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산업 부문에서 노동력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인광고에 제시된 급여 인상률은 여전히 견고한 편이지만 이는 신규 직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반적인 급여 성장은 물가상승 수치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사진 : Pixabay / public domain
호주 통계청의 ‘Wage Price Index’, 지난 9월까지 연간 3.1%로 예상보다 높은 편
구직사이트 ‘Seek’의 광고된 급여 지수, “보다 강한 반면 신입사원 급여만 반영...”
현재 각 산업 부문에서의 노동력 수요가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구인광고에 제시된 급여는 연간 4%씩 증가하고 있다. 다만 이는 올해 들어 신규 직원 모집에서 제시된, 인상된 급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하고 훨씬 더 공격적인 이자율 인상을 강요하는 ‘임금-물가 상승의 악순환’(price-wage spiral)을 경계하는 가운데, 호주 최대 구인구직 사이트 ‘Seek’가 내놓은 데이터는 임금 관련 공식 데이터에서 보여주지 못한 위안을 제공한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의 최근 임금물가지수(Wage Price Index. WPI)에 따르면 인금상승률은 지난 9월까지 연간 3.1%로 대부분 경제학자들의 예상보다 높았다.
‘Seek’의 구인광고에 제시된 급여 지수는 더 높은 인상률을 보인다. 하지만 이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 신입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임금을 반영할 뿐이다.
각 기업의 채용 담당자,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직장을 옮기는 것이 더 높은 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이직하려는 이들이 기대했던 올해 초반처럼 급여 상승이 강력하지는 않다는 진단이다.
‘Seek’의 매트 코길(Matt Cowgill) 선임 경제연구원은 “구인광고에 명시된 급여 증가율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매월 약 0.4%씩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지만 연간 성장률은 올해보다 2021년도 일어난 것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호주 최대 구인구직 사이트 ‘Seek’의 연도별 광고된 급여 인상 그래프. 이 회사의 매트 코길(Matt Cowgill) 선임연구원은 급여 성장률이 올해 초 정점에서 약간 완화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 : Seek
이어 그는 “광고된 급여에 대한 월별 성장률 안정성이 아마 최고점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구인광고 상의 급여인상 비율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생활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그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거시 경제 전문가 팀 베이커(Tim Baker) 연구원은 호주의 경우 미국 등 다른 경제권에서 인플레이션을 고착화할 위험이 있는 이른바 임금 대란(wages breakout)을 피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족했던 노동력,
공급 숨통 트여
베이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이전에 직업을 갖고자 하지 않았던 더 많은 이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함으로써 노동력 수요 증가에 대응한 것이 주요 이유”라고 가정했다.
“호주는 대부분의 앵글로 국가들에 비해 더 풍부한 노동력을 갖고 있다”는 그는 “영국과 북미 전역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여전히 COVID 이전 수준보다 훨씬 낮은 반면 뉴질랜드는 최근에 활기를 띠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G10 전반에 걸쳐 노동시장 참여율(COVID 이전 수준)과 임금상승 사이에는 확고한 (부정적) 관계가 있다”고 보았다.
베이커 연구원은 또한 호주의 임금성장률이 극히 낮은 실업률보다 저조한 이유로 “팬데믹으로 인한 공공부문의 고용 만연” 때문으로 분석했다. “민간부문 고용주는 수요 조건에 따라 급여를 변경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많은 반면 공공부문 임금 설정은 보다 엄격하다”는 것이다.
그의 이 같은 진단은 실제로 지난 분기(-0.9%)와 지난해(-1.5%) 공무원 구인 광고에 제시된 급여 패킷을 보여주는, ‘Seek’의 광고급여지수(Seek's advertised salaries index)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분석한 일부 국가별 노동시장 참여율. 팬데믹 사태 이후 노동 참여율과 임금상승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프 : Deutsche Bank
교육 및 훈련(1.2%), 요양 및 의료(3.2%), 지역사회 서비스(3.3%)와 같이 정부가 지배하거나 대부분 공적 자금이 지원되는 다른 부문도 지난 1년 동안 평균 임금 증가율을 밑돌았다.
한편 구인광고에 명시된 급여가 가장 크게 증가한 분야는 무역거래 및 서비스(6.2%), 행정 및 사무지원(5.6%), 디자인 및 건축설계(5.5%), 제조-운송-물류(5.4%) 부문이었다.
■ 구인광고에 제시된 산업별 급여 상승률
(산업 부문 : 2021년 10월에서 2022년 10월 사이 / 2022년 7월에서 10월 사이)
Trade & Services : 6.2% / 1.7%
Administration & Office Support : 5.6% / 1.4%
Design & Architecture : 5.5% / 0.5%
Manufacturing, Transport & Logistics : 5.4% / 1.2%
Insurance & Superannuation : 4.8% / 3.0%
Construction : 4.7% / 2.6%
ICT : 4.6% / 0.6%
Call Centre & Customer Service : 4.6% / 1.1%
Mining, Resources & Energy : 4.6% / 0.6%
Accounting : 4.2% / 1.0%
Engineering : 4.0% / 0.0%
Hospitality & Tourism : 4.0% / 1.3%
Retail & Consumer Products : 3.8% / 1.6%
Real Estate & Property : 3.8% / 0.2%
Sport & Recreation : 3.4% / 1.0%
Community Services & Development : 3.3% / 1.9%
Healthcare & Medical : 3.2% / 1.3%
Marketing & Communications : 2.9% / 0.1%
Human Resources & Recruitment : 2.9% / 1.3%
Sales : 2.7% / 1.0%
Banking & Financial Services : 2.4% / -0.1%
Legal : 2.1% / 1.4%
Science & Technology : 2.0% / 0.2%
Education & Training : 1.2% / 0.4%
Consulting & Strategy : 0.9% / -0.6%
Advertising, Arts & media : 0.3% / -1.2%
Government : -1.5% / -0.9%
-The public service was the only sector where advertised salaries went backwards.
Source : Seek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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