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노사관계 개혁 1).jpg

노동당 정부가 우선 정책으로 삼았던 노사관계 개혁 법안이 하원에서 가결됐다. 사진은 지난 12월 2일(금) 이른 아침, 정부의 노사관계 개혁 법안이 가결되기 전,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고용부 토니 버크(Tony Burke) 장관. 사진 : Sky News 방송 화면 캡쳐

 

“노동당 정부의 정치적 승리...”, 급여 상승-생산성 향상 주장에 야당 및 재계는 반발

 

연방 노동당 정부가 올해 내에 완료하려 계획한 정책의 핵심인 산업관계 관련 법안이 장시간의 토론 끝에 지난 12월 2일(금) 이른 아침, 하원에서 가결됐다. 정치권에서는 올해 안에 법안이 승인되기를 원했던 현 집권 여당의 정치적 승리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 법안의 가결로, 정부가 보다 많은 호주 근로자들의 주머니를 더 두둑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임금 및 직장 내 노사 관계에서도 상당히 실질적인 일련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초, 고용관계(Workplace Relations)를 담당하는 토니 버크(Tony Burke) 장관은 노동당 정부가 들어선 이후 계획한 ‘보다 안전한 일자리-더 나은 급여’를 핵심 내용으로 한 새 법안(‘The Secure Jobs, Better Pay bill’)을 의회에 상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한국신문 11월 4일자 기사 참조).

이날(12월 2일) 아침, 법안이 하원에서 가결되자 앤서니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노사관계 개혁은 근로자들의 급여와 생산성 향상을 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로자는 물론 기업의 승리”라고 말했다.

총리는 “오늘은 전염병 사태의 영웅들, 청소 및 장애 노동자, 고령자 돌봄 인력, 유아교육자들의 승리”라면서 “그들은 정부는 물론 국민들로부터 감사의 말을 들었지만 그 이상을 받을 자격이 있고 또한 더 나은 근무조건과 더 나은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야당의 피터 더튼(Peter Dutton) 대표는 “노동조합이 노동당 정부에 지불한 계약금에 대한 매우 중요한 보답”으로 간주하면서 “호주의 모든 비즈니스 그룹이 이 법안에 반대해 왔다”고 말했다.

이번에 하원에서 가결된 노사관계법의 주요 사항을 알아본다.

 

■ Multi-employer bargaining

정부가 노사관계 개혁 방안을 내놓았을 때 가장 논란이 많았던 부분이 복수 사용자 협상(multi-employer bargaining. 해당 산업-직종별 단체 협상)이었다. 이는 지난 몇 개월 동안 노동조합과 재계 사이에 상당한 의견 충돌이 이어진 바 있다.

이 법은 기본적으로 노동조합이 여러 유사한 사업체에 적용되는 임금협상을 훨씬 수월하게 논의하도록 만든다. 가장 일반적인 예는, 많은 근로자가 일하는 보육 및 노인 간호와 같은 부문이다.

 

종합(노사관계 개혁 2).jpg

노동당 정부가 상정한 노사관계 개혁을 담은 새 법안은 지난 12월 1일 하원에서 장시간의 토론이 이어졌으며 다음날 이른 아침 가결됐다. 사진은 하원 의회에서 이 법안을 토론하는 의원들. 사진 : Sky News 방송 화면 캡쳐

   

물론 모든 기업이 이 복수 사용자 임금협상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법에서는 20명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업체는 제외되며 50명 미만 근로자가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추가 장애물이 있다. 아울러 현재의 기업 계약(근로자와 고용주 사이에 협상된 기존 급여 계약)이 있는 모든 비즈니스 또한 제외된다.

재계는 두 가지 우려 사항을 제기하며 이 같은 변화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우선, 이 같은 임금협상이 사업에 미칠 수 있는 비용 관련 문제로, 이는 상당히 복잡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고용주가 바라는 바와 달리 임금협상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 JobSeeker deal

이 부분은 실제로 임금협상의 일부는 아니지만, 그것의 결과이기도 하다. 노사관계 개혁을 담은 법안이 상정되었을 때 무소속의 데이빗 포코크(David Pocock) 상원 의원은 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것을 전제로 정부와 긴 협상을 벌여야 했다. 그리고 포코크 의원은 성공적으로 법안의 몇 가지 조정과 정부의 소득지원 지급(income-support payments)에 대한 별도의 연례 검토를 주장했다.

그의 성공적 주장은, 모든 예산에서 앞으로 2주 후 독립 전문가 패널이 구직자 수당(Jobseeker), 고령연금 및 장애지원 연금과 같은 보조금 지급에 대한 검토 결과를 내놓을 것임을 의미한다.

