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 행위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가정의 아동들이 겪는 심각하고 복합적인 불이익과 우려될 수준의 정신건강 문제 등에 대한 적나라한 실태가 최근 전국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사진 : Pixabay / WOKANDAPIX
아동보호단체 ‘SHINE for Kids’ 전국 조사, 정신건강 부문 등 실질적 지원 촉구
가족의 잘못이 아동들에게도 전가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한 단체의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최근 아동보호단체 ‘SHINE for Kids’는 전국 조사를 통해 가족 구성원의 범죄 행위로 인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동들의 실태를 밝힌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부모 중 누군가가 범죄 행위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4만 명의 어린 자녀들이 겪는 심각하고 복합적인 불이익과 우려될 수준의 정부지원 부족에 대한 분명한 스냅샷을 제공했다는 평가이다. 조사에 참여한 보호자(수감 중인 범죄자 외 가족 등) 중 30%는 아이가 정학(suspended from school) 처분 또는 퇴학(expelled)을 당했다고 밝혔으며, 절반(50%)은 아이가 정기적으로 결석을 한다는 답변이었다.
또한 범죄인 가족을 둔 아이들은 또래 아동에 비해 훨씬 더 높은 비율로 장애를 겪고 있으며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와 불안증은 지역사회 평균치에 비해 3배 더 높은 비율로 보고됐다. 다만 우울증은 지역사회 평균과 유사한 수치였다. 아울러 설문조사 응답자의 3분의 1만이 ‘돌보는 아동이 지원 서비스를 받으며 스포츠 또는 취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SHINE for Kids는 모나시대학교(Monash University),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및 그리피스대학교(Griffith University)에 조사를 의뢰했으며, 전국적으로 4개월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이 아동보호단체의 줄리 호리건(Julie Hourigan) 최고경영자는 “이번 조사 결과는 형사 사법제도 하에서 제재 상태에 있는 부모를 둔 아이들의 곤경에 대한 기소이며, 정부는 즉각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호주 정책입안자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부모의 감금으로 인해 개별 아동이 받는 차별, 낙인, 정서적 피해를 짐작하고 있었지만 해당 가족이 직면한 진짜 어려움과 복잡한 문제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거의 또는 전혀 지원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호리건 CEO는 “범죄자 가족을 둔 아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요구사항을 가진 가장 불우하고 소외된 아동들로,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 어린이들에게 평생 심각한 결과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이 아이들은 본질적으로 부모의 범죄에 대해 처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모나시대학교 보건과학부 캐서린 플린(Catherine Flynn) 부교수는 불우한 환경과 스트레스를 받는 가정의 어린들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호주 전역에는 4만 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교도소에 있는 가족을 두고 있으며, 이번 조사는 그들이 실질적-정서적으로 상당한 범위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플린 부교수는 “이들(교도소 수감)의 대부분 가족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이며 학교 공동체에 참여하는 아동의 능력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집단 괴롭힘과 반사회적 행동 발생에 기여한다”고 우려했다.
플린 부교수는 이어 “특히 고통스러운 것은 정신건강 문제와 장애진단을 받은 아동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라며 “조사에 참여한 어린이 중 상당수가 경찰이나 청소년법 담당자와 접촉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SHINE for Kids’는 이번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가족의) 수감기간 및 이후 해당 가정의 어린이와 남은 가족을 위한 전문적이고 접근 가능한 지원 제공, △수감자 방문 전과 이후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필요사항 지원, △수감기간 동안 남은 가족과의 연결을 위한 더 많은 서비스와 리소스 제공, 그리고 △수감자 가족을 둔 아동의 학교 및 교사를 대상으로 더 많은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