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 사회복지 단체 협의회인 ‘NSW Council of Social Service’(NCOSS)가 관련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새 연구 결과 NSW 주 전역의 빈곤선 이하 생활자는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Pixabay / selenee51
NSW Council of Social Service 주도 연구 결과... ‘생계유지’ 위해 고군부투
시드니 서부(western Sydney)에 거주하는 펠리시타 소리아노(Felicita Soriano)씨는 고령연금을 받고 있지만, 근래 생활비가 급격하게 치솟은 상황에서 이 연금으로는 ‘겨우 입에 풀칠 할’ 정도(it's barely enough to make ends meet)이다.
소리아노씨는 “그렇기에 연금을 받는 날에는 이 돈을 나누어야 한다”면서 “모든 생필품이 오른 상황이기에 최대한 아끼기 위해 슈퍼마켓의 ‘상품할인 날짜’를 기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올해 74세인 그녀는 서부 교외지역인 둔사이드(Doonside)에 있는 한 주택의 그래니플랫(granny flat)에서 거주하며, 캐주얼로 소매점 일을 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소리아노씨는 저렴한 주거지를 찾아 다섯 번이나 이사를 했고, 이제는 영구적인 주택에 정착하기를 바라고 있다. 2년 전 정부주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았지만 이를 받기까지는 아주 오랜 시간을 ‘대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주택 당국은 대기자 명단에 있는 이들이 최소 1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는 그녀는 “정부주택에 입주하기까지 노인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소리아노씨는 최근 NSW 주 사회복지 단체 협의회인 ‘NSW Council of Social Service’(NCOSS)가 의뢰해 실시한 새 연구에서 드러난, NSW 주 전역의 100만 명에 달하는 빈곤선 이하 생활자 가운데 한 명이자 그야말로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 하는 거주민이기도 하다.
NCOSS의 의뢰로 ‘국립 사회-경제모델링센터’(National Centre for Social and Economic Modelling. NATSEM)가 진행한 예비조사 결과는 2021년 인구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NATSEM 조사는 지난 2016년 이후 추가로 10만 명 이상이 빈곤상태에 빠졌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65세를 넘긴 노년층임을 보여준다.
NCOSS의 조안나 퀼티(Joanna Quilty) 최고경영자는 “지난 18개월 사이 치솟은 생활비 압박과 무자비한 공공요금 및 임대료 상승이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음을 알고 있다”며 “그렇기에 현재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리적 격차, 더욱 확대
이번 보고서는 또한 시드니 각 교외지역(suburb) 별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퀼티 CEO는 “우리는 이미 불리한 상황에 처한, 높은 비율의 서부 지역 사람들의 삶이 계속 퇴보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반면 해안과 가까운 교외지역의 빈곤율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빈부 격차가 커지고 있으며 사회적 불평등 또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 결과 가장 높은 빈곤율은 거주 인구의 거의 3분의 1이 힘든 일을 하는 시드니 남서부의 애쉬크로프트(Ashcroft), 버스비(Busby), 밀러(Miller)에서 기록됐다.
이와 반대로 로워노스쇼어 지역(Lower North Shore region)의 그린위치(Greenwich)와 리버뷰(Riverview)는 시드니에서 가장 낮은 3.67%의 빈곤율로 집계됐다.
‘NSW Council of Social Service’의 조안나 퀼티(Joanna Quilty. 사진 오른쪽) 최고경영자는 “이미 불리한 상황에 처한, 높은 비율의 서부 지역 사람들의 삶이 계속 퇴보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빈곤의 격차와 사회적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사진 : Facebook / NSW Council of Social Service
아동 빈곤율이 가장 높은 지역 또한 시드니 서부 지역(region)에 자리해, 사우스 그랜빌(South Granville. 41%)과 어번(Auburn. 38%)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선(poverty line)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40% 이상은 세입자이며 서부 교외지역(suburb)인 리젠트 파크(Regents Park), 길포드(Guildford), 사우스 그랜빌(South Granville) 거주민의 약 절반은 힘든 일에 종사하고 있다.
퀼티 CEO는 이 같은 빈부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정부주택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임대료가 저렴한) 사회주택은 너무 많은 이들에게 있어 너무 멀리 있어 손이 닿지 않으며 사회주택 수의 증가도 거의 멈추었다”는 그녀는 “이용 가능한 재고는 인구성장, 수요 및 빈곤율 증가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NSW 주 공공주택산업협회(Community Housing Industry Association NSW)에 따르면 현재 사회주택 입주 대기자 리스트에는 5만7,000명의 개인 또는 가족이 있으며, 이들 중 1만8,000명 이상이 현재 시드니 서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지난 3월 주 선거에서 승리, 집권한 노동당 정부는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NSW 주 정부의 잉여 공공부지에 신규 주거지를 개발하고, 이중 30%를 사회주택으로 남겨둘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주 정부 대변인은 “주택 문제는 새로 집권한 NSW 주 정부의 핵심 우선 사항”이라며 “사회주택은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 서부 지역 발전을 모색하는 기구 ‘Centre for Western Sydney’의 톰 낸스(Tom Nance) 총괄 관리국장은 “시드니 서부 지역에 대한 인프라는 물론 인재를 목표로 한 투자(targeted investment in people)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는 교육적 성취 부족과 실업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반복 거론되는, 문제의 사이클을 깨뜨리는 프로그램에의 투자에 관한 것”이라면서 “또한 서부 지역의 생활비와 관련된 표적 지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높아진 에너지 사용요금, 임대료, 주택담보대출 상환액 상승 등 식탁 및 주변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빈곤 격차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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