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NSW 주 선거에서 패배한 자유당이 새 지도자로 마크 스피크먼(Mark Speakman. 사진) 전 법무장관을 선출했다. 법정변호사(barrister)로 일했던 스피크먼 대표는 NSW 자유당 내 지배적 온건파 인사로, 재표직 선출 직후 인사를 통해 현실적 문제 해결을 위한 더 많은 역할을 강조하면서 보수적인 연방 자유당 노선을 일방적으로 따르지 않을 것임을 내비췄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페로테트 전 대표 후임으로, 우파 앤서니 로버츠와의 경합에서 22 대 13으로 앞서
‘Not a placeholder’ 강조... 당의 미래 성공 열쇠로 ‘modern issues’ 내세워
홀해 주 선거에서 지난 12년 이어온 집권 정부를 노동당에 빼앗긴 NSW 자유당이 새 지도자로 법무부를 맡아온 마크 스피크먼(Mark Speakman) 장관을 새 지도자로 선택했다.
지난 4월 21일(금), 자유당 의원 회의에서 도미닉 페로테트(Dominic Perrottet) 전 총리가 대표직을 사임하면서 치러진 새 지도자 선출에서 스피크먼 장관은 대표직 경선에 나선 우파 인사 앤서니 로버츠(Anthony Roberts) 전 기획부 장관을 22대 13으로 누르고 대표직을 이어받게 됐다.
이날 새 지도자가 된 스피크먼 대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을 것임’(not a placeholder)을 강조하면서 향후 NSW 자유당의 성공을 위해 ‘현실적 문제’에 정책의 초점을 둘 것임을 밝혔다. 젊은층, 여성, 환경문제, 그리고 다양한 문화 배경의 공동체로부터 자유당 지지를 되찾아야 함을 언급한 것이다.
이날 당 대표 경선 후 부대표 후보로 부상한 나탈리 워드(Natalie Ward) 전 여성안전부 장관, 데미안 튜드호프(Damien Tudehope) 상원 의장과 함께 연설을 하면서 스피크먼 대표는 “자유당은 지난해 연방선거와 지난 달 NSW 주 선거에서 많은 좌절을 겪었음”을 인정한 뒤 “그럼에도 NSW 자유당은 ‘기회, 열망, 이니셔티브에 대한 보상’이라는 ‘시대를 초월한 가치’를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 가치들은 현실적 문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자유당은 청소년, 여성, 환경 및 문화적 다양성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및 페로테트 정부에서 법무장관 직을 이어온, 전직 법정 변호사(barrister)인 스피크먼 대표는 NSW 자유당 내 지배적 온건파 인사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그의 당 대표 선출 직후 연설 내용은 향후 NSW 자유당이 연방 자유당, 특히 더튼(Peter Dutton) 대표 체제 이후 더욱 심화된 호주 자유당의 보수적 이념을 무작정 따라가지 않을 것임을 드러낸 신호라는 분석이다.
스피크먼 대표는 또한 나탈리 워드 의원을 부대표로 임명하기 위해 당의 규칙을 변경할 것임을 밝혔다. 현재 NSW 자유당 규칙은, 상원 의원의 경우 부대표 직을 맡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이 규칙 변경에는 당내 의원 3분의 2가 지지해야 한다.
스피크먼 대표가 부대표로 점찍은 이는 페로테트(Dominic Perrottet) 정부에서 여성안전부 장관을 역임한 나탈리 워드(Natalie Ward) 의원이다. 사진은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정부 당시 스포츠 및 다문화부 장관에 임명된 후 주 총독실에서 선서를 하는 나탈리 워드 의원. 사진 : Twitter / Natalie Ward
아울러 그는 현재 야당 내각의 여성 의원 할당량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임을 언급했지만 “여성 대표성이 주 선거 전 28%에서 42%로 향상되었다”면서 “우리 당의 여성 대표성이 더 증가하는 것을 보고 싶고, 그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4월 21일) 스피크만 전 장관이 NSW 자유당 새 대표로 선출될 것을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사실 그는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당 대표 경선에 나설 것인지 여부를 말하지 않았다. 이는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전 연방 총리가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후 그의 지역구인 쿡 선거구(seat of Cook) 보궐선거를 통해 연방 의회로 진출할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스피크먼 전 장관은 연방 보궐선거에 나설 자신이 없다면서 자신의 연방 진출 가능성을 배제했다.
그리고 당원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나는 대중을 위해 이곳(NSW 주 의회)에 왔다”면서 “더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NSW 주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해 당 대표 경선에 나설 것임을 비로소 드러냈다.
이어 그는 “나는 (당 대표라는) 자리에 연연하고자 이곳에 온 것이 아니고 또 다른 사람을 위한 자리를 만들어주고자 온 것도 아니다”며 “다음 선거에 이기기 위해 이곳에 왔고 그것이 내가 결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당 대표 선출에 맞춰 상원 의장 자리로 돌아온 다미엔 튜드호프(그는 시드니 지역 대부분의 유료도로 통행료를 거둬들이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음이 드러나 올해 NSW 주 선거 캠페인 기간에 상원 의장직에서 물러났었다), 부의장으로 지명된 나탈리 워드 의원(Natalie Ward)은 스피크먼 대표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스피크먼 대표는 지난 주 선거 이전, 각 지역구 후보 사전 선출을 둘러싼 당내 파벌갈등과 당내 요직의 저조한 여성 의원 수를 포함한 많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스피크먼 대표는 당내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한편 당내 우파 인사들의 중심인 앤서니 로버츠 전 기획부 장관 또한 당 개혁을 외치며 대표작 경선에 출마했지만 중도 우파의 지지를 얻는 데에는 실패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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