물론 정부는 이 독립 패널이 제시하는 의견을 받아들일 의무는 없지만 포코크 의원은 “정부가 전문가 패널의 의견을 무시하기로 하는 선택을 한다면, 그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엄포(?)을 놓은 상태이다.

 

■ 그렇다면,

임금이 인상되는 시점은

정부는 이 법안을 내놓을 당시,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의 주된 주장은 지난 수년 동안 고용주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새로운 임금협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호주의 산업관계법(Industrial Relations Law)이 가진 문제 때문이다.

정부는 이 법을 통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하고 있다. 하나는, 노사관계법이 가진 문제 중 일부를 수정하는 것이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Fair Work Commission)가 제안한 임금협상이 공정한지를 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better off overall test’라고 알려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종합(노사관계 개혁 3).jpg

이번에 가결된 새 법의 주요 부분 중 하나는 복수 사용자 협상(multi-employer bargaining)으로, 각 근로자의 해당 산업-직종별 단체 협상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다만 이는 근로자 수 등 기업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은 근무조건 개선 및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의료 부문 근로자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또 하나는, 복수 사용자 협상이라는 변경을 통해 더 많은 임금협상이 성사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복수 고용주 협상에 묶일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근로자와 직접 새로운 임금 계약을 빠르게 처리할 것이라는 기대이다.

따라서 지난 수년 동안 이미 만료된 임금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사업체의 경우(상당 비율의 호주 기업들이 해당된다), 이의 변경 절차에 착수하는 고용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임금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이 빠르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몇 개월 또는 몇 년이 될 수도 있다.

 

■ Pay secrecy

새로운 노사관계법안이 나왔을 때 모든 부분이 복수 사용자 협상만큼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번에 의회에서 가결된 법은 근로자들이 더 이상 자신의 임금을 비밀로 유지하도록 강요받지 않게 했다.

이제까지 일부 고용주는 근로자 개개인과 임금 계약을 체결하면서 ‘급여 비밀 조항’(pay secrecy clauses)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이는 근로자들이 동료와 급여를 이야기하고 서로의 임금을 비교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새 법에 따라 근로자들은 해당 정보를 동료와 공유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 Flexible working

이번 법에 따라 변화되는 또 다른 핵심 부분은 유연한 근무 방식(flexible working arrangements)에 대한 근로자들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이는 특히 돌보아야 할 가족 또는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큰 변화가 될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이 근로자와 논의하여 유연한 근무시간을 적용하기도 했지만 이번 법은 근무 유연성에 대해 선뜻 수용적이지 않을 수 있는 고용주를 대상으로 한다.

새 법은 가정 내 돌봄 의무가 있는 근로자가 자신의 업무와 균형을 맞추고자 유연한 근무시간 요청에 대해 고용주가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정부는 “고용주와 근로자가 이상적으로 협력하여 해결책을 찾기 원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 즉 고용주가 근로자의 유연한 근무시간 요청을 일방적으로 거부하면 근로자는 이를 공정근로위원회(FWC)에 제기하고, FWC의 중재를 받을 권리를 갖게 된다.

 

■ Fixed-term contracts

노사관계 개혁에서 정부가 목표로 삼은 또 다른 영역은 기간제 고용계약(fixed-term contracts)의 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근로자들과 6개월 또는 1년의 고정 기간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대신 고용주는 이제 최대 2년 연속 계약(maximum of two consecutive contracts) 또는 2년에 걸친 계약(contracts that span two years)만 가능하다.

