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100인 이상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모든 기업의 남녀 임금이 온라인으로 공개된다. 이로써 성별 임금격차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좁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 freepik / pch.vector
WGEA, 민간 및 공공부문 직원 임금 온라인으로... 관련법, 의회서 승인
앞으로 10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모든 기업의 임금 데이터가 온라인에 공개됨으로써 각 사업장의 성별 임금격차를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연방정부의 새 관련법은 2024년 초부터 정부기구인 ‘Workplace Gender Equality Agency’(WGEA)로 하여금 민간기업 및 공공부문 직원들의 임금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WGEA는 이를 위해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만 아직은 사업체별 세부사항을 공개할 권한은 없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는 성별 임금의 중간 격차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WGEA의 매리 울드릿지(Mary Wooldridge) 최고경영자는 성별 임금격차 공개는 기업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성 평등을 우선시하는 제도적 장치가 늦었을 수도 있지만 성별 임금격차 공개는 고용주들로 하여금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 자료에 따르면 현재 호주의 성별 임금격차는 평균 13.3%이다.
WGEA은 현재 남성이 1달러의 수입을 올릴 때 여성은 87센트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한다. 결국 정규직 여성은 남성 동료에 비해 한 주(per week)에 253.50달러, 연간 1만3,000달러 적은 수입을 얻는 셈이다.
연방정부 재정, 공공서비스 및 여성부를 담당하는 케이티 겔러허(Katy Gallagher) 장관은 남녀 임금 전망과 관련, “이 격차가 해소되려면 26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번에 승인된 관련법은 이 기간을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투명성과 책임감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지만,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개혁을 추진하는 조치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성차별 위원회(Sex Discrimination Commission)의 케이트 젠킨스(Kate Jenkins) 위원도 “이 변화는 여성의 경제적 안정성 향상에 있어 중요한 단계”라면서 “이번 새 법은 또한 기업, 산업계, 정부가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5개 업종을 보여주는 그래프. 전문직, 보건 및 공공서비스, 금융 등 일부 산업 여성의 경우(정규직 기준), 동료 남성에 비해 20% 이상 적은 임금을 받는다.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verage Weekly Earnings, Australia November 2022
호주소매업협의회(Australian Retailers Association)의 폴 자라(Paul Zahra) 회장은 호주 소매업계가 15%에 달했던 임금격차를 줄이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 공동체는 각 업체들이 이 격차 해결에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업들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도록 데이터가 발표되기 전, 충분한 통지가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울드릿지 CEO는 모든 고용주는 공개된 성별 임금격차와 함께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과 설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야당(자유-국민 연립) 내각 여성부를 담당하는 수잔 레이(Sussan Ley) 의원은 “임금격차가 좁혀지는 동안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야당도 이 문제(성별 임금격차)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의회는 이 격차를 좁히는 데 있어서는 하나인 상태”라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