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동조합, 고용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호주가 직면한 경제 문제와 기술인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며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Jobs and Skills Summit'가 오는 9월 1-2일 예정된 가운데 각계는 기술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영구이민자 확대에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사진 : Pixabay / geralt
연간 16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경제-노동계, “영구이민 프로그램 변경 필요” 제기
연방정부가 주도하는 ‘Jobs and Skills Summit’가 9월 1일과 2일 양일간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된다. 이 직업-기술 회의는 정부, 노동조합, 고용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호주가 직면한 경제 문제와 기술인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하며 즉각적이고 장기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이다.
노동당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정부가 들어선 이후 처음 열리는 올해 ‘Jobs Summit’ 테이블에는 많은 논의 주제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참가그룹이 공통적으로 의식하는 한 가지가 있다. 호주 내에서 부족한 기술 인력을 해외에서 유치하기 위한 영구이민 프로그램의 규모와 형태의 변화이다.
우선, 연간 영구이민자 수용은 16만 명에서 최대 2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노동조합과 경제계 모두가 공감한 것이다. 호주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고 현재의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그룹과 노조 모두 이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인력을 유치하는지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쉬운 조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영구이민 규모, 확대 추진
호주의 영구이민 프로그램은 1990년대 후반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2010년대에는 연간 약 19만 명을 맴돌았다.
하지만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가 들어선 이후 연간 이민자 유입은 16만 명 선으로 줄었다. 또한 COVID-19 발병으로 인해 이보다 더 적은 수의 비자가 발급됐다.
현재 연간 영구이민 상한선은 모리슨 정부가 설정한 16만 명 선에 고정되어 있지만 이의 변화에 대한 국내 업계간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호주 상공회의소(Australian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ACCI)는 향후 2년간 최대 20만 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ACCI의 앤드류 맥켈라(Andrew McKellar) 최고경영자는 “현재 호주의 부족한 노동력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으며, 해외에서의 인력 유치가 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호주 영구이민 프로그램에서 숙련 기술 인력이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 프로그램의 카테고리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 : Pixabay / cegoh
이어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또한 야심찬 이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맥켈라 CEO는 “엄밀히 말해 숙련된 기술 인력을 호주로 유입시키는 것은 경제, 일자리 및 미래 수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진정 우리가 장려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노동계 제안 수치도 동일
흥미롭게도, 상공회의소가 요구한 연간 이민자 유입 수치는 호주 노동조합협의회인 ‘Australian Council of Trade Unions’(ACTU)에서 제시한 것과 동일하다. 이데올로기의 반대쪽에 있는 두 그룹이 같은 의견을 보인 셈이다.
다만 연간 20만 명의 영구이민자 유치를 위한 ACTU의 지지는 조건부이다. 여기에는 ▲진정으로 부족한 기술 인력을 식별하고 입증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 ▲내국인 대상의 기술 및 훈련을 위한 투자 확대, ▲임시 이민자의 최저임금 인상, ▲신규 견습생에 50%의 보조금 제공이 포함된 17가지 요구사항이 있다.
ACTU의 미셸 오닐(Michele O'Neil) 회장은 “이민자 증가는 호주 노동자의 실질임금 상승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즉 “호주 국내 노동자들의 임금이 인상되는 경제적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이런 일(해외 기술 인력 유치를 위한 영구이민 프로그램)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닐 회장은 “임시비자 노동자 착취를 근절하고 이들을 영구이민자로 전환시키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것은, 이민 규모보다
이들의 활용 방안이다”
또한 설정된 영구이민 수용 규모를 넘어 내용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다. 일반적으로 호주가 받아들이는 영구이민자 가운데 약 3분의 2가 숙련 기술을 가진 이들이며 그 외는 이들의 가족이다. 고용주 후원 비자, 지방지역 비자(regional visa), 글로벌 인재 비자 및 독립 기술비자는 모두 ‘기술 부문’ 이민 프로그램의 일부였다.
