가 지난 1년 동안 배로 뛰어 5.5%를 기록하면서 기존 주택 매매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주택 판매가 준다는 건 가구나 가전제품, 주방용품과 같은 새집을 구입할 때 필요한 제품에 대한 지출도 줄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신규 주택 판매 지수 역시 눈여겨볼 경제 지표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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