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실업률이 전월(7월)에 비해 0.1%포인트 상승한 3.5%로 집계됐다. 호주 통계청은 이 같은 실업 수치 증가에 대해 일자리를 구하려는 이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사진은 직원을 구하는 한 소매점의 알림판. 사진 : Unsplash
10개월 만에 실업자 수치 다소 상승, 7월의 0.1%포인트 상승에서 역전
8월 호주 실업률이 전월 3.4%에서 3.5%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치가 높아진 것은 2021년 10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수치 상승은 지난 7월, 기본적으로 4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3.5%에서 3.4%로 하락한 요인을 역전시킨 것이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은 8월 실업률을 집계하면서 경제 전반에 3만3,5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된 것으로 추산했으며, 구직자 수가 증가함으로써 실업률이 다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일하는 아몰 말라(Amol Malla)씨는 최근 드론(dron) 기술 회사인 ‘DroneShield’의 새로운 컴퓨터 비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자리로 이직했다. 이 회사는 지난 2년 사이 급속하게 성장, 직원 수가 2배(호주 50명, 미국 10명)로 늘어났다.
말라씨는 “올해 초 채용 담당자로부터 몇 차례 전화가 왔고, 이 분야에서 내 기술의 수요가 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DroneShield’로 이직하면서 약간의 급여 인상과 일부 스톡 옵션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본인의 기술 분야가 고용시장에서 다소 냉각되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 “아직 이 기술 부문의 수요는 있지만 고용주는 채용하려는 대상에 대해 훨씬 선택적이 되고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지난 9월 15일, ABS가 내놓은 실업률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직장을 옮기는 근로자 비율은 지난 10년 사이 최고 수준에 달했으며, 일자리 수는 사상 처음으로 실업자 수를 초과했다.
특히 호황을 누리는 광업 부문에는 많은 일자리가 있다. 서부호주(Western Australia) 주 기반으로 광산 현장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MLG OZ’ 사의 머리 레이히(Murray Leahy) 대표는 약 700명의 직원 및 230명의 계약자와 함께 170대의 트럭을 비롯해 수백 개의 광산 관련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레이히 대표는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고객 기반이 있으며, 이에 따라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에게 가장 큰 문제는 장비를 작동할 수 있는 근로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현재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감안할 때 200명의 새 근로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노동시장 참여율 상승...
전염병 여파, ‘장기화’
8월 실업률은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기 시작했기에 상승한 것이다. 노동시장 참여율은 지난 7월 급격한 하락에서 지난달에는 66.6%로 다시 반등했다. 이는 6월 최고 수치를 뛰어넘은 것이다.
글로벌 컨설팅 사 ‘KPMG’의 수석 경제연구원 브렌던 린(Brendan Rynne) 박사는 이처럼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계절적(병가, 휴일)일 뿐 아니라 구조적(생계비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증가하는 가계비용 압박을 상쇄하고자 근로연령 인구가 추가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AMP Capital’의 다이아나 무시나(Diana Mousina. 사진) 선임 연구원. 그녀는 호주 실업률이 3.2%까지 하락한 후 내년에는 점차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호주 중앙은행(RBA)의 분석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ANZ 은행의 캐서린 버치(Catherine Birch) 선임 경제연구원도 “이런 요인이 많은 이들을 여러 직업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보았다. 그녀는 ABC 방송 ‘Businese’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직장에서 원하는 만큼 일을 하지 못하는 이들의 경우 추가로 일할 수 있는 직장을 구하는 것이 아주 쉽다”고 말했다.
ABS 자료에 따르면 지난 달(8월)의 경우 전반적으로 근무 시간은 다소 나아졌지만 이전처럼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다. ABS의 로렌 포드(Lauren Ford) 노동통계 책임자는 “COVID-19 및 기타 질병으로 인한 근로자 결근은 8월 근무시간에 계속 반영됐다”고 설명한 뒤 “질병으로 인해 근무시간이 줄어든 이들의 수는 8월에도 증가한 상태로 약 76만 명에 달했다”며 “이는 일반적으로 겨울 시즌이 끝날 무렵 볼 수 있는 수치의 약 두 배”라고 말했다.
“낮은 실업률,
향후 계속되지는 않을 것”
글로벌 투자은행 ‘AMP Capital’의 다이아나 무시나(Diana Mousina) 선임 연구원은 “최근 수개월 수치에서 실업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노동인구의 낮은 이용률(underutilisation rate)이 1982년 이후 9.4%로 변함이 없음을 의미한다”면서 “(지금의) 고용성장의 힘이 앞으로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자리) 공석과 같은 고용 성장의 일부 선행 지표가 (약간이기는 하지만) 완화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무시나 연구원은 호주의 실업자 비율은 여전히 3.2%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실업률이 올해 말까지 최저 3.25% 하락한 후 2023년에는 점차 상승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호주 중앙은행(RBA)의 예측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런 반면 커먼웰스은행(Commonwealth Bank) 스티븐 우(Stephen Wu) 연구원은 노동력 공급이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노동시장이 정점에 이르렀다는 징후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사이트의 일자리 공석 지수와 ANZ 은행 구인 광고로 측정한 최근 몇 달 간의 채용 활동은 대체로, 옆으로 광범위하게 추적됐다”고 지적하면서 “노동계정 데이터에는 노동력 조사 범위를 벗어난 단기 비거주 노동자(배낭여행자나 유학생 등)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들의 수는 올해 2분기 약 3만3,000명으로, 2021년 거의 0명에서 증가하기는 했지만 전염병 대유행 이전의 약 13만 명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수이기는 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합법적 노동이 가능한 이들 단기 이민자는 정부의 월변 고용지표에 포함되지 않는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