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통계청(ABS)이 도시 인구를 계산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멜번(Melbourne)의 ‘Significant Urban Area’를 변경함으로써 광역멜번 인구가 시드니를 능가하게 됐다. 사진은 ABS의 ‘Significant Urban Area’에 따른 두 도시의 경계. 사진 : Nine Network 'Today' 프로그램 방송화면 캡쳐
통계청 ‘Significant Urban Area’ 변경으로... 광역멜번에 북서부 멜턴 지역 포함
지난 한 세기 이상, 시드니는 거주인구 면에서 호주 최대 도시라는 명성을 이어왔다. 하지만 도시 반경이 변경됨으로써 인구 측정의 한 분류상 멜번(Melbourne)이 ‘최대 도시’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은 도시 인구를 계산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활용한다. 여기에는 거주인구 1만 명 이상의 모든 인접 도시를 포함하는 도시지역 분류의 하나인 ‘Significant Urban Area classification’가 포함된다.
지난 2021년 8월의 인구조사에 따른 멜번의 지리적 경계에 대한 업데이트는 멜번의 중요한 도시 구역을 북서쪽 가장자리에 자리한 멜튼(Melton)을 포함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이로써 ‘멜번 도시구역 인구’(Melbourne Significant Urban Area)는 2021년 6월 현재 487만5,40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시드니(Sydney Significant Urban Area) 인구에 비해 1만8,700명이 더 많은 수치이다.
물론 일반적인 도시 경계에서 현재 광역시드니 인구는 멜번을 앞서지만 공식적 예측은 이것이 불과 몇 년 만에 역전될 것임을 보여준다.
최근 멜번의 Significant Urban Area 변화는 멜번 인구가 시드니 도시구역 경계 인구를 추월했음을 의미한다. ABS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멜번 인구는 시드니에 비해 7만1,800명이 적었지만 COVID 대유행에 따른 도시인구 영향으로 인해 두 도시의 인구격차는 크게 줄어들었다.
시드니 Significant Urban Area는 시드니 분지(Sydney basin. 지금의 시드니 도시 구역 자체 및 Wollongong, Nowra, Newcastle, Cessnock, Muswellbrook, Blue Mountains towns가 해당된다) 일부와 블루마운틴 교외지역(suburb)을 포함하지만 센트럴코스트(Central Coast)는 해당되지 않는다.
ABS가 멜번 북서쪽, 멜턴(Melton) 지역을 광역멜번에 포함해 인구를 측정키로 함에 따라 멜번은 시드니에 비해 1만8,700명이 더 많은 호주 최대 도시가 됐다. 사진 : Nine Network 'Today' 프로그램 방송화면 캡쳐
ABS의 지역인구통계국(Regional Population Unit) 인구학자 앤드류 호우(Andrew Howe)씨는 “멜번의 도시경계 변화가 서쪽 변두리에서의 급속한 증가로 나타났다”면서 “2021년 인구조사를 보면 멜턴(Melton)과 광역멜번의 나머지 지역은 통계적으로 하나의 인접지역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21년 인구조사에서의 구역 정의 전까지 시드니의 Significant Urban Area는 멜번에 비해 인구가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의 Significant Urban Area 분류에서 멜턴이 광역멜번에 포함됨에 따라 이 도시 인구는 시드니를 능가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광역멜번에 통합된 멜턴 인구는 2011년과 2021년 사이 61%가 증가했다.
대도시 인구의 일반적 척도인 ‘Greater Capital Cities Statistical Area’는 광역시드니에 센트럴코스트를 포함하며, 이 분류에서 보면, 시드니 인구는 2021년 6월, 526만 명이었으나 광역멜번은 498만 명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연방정부의 연례 인구관련 보고서(annual population statement)는 오는 2031-32년, 광역멜번이 광역시드니 인구를 추월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드니는 호주 연방이 구성된 다음해인 1902년 멜번을 넘어 호주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도시로 자리잡았으며,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시드니와 멜번의 인구 차이는 17%였지만 이후 이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어 2011년 인구조사에서는 10%로, 2016년 인구조사에서는 6%까지 좁혀진 것으로 집계됐었다.
현재 두 도시의 인구성장 예측을 보면, 광역멜번은 2031년 중반까지 600만 명을 돌파하고, 다음해에는 6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광역시드니 인구는 2032-33년에야 6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매콰리대학교 인구통계학자인 닉 파(Nick Parr) 교수는 멜번 인구가 빠르게 성장하는 주요 요인으로 ‘국내 순이주(net internal migration. 다른 주 사이에서의 인구 이동)의 차이’를 꼽았다.
금세기 들어 두 도시의 인구(추정치)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 ABS의 각 연도 추정치는 6월 30일 기준이다. Source: ABS
파 교수는 “시드니 인구 성장은 국내 이주로 인해 매년 상당한 순손실을 보이고 있다”면서 “호주 각 정부관할구역에서 시드니로 이주한 이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시드니에서 NSW 지방 지역은 물론 다른 주(State and Territory)로 거주지를 옮겼다”고 말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멜번은 2012년에서 2017년 사이 순이주로 인구성장을 기록했으며 이외 기간의 순손실도 시드니에 비해 적었다. 파 교수에 따르면 해외에서의 이주 비율 또한 멜번이 시드니에 비해 높은 편이다.
그렇다 해도 멜번과 시드니는 호주의 가장 큰 양대 도시로, 인구증가율은 전염병 대유행 여파로 2020년과 2021년 모두 거의 제자리 수준이었지만 이후 회복되는 과정에 있다.
ABS의 도시 구역 변경에 따라 멜번 인구가 시드니를 앞섰지만 NSW는 여전히 상당한 차이로 (인구 측면에서) 호주의 가장 큰 주(State)로 남아 있다. 현재 NSW 인구는 823만 명으로, 멜번을 수도로 하는 빅토리아(Victoria)의 672만 명에 비해 약 150만 명이 많다.
한편 ABS는 조만간 2022년도 지역인구 추정치(regional population estimates)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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