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rogress in International Reading Literacy Study’(PIRLS. 4학년 수준의 읽기 성취도, 수업과 관련된 학교 및 교사의 관행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국제 평가 및 연구 프로젝트) 결과는 발음 중심 어학 교수법인 ‘파닉스’(phonics)의 효율성을 보여준다는 평이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발음 중심 vs 균형 잡힌 문해력 교수법 사이의 논쟁서 ‘phonics’ 중요성 입증
약 3년 전, 당시 NSW 자유-국민 연립 정부의 교육부를 담당했단 사라 미첼(Sarah Mitchell) 장관은 ‘읽기교육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했다(declared the reading wars were officially over). 그 결정에 대한 판결이 났고, 결론은 ‘파닉스’(phonics)가 이겼다는 것이다.
파닉스는 발음 중심의 어학교수법으로 구어체 영어 단어의 소리를 개별 문자 또는 문자 그룹과 일치시키는 것을 포함하는 읽기 교육이다, 가령 소리 k는 c, k, ck 또는 ch로 표기할 수 있는데, 학생들에게 글자의 소리를 혼합하도록 가르치면 익숙하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은 단어를 소리 내어 해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이 교수법을 지지하는 이들의 의견이다.
미첼 장관의 선언 이후 NSW 주는 바로 이 파닉스, 즉 단어를 해독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글자가 내는 소리를 가르치는 것을 기반으로 한 문해력 전략(literacy strategy)을 채택했다. 이를 시행한 이후 초등 1학년(Year 1) 학생들에게는 필수 파닉스 검사를 실시하며 킨더가튼에서 2학년까지의 문해력 커리큘럼의 읽기 수업에서는 파닉스를 의무화했다.
NSW 주 교육부의 이 같은 결정은 명시적 음성 교육이 읽기능력을 키우는 핵심이라고 믿는 이들, 반면 균형 잡힌 읽기 및 쓰기 또는 전체적인 언어접근 방식이어야 한다는 두 진영간의 수십 년에 걸친 치열한 논쟁 끝에 나온 것이다.
그리고 약 3년 전의 결정, 즉 파닉스 기반 교육이 어린 학생들에게 읽기능력을 가르치는 더 좋은 방법이라는 증거가 제시됐다.
이달 셋째 주 발표된 글로벌 ‘Progress in International Reading Literacy Study’(PIRLS. 4학년 수준의 읽기 성취도, 수업과 관련된 학교 및 교사의 관행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국제 평가 및 연구 프로젝트) 결과는 파닉스 중심으로 전환한 NSW 주의 결정이 학생들의 읽기 능력을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았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는 모든 호주 가정에서 증거 기반 읽기교육을 채택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한다는 평이다.
주요 읽기 능력의 국제적 벤치마크이기도 한 2021년 PIRLS 결과에 따르면 평가대상 국가 가운데 3분의 2 국가는 읽기능력이 떨어진 결과를 가져왔지만 호주 4학년 학생들의 평가는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다만 지난 5년 동안 개선된 사항을 드러나지 않았다.
NSW 자유-국민 연립 정부에서 교육부를 맡았던 전 사라 미첼(Sarah Mitchell. 사진) 장관은 약 3년 전 NSW 학교의 읽기 교육 프로그램을 ‘파닉스’ 중심으로 전환했다. 사진 : Nine Network 뉴스 화면 캡쳐
연방 교육부 제이슨 클레어(Jason Clare) 장관은 이에 대해 “많은 국가에서 학생들의 읽기능력이 떨어졌을 때 호주가 퇴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라며 “이의 많은 부분은 팬데믹 기간 동안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가 쏟아부은 일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호주 학생 5명 중 1명은 기본적 수준의 ‘읽기’를 할 수 없는 수준이다. NSW 주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훨씬 뒤쳐져 있으며, 그 격차는 지난 10년 사이 더욱 벌어졌다.
PIRLS 결과를 보면, 평균 읽기점수가 540점인 호주는 영어로 테스트한 싱가포르와 홍콩, 러시아, 영국, 폴란드에 뒤쳐졌다. 그러나 뉴질랜드, 프랑스를 포함한 다른 28개 국가보다는 앞서 있다.
두드러진 것은, 영국이 PIRLS 결과에서 눈에 띄는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는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PISA. 15세 학생들의 수학, 과학 및 읽기에 대한 학업 성취도를 측정함으로써 교육 시스템을 평가하기 위해 OECD가 회원국 및 비회원국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전 세계적 연구) 평가에서도 주요 개선된 사항 중 하나로 인정됐다는 점이다.
