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광역시드니의 주말 경매 낙찰률이 상승하면서 주택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제기되고 있다. 이달 시드니 주말 경매 거래 비율은 2월에 비해 더욱 높아졌으며, 일부 지역은 거의 80%에 이르는 낙찰률을 기록했다. 사진 : ABC 방송 ‘The Business’ 방송 화면 캡쳐
시드니 시티-이너 사우스 지역 경매 낙찰률, 2월 평균에 비해 높은 79.9% 수준
대부분 지역 주말 경매 낙찰률, ‘안정적 부동산 시장 상황’ 기준인 60% 이상 달해
지난해부터 호주 전역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이어오는 상황에서 점차 주택가격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 부동산 시장을 주도하는 광역시드니의 경우 일부 지역은 호황에 가까운 시장 상황을 경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시장 침체의 끝에 도달했다는 보장은 없지만 첫 주택구입자를 대상으로 한 일정 가격 이하 주택에 대한 토지세 선택(비용 부담이 큰 인지세와 달리 연간으로 납부하는), 지난해 침체기를 겪으면서 크게 하락한 가격, 여기에다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 부족으로 지난달에 비해 이달에는 보다 강력한 판매 결과가 나타났다.
부동산 정부회사 ‘도메인’(Domain) 데이터를 보면 지난 2월 시드니 지역 주말 경매 낙찰률은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69%를 기록했지만 일부 교외지역에서는 70%에서 80%의 거래 비율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시드니 시티 및 이너 사우스 지역(inner-south region)의 주말 경매 낙찰률은 2월에 비해 9%포인트 높은 79.9%의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블랙타운(Blacktown. 76.3%)과 동부 외곽(eastern suburbs. 74.8%), 및 이너 웨스트(inner west. 73.3%)에서도 매우 높은 낙찰률을 기록했다. 경매 시장에서 60%의 낙찰률은 부동산 시장이 변화 없이 이어지고 있음을 뜻하며 70% 이상의 거래 비율은 시장 활황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광역시드니 대부분 지역(region)의 주말 경매 또한 ‘안정적 주택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시장 상황 기준인 60% 이상의 거래 비율로 집계됐다.
최근 부동산 컨설팅 사인 ‘코어로직’(CoreLogic) 자료에 따르면 지속된 구매자 수요로 인해 광역시드니 주택가격은 3월 15일까지 이전 4주 사이 0.8%가 높아졌다.
그런 반면 ‘코어로직’은 부동산 시장이 아직 바닥에 이르지 않았으며, 침체 상황이 더 이어질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이는 호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이전의 이자율 상승효과가 아직 시장 전반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실업률 증가와 가계재정 부담에 따른 소비 감소로 올해 호주 경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국 체인 부동산 중개회사 ‘BresicWhitney’ 사의 토마스 맥글린(Thomas McGlynn) 최고경영자는 낮은 공급 물량, 첫 주택구입자 인센티브를 포함해 강한 ‘호황’ 조건을 주도하는 요인들이 복합돼 시드니 주택시장 회복 조짐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달 첫주 경매에서 311만 달러에 낙찰된 뉴타운(Newtown) 소재 5개 침실 주택. 잠정가격에 36만 달러 높아진 가격으로, 적은 공급 상황에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낙찰가격도 침체 이전 수준을 따라가고 있다. 사진 : Belle Property Annandale
올해 1월 16일부터 NSW 주의 첫 주택구입자들은 주택 구입시 인지세 납부 대신 토지세를 선택하는 경우 최대 6만6,000달러를 덜 지출할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이 제도를 이용하기 위한 가격한도인 150만 달러 주택에 대해서는 엄청난 수요가 발생했고, 거래 또한 활발했다. 앞서 NSW 주 재무부는 ‘토지세 선택’이 눈에 띄는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맥글린 CEO는 “높은 인플레이션, 글로벌 경제 상황 등 우리(호주)가 직면한 여러 거시경제 조건을 배제한다면, 현재의 주말 경매 낙찰률은 ‘부동산 시장 호황기’와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많은 예비 구매자들은 RBA의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동산 경매 회사인 ‘Cooleys’ 사의 마이클 가로폴로(Michael Garofolo) 경매사는 “현재 부동산 시장에는 판매하려는 이들에 비해 예비 구매자가 더 많으며, 이는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구입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재고가 적기에 판매자 입장에서는 매각에 좋은 시기가 아닐 것이지만 구매자에게는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며 “재고가 적다는 것은 판매자가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덧붙였다. 즉 지금과 같은 시기에 주택을 구입하면 시장 상황이 나아짐에 따라 조만간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가로폴로 경매사는 “낮은 가격대의 주택이 금리인상에 덜 영향을 받기에 저가 부동산 시장이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Ray White NSW’의 알렉스 파타로(Alex Pattaro) 수석 경매사는 구매자 수요가 강력하기에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이 늘어나더라도 가격을 하락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는 “현재 구매자 풀(buyer pool)은 매우 강하다”면서 “지난 한 달여 사이, 우리는 경매에 입찰하는 예비 구매자가 크게 증가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매물이 늘어나더라도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게 그의 예상이다.
반면, 투자은행 ‘AMP Capital’의 수석 경제학자 셰인 올리버(Shane Oliver) 박사는 “낙찰 결과의 개선은 전통적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발생하는 충돌의 일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침체 상황에서도 가격 오름세와 하락세는 반복된다”는 그는 “현재 상황을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올리버 박사는 이어 “지금은 저렴한 가격대 주택을 찾던 이들의 억눌린 수요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타이트한 임대시장, 다시 시작된 해외에서의 인구 유입, 판매용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드니 지역 월별 평균 낙찰률을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 CoreLogic
현재 경제학자들은 향후 두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금의 위축된 부동산 시장에 계속 압력을 가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올리버 박사는 주택가격이 전국적으로 최고점-최저점 사이, 15%에서 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현재 주택가격이 바닥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전통적으로 주택가격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는 기준금리이며, 현재로서는 낮은 이자율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올리버 박사는 “이것이 부동산 시장을 예측하기 혼란스러운 이유”라고 말했다.
■ 올 2월 시드니 지역별 주말 경매 낙찰률
(Region : 낙찰률 / 연간 상승률)
City And Inner South : 79.7% / 9%
Blacktown : 76.3% / 5.5%
Eastern Suburbs : 74.8% / 4.1%
Inner West : 73.3% / 1.3%
Inner South West : 73.2% / 0.8%
North Sydney And Hornsby : 68.1% / 14.6%
Northern Beaches : 67.6% / -5.2%
Sutherland : 67.2% / -5.6%
Ryde : 66.9% / -3.5%
Outer South West : 66.7% / 7.4%
Baulkham Hills And Hawkesbury : 62.7% / -7.2%
Parramatta : 57.8% / -7%
South West : 51.7% / -16.3%
Central Coast : 44.2% / -16.8%
Outer West And Blue Mountains : 42.1% / -6%
Source: Domain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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