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일(토) 치러진 빅토리아(Victoria) 주 연방 아스턴 선거구(Division of Aston) 보궐선거에서 약 100년 만에 의석을 잃은 자유당 피터 더튼(Peter Dutton) 대표가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자유당 대표로 남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ABC 방송 정치 프로그램 ‘Insiders’에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더튼 대표. 사진 : ABC 방송 ‘Insiders’ 프로그램 화면 캡쳐
“자유당 대표로 남을 자격 있다” 주장... 턴불 전 총리, 현 자유당의 ‘우파 지향’ 지적
이달 첫날인 4월 1일(토) 치러진 빅토리아 주 아스턴 선거구(Division of Aston) 보권선거에서 노동당에 패한 피터 더튼(Peter Dutton) 연방 자유당 대표가 이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고 인정했다.
멜번 외곽의 아스턴 선거구는 100여 년에 걸쳐 자유당이 의석을 차지해 왔던 곳으로, 이번 보권선거에서 처음으로 노동당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
선거 캠페인 기간에만 해도 더튼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가 “의심의 여지없이 양당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판결”이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었다.
하지만 선거기 치러진 다음 날, 더튼 대표는 ABC 방송 정치 프로그램 ‘Insuders’에 출연, 자신의 시험이 실패했음을 시인했다.
더튼 대표는 지난 4월 2일(일) 아침,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이빗 스피어스(David Speers) 기자와의 대담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한다”며 “나는 당 대표이다. 그렇기에 선거 당일 그곳에 있었다. 이기든 지든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더튼 대표는 “하지만 여전히 자유당 지도자로 남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스턴 선거구는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알란 텃지(Alan Tudge) 의원이 갖고 있던 의석으로, 그의 퇴임 후 자유당은 6%의 스윙이 예상됨으로써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 (당내 내분 및 패배의 우려로 인한) 동요가 있었지만, 자유당이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던 터어서 패배의 충격이 컸다.
아스턴 의석을 내줌으로써 연방 자유당은 광역멜번 전역의 26개 의석 가운데 단 3개만 차지하게 됐다.
더튼 대표는 자유당이 “존 하워드(John Howard) 정부 이후 다른 지도자들을 거치면서 빅토리아(Victoria) 주에서 입지를 잃었다”고 언급한 뒤 “그 기반을 재건하기 위해 (자신이) 할 일이 있다”는 말로 대표직을 사임할 뜻이 없음을 드러냈다.
이날(2일) 아침,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전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016년(자신의 총리 재임 당시) 중도 성향의 줄리아 뱅스(Julia Banks) 후보와 함께 치솜 선거구(Division of Chisholm)에서 승리, VIC 주에서의 성공을 거둔 일을 상기하며 자유당 대표를 질책했다.
턴불 전 총리는 SNS에서 “이런 피터, 사실대로 말하시오. 자유당은 빅토리아에서 아주 적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며, 머독(호주 미디어 재벌이자 우파 성향의 루퍼트 머독을 가리킴) 언론이 부추기는 자유당은 점점 더 오른쪽으로(우익으로) 갔다는 것을.”(Jeez Peter — just tell the truth. Victoria is a small-l liberal state and the Liberal Party egged on by the Murdoch media has moved further and further to the right)이라고 썼다.
아스턴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노동당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총리는 이번 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더튼 대표의 정치 접근방식에 대해 (국민들이) 반대를 나타낸 신호”라고 말했다. 사진은 선거 다음날, 아스턴 선거구 매리 도일(Mary Doyle) 당선자와 함께 호주 방송들과 인터뷰를 하는 알바니스 총리.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말콤 턴불 총리 당시 더튼 장관은 자유당 대표직에 도전, 1차 경선에서 당시 턴불 총리에게 패한 바 있으며,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이후 턴불 총리는 스스로 대표직(집권 여당의 총리)을 사임한 뒤 우파 성향이 강한 더튼 의원을 의식, 당내 중도 온건파이자 재무부를 맡고 있던 스콧 모리슨을 지지해 모리슨 장관이 대표직을 맡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었다.
한편 아스턴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앤서니 알바니스(Amthony Akbanese) 총리는 이 결과가 “더튼 대표의 접근방식에 (국민들이) 반대를 나타낸 신호”라고 말했다. 총리는 “그는(더튼 대표는) 단지 모든 것(정부 정책)에 대해 ‘어니다’라고만 말할 뿐 그 어떤 해결책에도 참여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정치) 참여자가 아니라 호주 정치의 관찰자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바니스 총리는 “(집권 정부에 의해) 제안된 모든 정책에 대해 그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호주 국민들이 그에게 ‘아니다’라고 말했으며, 아스턴 선거구 유권자들 또한 그를 ‘아니다’라고 거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당, 자유당 내분에 의한
인지도 손상 ‘지적’
자유당과 연립을 구성하는 국민당(National Party. Nationals)의 데이빗 리틀프라우드(David Littleproud) 대표는 “이번 보궐선거는 궁극적으로는 지역 문제로 요약되지만 자유당은 더튼 대표의 ‘개인적 인신공격’(personal character assassination)으로 인해 아스턴에서 고통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중파 TV 방송인 ‘Nine Network’에서 “호주 정치가 해서는 안 되는 수준으로 기울었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는 그것보다 더 나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틀프라우드 대표는 “빅토리아 주 자유당 지부가 해당 지역에서 후보를 내보내지 않음으로써 자신들의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신나치주의자들(neo-Nazis)이 참여한 반트랜스젠더(anti-trans rights) 시위에 참석한 VIC 자유당의 모이라 디밍(Moira Deeming) 의원을 축출하려 한 이후 드러난 VIC 자유당 내분을 비난했다.
한편 더튼 대표는 ‘아스턴 선거구에서의 패배’와 ‘이 지역 유권자들 다수가 노동당 지지로 돌아선 원인’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튼 대표 또한 빅토리아 자유당의 명성이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에도 동의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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