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격 상승으로 구입 경제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신규 개발회사들이 구매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주택 블록을 작게 하고 있다. 호주 통계청(ABS)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 사이 호주 주택의 평균 부지 크기는 13%가 작아졌다. 사진은 멜번 서쪽 외곽의 아인스버리(Eynesbury)에 새로이 개발되는 주거단지. 사진 : 사진 : eynesbury.com.au
‘주택구입 경제성’ 문제로... 각 도시 신규 주택 부지, 10년 사이 13% 축소
높아진 주택가격으로 인한 구입 경제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주택 개발회사들이 이전보다 작은 규모의 신규 주택을 내놓고 있다. 멜번(Melbourne, Victoria) 외곽 교외지역(suburb)에 새로 선축되는 주택들은 대부분 보통의 호주 주택에 비해 작은 블록이다.
멜번 아우터 웨스트(outer west)의 멜튼 카운슬(Melton City Council)이 개발회사 ‘Resimax’의 주택단지 개발을 승인한 이후 아인스버리(Eynesbury)에 개발되는 신규 주택은 평균 700스퀘어미터에서 410스퀘어미터로 블록 크기가 크게 줄었다.
‘Resimax’ 사의 스티브 후커(Steve Hooker) 대표는 주택건축 비용이 지난 2년 사이 15~20%가 상승했으며, 구매자는 이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고자 더 작은 블록을 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이 지역에 거주하고자 하는 이들의 예산을 감안, 그들이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지금은 특히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후커 대표에 따르면 지역 특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주택 부지 규모를 줄이면 구매자들도 스퀘어미터 당 최대 1천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700스퀘어미터와 400스퀘어미터 사이의 차이를 보면 최대 30만 달러지만 보통 20만 달러 정도 가격이 내려가며, 이는 주택을 건축하는 데 소요된 비용의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개발회사 또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옥외 공간이 있다면...
작은 부지도 좋다”
앰버 케네디(Amber Kennedy)씨는 현재 2개 침실, 2개 욕실이 있는 320스퀘어미터 블록의 주택에서 파트너 및 10대 자녀 3명과 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아인스버리의 이 주택이 가장 완벽하다고 말했다. 공원 등 많은 열린 공간이 있기에 작은 블록의 주택이라 해도 불편이 없다는 것이다.
주택 블록이 작아지면서 인구밀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공공 서비스 기반 시설은 늘어나는 인구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해 개교한 아인스버리 초등학교. 내년 학기에는 이 학교의 학생 수용능력이 한계에 이른다. 사진 : Eynesbury Primary School
그녀는 “아이들이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 즉 농구코트나 놀이터 등 공공시설에 초점을 둔다면 거주하는 주택의 블록이 얼마나 큰지는 중요하다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녀는 멜번 서부 외곽의 병원, 학교와 같은 서비스 시설의 가용성에 대해 우려하면서 아인스버리와 웨리비(Werribee)를 연결하는 새로운 도로가 이 지역 거주민들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규모 주택, 증가 추세
호주 통계청(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자료에 따르면 호주 각 지역 수도의 평균 신규 주택 부지는 2012년 496스퀘어미터에서 2021년에는 432스퀘어미터로, 지난 10년 사이 13%가 작아졌다.
빅토리아 주 정부 개발계획부 데이터 또한 멜번 외곽의 인구성장 지역(suburb) 전반에 걸쳐 주택 블록이 작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7-08년 신규 주택 부지의 36%는 500스퀘어미터 미만이었다. 이 비율이 2021년에는 89%로 늘어났다.
멜번 외곽의 인구성장 지역은 거의 절반이 멜튼(Melton), 윈엄(Wyndham) 등 도심 서쪽에 위치해 있다.
높아진 인구밀도로
공공서비스 압박
대도시 외곽 지역 개발 및 성장을 지지하는 민간기구 ‘National Growth Areas Alliance’(NGAA)의 브론웬 클라크(Bronwen Clark) 최고경영자는 도시 외곽지역에 개발되는 신규 주택의 부지가 작아지게 되면 인구 밀도가 높아져 주요 공공 서비스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녀는 지난 해 8월 실시된 인구조사 자료를 인용, 지난 4년 사이 멜번 외곽 인구성장 지역(suburb)에 거의 10만 채의 주택이 건설되었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HomeBuilder’ 인센티브(신규 주택을 건설하는 이들에게 제공되는 2만5,000달러의 보조금)의 영향이 모든 인구성장 교외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았고, 기록적 수준의 토지 판매 및 건축 승인이 이어짐에 따라 거주인구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주택가격에 부담을 느낀 예비 구매자들이 작은 규모의 부지를 원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사진은 아인스버리에서 매물로 나온 한 주택. 사진 : BarryPlant
반면 그에 따른 인프라 요구는 충족되지 못했고 또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정부 계획도 나오지 않은 실정이라는 클라크 CEO는 “이들 외곽지역의 주요 관심사는 도로, 대중교통 및 학교”라고 덧붙였다.
아인스버리 소재 학교들,
이미 학생수용 능력 도달
에비 헝거포드(Ebbie Hungerford)씨는 지난해 개교한 아인스버리 초등학교(Eynesbury Primary School)의 학부모 위원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그녀는 “입학생 거주 구역이 지정된 이 학교의 학생수용 능력이 한계에 달했으며, 2023학년도 입학 예정 학생 수는 이미 꽉 차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아인스버리의 경우 새로운 인기 거주지역으로 부상했으며 긴밀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어 공립학교 학생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 호주 각 도시의 평균 주택 부지
(연도 : 평균 부지. 단위-스퀘어미터)
2012년 : 496
2013년 : 481
2014년 : 471
2015년 : 463
2016년 : 466
2017년 : 454
2018년 : 447
2019년 : 442
2020년 : 433
2021년 : 432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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