영국은 이번 PIRLS 평가에서 43개국 중 4위로 올라섰다. 또한 그 동안 높은 결과를 보여줬던 핀란드, 폴란드 등 상위권 국가를 넘어섰다.
호주의 문해력 교육기업 ‘MultiLit’ 사 대표인 제니퍼 버킹엄(Jennifer Buckingham) 박사는 “영국이 읽기 평가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둔 이유는 호주가 이 부문 교육에서 파닉스 기반 접근방식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영국의 경우 10여 년 전부터 체계적인 파닉스 교육을 포함해 조기 읽기교육에 있어 증거 기반 접근방식을 채택했으며 그 결과가 이제 국제적 평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면서 “호주 학교들도 영국의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PIRLS 평가와 관련, 영국 교육부는 성명을 통해 “영국의 읽기교육은 파닉스 기반에 초점을 두었으며, 가장 뒤쳐졌던 학생들의 읽기능력 향상을 위한 개선된 프로그램에 의해 주도된 결과”라고 밝혔다.
실제로 영국은 파닉스 선별검사 실시와 English Hubs 프로그램 도입 등 읽기교수법 표준을 개발하고자 시도한 일련의 개혁이 학업 성취 성공에 결정적이었다는 평가이다.
사라 미첼 전 NSW 교육부 장관이 ‘reading wars were over’라고 말한 후 NSW 주에서는 강제 파닉스 검사가 실시됐다.
버컹엄 대표는 또한 “아일랜드 및 북아일랜드의 경우 COVID 대유행에 따른 문제로 각각 다른 시기에 평가됐기 때문에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들 국가 학생들의 읽기 능력도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호주의 문해력 교육기업 ‘MultiLit’ 사 대표인 제니퍼 버킹엄(Jennifer Buckingham) 박사는 “영국이 읽기 평가에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둔 이유는 호주가 이 부문 교육에서 ‘파닉스’ 기반 접근방식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사진은 서주호주(WA) 주 소재 Beeliar Primary School의 루이스 오도노반(Louise O'Donovan. 사진 오른쪽) 교장과 대담하며 읽기 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버키엄(사진 왼쪽) 박사. 사진 : MultiLit 사가 업로드한 유투브 영상 캡쳐
그녀는 “아일랜드 학생들의 결과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조기 읽기교육에서 일관되게 파닉스 기반 접근법을 사용했음을 반영한다”며 “조기교육을 맡게 되는 교사들 대상의 훈련 수준 또한 강도 높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교육 부문을 포함해 경제 문화 외교 분야 등의 공공 정책 싱크탱크인 ‘Centre for Independent Studies’의 글렌 파헤이(Glenn Fahey) 교육 부문 대표는 “호주의 교육 정책 개혁가들이 핀란드보다는 영국에 시선을 두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믿는다”는 의견을 전했다. “영국이 보여준 것은 명시적 교육, 파닉스 기반의 조기 읽기교육, 능동적 행동관리 및 학교 규제 완화에 대한 헌신이 전체 시스템 개선을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그는 “현재 호주 각 주와 테러토리(State and Territory)가 조기 읽기교육에 대해 서로 다른 정책을 시행하는 가운데 이제는 전국적으로 증거 기반의 교육방식을 채택할 때”라고 제안했다.
■ 국가별 4학년 학생의 읽기 능력 평균점수
(국가 : 평균점수)
▲ Higher than Australia
Singapore : 587
Hong Kong SAR : 573
Russian Federation : 567
England* : 558
Poland : 549
Finland : 549
▲ Similar to Australia
Sweden : 544
Chinese Taipei : 544
Czech Republic : 540
Bulgaria : 540
Australia* : 540
Norway(5) : 539
Denmark : 539
Italy : 537
Macao SAR : 536
▲ Lower than Australia
Austria : 530
Slovak Republic : 529
Netherlands : 527
Germany : 524
Spain : 521
New Zealand : 521
Slovenia : 520
Portugal : 520
Malta : 515
Serbia : 514
France : 514
Albania : 513
Belgium (Flemish) : 511
Cyprus : 511
Israel* : 510
Türkiye : 496
Belgium (French) : 494
Montenegro : 487
North Macedonia : 442
Azerbaijan : 440
Uzbekistan : 437
Oman : 429
Kosovo : 421
Brazil* : 419
Iran, Islamic Rep. of* : 413
Jordan : 381
Egypt : 378
South Africa* : 288
Source: Progress in International Reading Literacy Study 2021
(2021 평가는 당초 예정보다 1년 늦게 실시됐음).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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