노동당은 이 규정이 더 많은 이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이에 따라 고용 안정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노사관계 개혁 1).jpg (File Size:73.4KB/Download:17)
  2. 종합(노사관계 개혁 2).jpg (File Size:86.4KB/Download:22)
  3. 종합(노사관계 개혁 3).jpg (File Size:76.5KB/Download:25)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201 호주 증가하는 사립학교 입학생... 공립학교 교육에 비해 나은 것이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200 호주 NSW State election- “여성 후보 확보하지 못한 자유당, 승리 힘들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9 호주 “올해 호주인 해외여행자, 전염병 사태 이전 수준의 기록적 한 해 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8 호주 1월 24일부터 광역시드니 유료 도로 통행료 보조금 환급 시작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7 호주 World's busiest flight routes... 서울-제주 구간, ‘가장 많은 이용객’ 노선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6 호주 NZ 자신다 아던 총리, ‘깜짝’ 사임 발표, 후임은 힙킨스 교육부 장관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5 호주 전국 주택임대료 10.2% 상승... 최상위-하위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4 호주 NSW 주, “파트너 폭력 이력 확인 가능한 ‘Right To Know’ 시행하겠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3 호주 백신자문 패널 ATAGI, 겨울 시즌 앞두고 다섯 번째 추가접종 고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2 호주 지난해 12월 일자리 수 크게 사라져... 실업률 3.5%로 소폭 상승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1 호주 간헐적 음주,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것에 비해 우울증 위험 낮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90 호주 가중되는 생활비 압박, 호주 중산층의 자선단체 지원 요청도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1.25.
6189 호주 2023년 1월 1일부터 적용된 새로운 규정, 어떤 것이 있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8 호주 COVID가 가져온 가정-직장생활의 변화, “Pandora’s box has been opened”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7 호주 부자 부모에게서 태어난 ‘금수저들’, 향후에도 부 누릴 가능성 높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6 호주 전 세계 ‘파워풀 여권’은... 호주, 무비자 방문 가능 국가 185개 국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5 호주 2023년 호주 부동산 전망... 투자용 주택 구입에 좋은 시기일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4 호주 높은 인플레이션-생활비 부담 가중 속, 호주 최상위층 부는 더욱 늘어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3 호주 지난해 11월의 카타르 월드컵 열기, 올해 7월 호주-뉴질랜드서 이어진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2 호주 “주 전역의 포커머신 수 줄이고 1회 도박 액수도 500달러로 제한할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1 호주 2022년도 최저가-최고가 중간 주택가격을 기록한 스트리트는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80 호주 “페로테트 주 총리의 나치 복장 험담, 끔찍한 겁쟁이들이 하는 것”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79 호주 NSW 주의 첫 주택구입자 ‘토지세 제도’, 이달 16일부터 시행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78 호주 호주 국민 68%, 지난해 홍수 등 ‘자연재해’로 선포된 지역에 거주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77 호주 2022년도 호주 부동산 시장... 주택가격 하락폭 가장 높았던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1.19.
6176 호주 호주 크리켓 레전드 셰인 완, 2022년도 검색 엔진 ‘Google’의 최다 주제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5 호주 시드니 시티, 엔터테인먼트 구역 ‘안전’ 보장하는 ‘퍼플 플래그’ 시험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4 호주 COVID-19 PCR 테스트, 2023년부터 의료진 의뢰 있어야 가능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3 호주 호주 남동부 지역에 집중됐던 수차례의 홍수와 태풍, 이제 끝날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2 호주 “NSW 주 학부모들, ‘Back to School’ 바우처 신청하세요”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1 호주 Best place to watch New Year's Eve Fireworks Sydney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70 호주 부동산 매매 소요기간 분석... 호주 전역의 주택 구입자 인기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9 호주 차세대 COVID-19 백신,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끝낼 수 있을까...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8 호주 NSW 주 정부, 임차인 대상의 ‘임대료 입찰 행위’에 ‘불법화’ 조치키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7 호주 높은 인플레이션, 모기지 차용인-저소득층-고령자 가정에 가장 큰 타격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6 호주 NSW 주 여성안전부, ‘성-가정폭력’ 근절 위한 5개년 계획안 마련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5 호주 호주 가계지출 1.1%로 ‘아직은’ 견고하지만... 9월 분기 GDP 성장 ‘미약’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4 호주 술고래들, “취할수록 본인 스스로 얼마나 취했는지 깨닫지 못한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3 호주 ‘Broken heart’... 심장마비 의심 환자 10명 중 약 1명은 ‘타코츠보 증후군’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6162 호주 중-저가 부동산 비해 상위 가격대 주택들, 주택시장 침체에 더 크게 반응 file 호주한국신문 22.12.15.
» 호주 호주 근로자들 지갑, 더 두둑해질까... 노동당 정부의 새 노사관계법, 하원 가결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60 호주 영어 외 언어로 된 구인광고 절반 이상의 제시 급여, 최저임금에 못 미쳐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9 호주 주택시장 침체 1년... 내년에는 가격 오를까? “답은 이자율에 달려 있다”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8 호주 NSW 주 정부 ‘농업관광’ 관련 규제 완화... 농장주들, 추가 수입 가능해졌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7 호주 시드니, 전 세계 172개 도시 중 ‘생활비 가장 높은 도시’ 열 번째에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6 호주 호주 중앙은행, 8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 현금 이자율 3.1%로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5 호주 구인광고에 제시된 급여, 아직 견고하지만... 생활비 상승에는 여전히 뒤져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4 호주 NSW 주 반려견들, “보다 공격적”... 무책임한 사육자-COVID 상황서 기인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3 호주 CB 카운슬의 새 도시계획, ‘Australian Urban Design Awards’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8.
6152 호주 본다이에서 바이런으로... 광역시드니 부유 교외지역 인구, 점차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2.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