이번 ‘Jobs Summit’에 앞서 발표된 연방정부의 회의 자료(‘Issues Paper’)는 복잡하고 투박한 비자 시스템을 극적으로 단순화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70가지 이상의 고유 비자 프로그램(임시 및 영주비자 포함)에 각각 다른 기준과 추가 하위 범주를 담은 것이다. 또한 (때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일부 직종 목록에 잠재적 이민자가 특정 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입증해야 하는 기술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그 사례의 하나이다.
호주 정책연구기관인 그라탄 연구소(Gratan Institution)의 브랜던 코츠(Brendan Coates. 사진) 연구원. 그는 일부 비자 카테고리의 경우, 목표로 한 인력을 유치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사진 : Gratan Institution
호주 정책연구기관인 그라탄연구소(Grattan Institute)의 브랜던 코츠(Brendan Coates) 경제정책 프로그램 책임연구원도 “(기존 프로그램 가운데) 완전한 점검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 하나로, “단기적으로 부족한 기술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구이민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주장이다.
코츠 연구원은 “직업과 상관없이 젊고 숙련된 인력을 호주로 유치할 때 그 이민자들이 호주 경제는 물론 연방정부 예산에 기여하는 바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일시적으로 부족할 수 있는 직종에 대해 영주비자를 제공하는 것으로 목표를 삼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누군가의 기술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척도로 높은 임금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그는 “지금까지 시행한 어떤 것보다 나은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코츠 연구원은 ‘비즈니스 혁신 및 투자’(Business Innovation and Investment) 명목의 비자를 폐지하고 다른 기술이민 목록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제시했다. 지난해의 경우 이 프로그램으로 총 1만1,000건의 비자가 발급됐다. 이는 전체 영구이민의 14%를 차지한다.
이 비자는 ‘기업인, 투자자 또는 사업주’를 대상으로 한 비자 카테고리이며, 호주 내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한다. 하지만 코츠 연구원은 “이 같은 목적에도 불구, 이 비자 프로그램은 정부가 목표로 하는 이들을 유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의 경우 ‘영어에 능통하지 못하고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며 또한 나이가 많은 경향’이 있다.
그라탄연구소는 이 같은 비자 프로그램 변경을 통해 연방정부는 연간 30억 달러정도의 세수를 추가로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기술 부문 비자,
보다 빠른 처리과정 필요
또한 현재 각 업계에서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기술인력 부족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호주 정보기술협의회인 ‘Tech Council of Australia’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컴퓨터 네트워크 관리자, 기타 고도의 숙련 역할에 대한 인력 수요가 지난 10년 가까이 되는 동안 다른 분야의 두 배 속도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전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 당시 연간 16만 명 선으로 설정됐던 영구이민 수용 규모가 20만 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 : Pixabay / geralt
동 협의회의 케이트 파운더(Kate Pounder) 최고경영자는 “현재 각 업계는 이민 프로그램의 전체 규모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이들이 기대하는 가장 큰 변화는 기술인력 확보를 위한 보다 빠른 비자처리 과정”이라며 “우리 부문(IT 기술 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해외에서 유치하는 인력의) 절대적인 상한선이 아니라 이들이 호주로 빠르게 입국할 수 있게 하는 신속한 비자처리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경우에는 6개월, 또는 9개월이 걸리기도 한다”는 지적이다.
■ 연간 영주비자 발급 건수
▲ Permanent visas
1997-98년 : 67,000
1998-99년 : 68,000
1999-20년 : 70,000
2000-01년 : 81,000
2001-02년 : 93,000
2002-03년 : 109,000
2003-04년 : 114,000
2004-05년 : 120,000
2005-06년 : 143,000
2006-07년 : 148,000
2007-08년 : 159,000
2008-09년 : 171,000
2009-10년 : 169,000
2010-11년 : 169,000
2011-12년 : 185,000
2012-13년 : 194,000
2013-14년 : 191,000
2014-15년 : 189,000
2015-16년 : 189,000
2016-17년 : 183,000
2017-18년 : 162,000
2018-19년 : 160,000
2019-20년 : 140,000
2020-21년 : 160,000
▲ Projected permanent visas
2021-22년 : 160,000
2022-23년 : 200,000
Source: Department of Home Affair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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