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농장에 하얀 솜털구름 같은 목화가 피어나는 늦가을, 호주 최대 면화 생산지인 퀸즐랜드 남서부 내륙 군디윈디(Goondiwindi)는 목화농장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에 담으려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늘어난다. 사진 : Stephanie Day
노란 물결의 유채꽃-황금빛 해바라기 이어 목화밭 풍경, 인기 시즌 여행지로
남부호주(South Australia)의 클레어 밸리(Clare Valley)와 바로사(Barossa Valley), NSW 주 서남부 리버리나 지역(Riverina region)은 캐놀라 오일 생산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들 지역에서 나오는 캐놀라(canola)는 호주 전체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런 만큼 유채꽃이 피는 봄 시즌, 이 지역의 농장지대는 짙은 노란색의 유채꽃을 보려는 여행자들이 방문이 줄을 잇는다.
봄 시즌이 지난 후 늦여름에서 초가을 무렵, 퀸즐랜드(Queensland) 주 남서부 내륙의 투움바(Toowoomba)와 워윅(Warwick) 사이의 루트 상에 펼쳐진 농장지대에는 황금빛 해바라기가 장관을 이룬다. 이 지역 또한 해바라기밭의 멋진 풍경을 인스타그램 사진에 올리려는 여행자들로 인해 ‘농장관광’(agritourism)이 활성화된 곳이다.
현재 호주 국내여행의 한 흐름으로 농장관광이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늦가을 무렵, 호주 면화의 15%가 생산되는 퀸즐랜드 주 남서부, 군디윈디(Goondiwindi)가 목화농장을 찾는 여행자들의 새로운 목적지로 부상했다. 여기에 해당 지역이 캐러밴 시설을 확충하는 등 여행자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섬으로써 근래의 농장여행 추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NSW 주 와가와가(Wagga Wagga, NSW)에서 약 900km를 달려 군디윈디의 목화밭을 방문한 스테파니 데이(Stephanie Day)씨는 다른 이들의 사진으로 보던 풍경을 직접 자신의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지역 광활한 넓이의 목화밭에 감탄한 그녀는 “지상에 떠 있는 하얀 구름과도 같은 풍경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고 덧붙였다.
농장관광(agritourism)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되면서 캐놀라(canola), 해바라기 농장에 이어 목화산지 투어 또한 인기 여행상품이 되고 있다. 사진은 군디윈디의 목화농장. 사진 : Goondiwindi Region
퀸즐랜드 남서부 내륙 관광 당국인 ‘Southern Queensland Country Tourism’의 피터 호만(Peter Homan)씨는 하얗게 피어난 면화로 집안을 장식하거나 목화밭에서의 사진 촬영이 새로이 찬사를 받으면서 여행자를 불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만씨는 이곳 목화농장 지대의 인기를 서던 다운 지역(Southern Downs region. 퀸즐랜드 주 남서부, NSW 주와의 경계 지역)의 해바라기 밭에 비유했다.
그는 “우리 지역을 찾는 이들은 거대한 해바라기 농장과 연관시킨다”며 “여름 시즌, 해바라기 풍경을 찾았던 이들이 이제는 면화가 피어난 장관을 보고자 다시금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목화농장 투어,
지역경제에도 일조
목화 덤불에서 멋진 사진을 만들 수 있다는 유혹은 여행자들로 하여금 이 지역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하고, 이는 지역 경제에도 기여한다. 호만씨는 “현재 우리의 농장 관련 여행 수치는, 해바라기가 가져온 관광 수익에 근접하지 못했음을 보여주지만 목화밭 풍경은 분명 새로운 농장여행 상품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목화가 만개한 농장 풍경은 국내 여행자들뿐 아니라 해외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 : Goondiwindi Region
그에 따르면 서던 다운스 지역을 찾는 여행자들은 퀸즐랜드 내륙의 따뜻한 겨울 기온 속에서 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아시아 각국에서 이곳까지 방문하는 여행자들도 두드러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싱가포르에서 온 한 여성과 만났다”는 호만씨는 “싱가포르 사람들이 목화를 보는 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그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었다”면서 해외에서의 방문을 자랑스럽게 털어놓았다.
군디윈디의 한 면화 재배자인 샘 쿨턴(Sam Coulton)씨는 목화농장 풍경이 인기 있는 사진촬영 명소가 되는 것에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 광활한 목화농장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그는 “우리는 이 멋진 농장을 가지고 있으며, 방문자들에게 이 풍경은 흥미로운 볼거리이자 이야기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10년 전부터 시작된 군디윈디의 농장관광 프로그램은 현재 면회가 재배되어 제품으로 나오는 과정을 살펴보는 여행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군디윈디 농장관광 프로그램에 참가한 여행자들. 사진 : ABC 방송
‘농장관광’ 활성화 주력
쿨턴씨는 오래 전부터 농장관광에도 주력해 왔다. 10년 전, 그는 목화밭 풍경을 보고자 군디윈디를 찾는 방문객들로 하여금 더 오래 머물도록 만들고자 지역 캐러밴 파크(caravan park)와 협력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아이디어는 현재 여행자들이 면화산업을 배우고자 군디윈디 지역의 여러 농장을 방문하는 주 6일의 교육여행 상품으로 발전했다.
쿨턴씨는 “매년 4만 개 이상의 베일(bale. 목화와 같이 가벼운 것을 단단히 다져 크게 묶은 더미)이 우리 지역에서 나오는데, 이는 호주에서 생산되는 전체 면화의 약 15%”라며 “우리(농장 운영자들)는 여행자들에게 다양한 식재료와 섬유가 어디에서 오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농장관광의 매력은 비단 해당 지역의 특산물만이 아니다. 군디윈디 목화 농장 위로 빼곡하게 드러난 밤하늘의 별과 그 빛을 받은 목화송이들이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사진 : Facebook / Goondiwindi Cotton Tour
이 교육여행 프로그램은 극심한 가뭄과 팬데믹 시기에 도움이 됐다. 클턴씨는 “우리는 이 투어를 계속하고 있으며, 때문에 농장에서 일하던 이들도 은퇴를 미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디윈디의 면화 투어 가이드인 니키 크루거(Nicky Kruger)씨는 “대다수 여행자들은 단순히 완벽한 사진을 만들려는 목적으로만 이곳을 찾는 것이 아니라 면화에 대해서, 단순히 보이는 것 이상을 알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이 프로그램은 현장 교육”이라며 “당신이 입고 있는 100% 면제품 의류는 소매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여기, 퀸즐랜드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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