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관광 업계는 팬데믹 기간 중 해외여행 중단으로 호황을 누렸지만 하늘길이 다시 열리고 국제항공료 또한 다시 저렴해지면서 점차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겨울 시즌, 여행자가 많았던 퀸즐랜드 아웃백 여행업계는 4년 만에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다. 사진 : Tourism & Events Queensland
‘Outback Queensland Tourism Association’ 자료... 일부 핫스폿은 절반으로 줄어
가을과 겨울 시즌은 퀸즐랜드 아웃백 지역 여행자가 크게 늘어나는 시기이다. 비교적 따스한 기온으로 QLD 내륙을 여행하려는 이들이 가장 많이 몰리기 때문이다. 또한 QLD 내륙 타운의 특색 있는 이벤트가 열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는 QLD 아웃백 여행자가 크게 줄었다는 소식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계 재정 부담이 여행업계에 직격탄을 주고 있는 것이다. ‘Outback Queensland Tourism Association’에 따르면 QLD 전역의 방문객 수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1%가 줄어들면서 4년 만에 최악의 관광시즌을 기록했다.
동 협회 드니스 브라운(Denise Brown) 최고경영자는 “QLD 아웃백 여행이 시작되는 올해 이스터 연휴의 경우 QLD 지방 지역 관광 핫스폿 방문자가 감소한 것은 지난 4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관광 시장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그녀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관광지역을 강타했다”고 덧붙였다.
퀸즐랜드 아웃백 여행의 대표적 루트인 Overlander's Way는 타운스빌(Townsville)에서 Charters Towers(Gold, Ghosts 투어)-Hughenden(Australia's mini Grang-Canyon)-Richmond(Fossil capital of Australia)-Julia Creek(The Town of Artesian Baths)-Cloncurry(Birthplace od the Royal Flying Doctor Services)-Mount Isa(Underground mines and Aboriginal heritage)를 잇는 QLD 아웃백 최고 도로여행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은 Overlander's Way의 한 지점. 사진 : Outback Queensland Tourism Association
QLD 북서부 먼 내륙, 불리아 카운슬(Shire of Boulia) 지역의 황량한 사막지대에 자리한 민민(Min Min)의 ‘Min Min Encounter’ 여행자 사무소 카렌 새비지(Karen Savage)씨는 불리아 지역의 인기 여행지인 민민의 경우 방문자가 무려 50%나 감소했다고 말했다. 민민은 퀸즐랜드 먼 북부 도시 타운스빌에서 서쪽 내륙으로 약 1,000km 거리에 자리해 있다. 이 여행로는 QLD 내륙의 붉은 황토사막 지대를 찾는 도로여행자들의 주요 코스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브라운 CEO는 “방문자가 절반이나 줄었다는 것은 관광시즌에 크게 의존하는 이 지역 타운의 경제적 수입이 50% 감소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또한 우리의 모든 사업을 위한 전체 예산 또한 줄었다는 뜻”이라고 토로했다.
타운스빌에서 서쪽으로 약 1,000km 거리에 자리한 불리아(Boulia)는 매년 낙타경주(camel races), 로데오(rodeo), 캠프 드라프트(camp draft) 이벤트를 개최, 국내 여행자를 불러들인다. 사진 : Boulia Camel Races
민민 타운은 찾아오는 방문자가 거의 없어 주요 이벤트를 연기해야 했다. QLD 아웃백 대부분 지역을 대상으로 관광업을 운영하는 알란 스미스(Alan Smith)씨 또한 상당한 슬럼프를 느끼고 있다.
그 많던 여행자는
어디에 있나...
이 같은 주 요인은 자동차를 이용한 국내 여행이 급격하게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실 전염병 사태로 인해 폐쇄됐던 국경이 개방되고 해외여행이 다시 시작된 이후, 크게 높아진 국제선 항공료와 여전히 경각심을 주는 COVID 위험은 호주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뒷마당을 탐험하게 만들었다. 이 시기, 여행에 목말라 있던 이들이 각 주(State)의 명소, 아웃백 도로여행에 나섬으로써 팬데믹으로 위축됐던 관광산업 회복에 기여했다.
QLD 아웃백은, 낮에는 황량한 풍경이지만 저녁 무렵의 석양, 캄캄한 밤하늘을 수놓은 별빛은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만들어준다. 또한 '슬로우 라이프'(slow life)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사진은 QLD 내륙 타운 롱리치(Longreach)에서 저녁 시간, 승마를 즐기는 여행자. 사진 : Outback Aussie Tours
하지만 올해 들어 국내 여행자들은 자동차 도로여행을 저가 항공권과 교환했다. 브라운 CEO는 “전 세계가 각국 방문자를 받아들이면서 해외여행이 순조롭게 다시 시작됐으며, 이로 인해 국내 관광업계와의 경쟁도 가열됐다”고 말했다.
생활비 압박 속,
크루즈 여행 업계와도 경쟁
공공방역 차원에서 취해진 모든 봉쇄조치들이 해제된 이후 크루즈 여행 업계는 올해부터 성공적인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 크루즈 업계가 내놓은 다양하고 매력적인 여행 상품은 호주인들을 바다로 유인했다. 브라운 CEO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3월 사이의 크루즈 여행은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맞았다.
Boulia Camel Races가 열릴 때면 QLD 아웃백을 여행 중인 캐러밴 여행자들이 불리아로 몰려든다. 사진은 불리아의 캐러밴 파크(Caravan Park). 사진 : Boulia Camel Races
그런 한편, 금리 상승과 급등한 생활비로 인한 부담은 관광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거의 3달러에 달하는 퀸즐랜드 아웃백의 캠핑 로드트립은 이제 더 이상 예산 친화적(budget-friendly) 매력을 내세울 수 없게 됐다.
여행 업계에 미친
파괴적 결과
지난 몇 시즌 동안 여행 시장을 거의 장악해온 국내 관광업계는 전 세계가 문을 열면서 여행자 수 감소에 대비하고 있었다.
‘Min Min Encounter’ 여행자 사무소의 새비지씨는 “만약 올해 내내 아웃백 여행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이는 각 지역 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먼 내륙 타운 가운데는 여행자에 의존하는 스몰비즈니스가 많기 때문이다.
아웃백 관광업 운영자들은 저렴한 국제여행, 크루즈 관광업체 등과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보다 새로운 여행상품을 내놓고 마케팅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진은 Boulia Camel Races를 즐기고자 방문한 한 가족. 사진 : Boulia Camel Races
QLD 아웃백 여행사를 운영하는 스미스씨는 “업계가 휴가여행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사람들의 여행 욕구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점차 더 많은 마케팅과 경쟁하기에 국내 휴가여행자의 눈길을 끌 여행상품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여행은 사람에 관한 것이고, 아웃백 여행은 그 사람들을 이 땅의 영혼과 연결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는 모든 호주인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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