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7% 성장에 그쳤던 호주 경제가 올해 첫 3개월에도 0.2% 성장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연간 2.3%의 낮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높은 생활비 압박으로 각 가계의 재량(비필수) 지출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통계청 자료... 2008년 6월 이후 가장 저조, 가계저축도 4.4%→3.7%로
경제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Bureau of Statistics. ABS)이 이달 둘째 주 내놓은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 경제 성장은 올해 첫 3개월 사이 0.2% 성장에 그쳤다.
이는 호주 경제가 2022년도 말 2.7%에서 현재 연간 2.3%로 낮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음을 의미하며 또한 전반적인 경제 활동에 현저하게 둔화되었음을 나타낸다. 앞서 경제학자들은 이 수치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예측한 바 있다.
ABS 국가 계정(National Accounts) 책임자인 캐서린 키넌(Katherine Keenan) 국장은 “이는 분기별 GDP가 여섯 번째 연속 증가했지만 2021년 9월 전염병 대유행으로 인한 봉쇄조치 이후 가장 느린 성장 속도”라고 말했다.
가계저축률도 이전 분기 4.4%에서 3.7%로 떨어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6월 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다.
저축률 하락은 상승한 기준금리에 따른 주택담보대출(mortgage) 이자 상환액 증가, 크게 치솟은 상품 및 서비스 가격에 의해 발생했다. 키넌 국장은 “가계저축률은 거의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1인당 GDP 감소,
주택투자도 위축
1인당 경제활동 수준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악화됐다. 인구증가가 경제성장을 앞질렀기에 1인당 경제 활동량을 측정하는 1인당 GDP는 3월 분기 0.2% 감소했다. 1인당 GDP는 지난해 9월 및 12월 분기, 0.1% 증가에 그쳐 이미 약세를 보인 바 있다.
호주 중앙은행(RBA)의 급격한 금리 인상 결정으로 부동산 시장 활동의 낮은 수준을 반영하는 소유권 이전 비용이 떨어짐 (-5%)에 따라 올해 3월 분기 주택투자는 2%가 감소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프로그램 화면 캡쳐
올 3월 분기, 주택투자 또한 감소했다. 이는 호주 중앙은행(RBA)의 급격한 금리 인상 결정으로 부동산 시장 활동의 낮은 수준을 반영하는 소유권 이전 비용이 떨어짐 (-5%)에 따라 2%가 감소했다. 주택 개조작업 수요도 1.2%가 줄었다. 지속적인 노동력 부족으로 신규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완료 시간이 길어짐으로써 기존 작업 파이프라인에도 불구하고 신규 및 거주 중인 주택에 대한 투자 활동이 줄어든 것이다.
다만 기업 투자는 3월 분기 3.4% 증가했으며 특히 제조, 운송 및 광업이 주도한 기계 및 장비 부문에서 투자가 늘어났다.
연방 재무부, “경제둔화는
놀라운 게 아니다”
ABS의 이번 경제 지표에 대해 연방 재무부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은 경제활동 둔화가 높은 현금금리와 세계경제 위축의 영향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관은 “기준금리 인상은 분명 타격이 크다”며 “우리(호주인들)는 가계지출을 줄이고 있기에 저축이 감소하고 (모기지 등) 이자는 더 많이 지불하고 있음을 수치에서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방 재무부 짐 찰머스(Jim Chalmers. 사진) 장관. 그는 통계청(ABS)의 경제지표에서 드러난 경제활동 둔화는 높은 현금금리와 세계경제 위축의 영향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진 : Nine Network 방송 화면 캡쳐
찰머스 장관은 이어 “가계지출은 3분기 연속 완화되었고 올 3월 분기에는 0.2% 증가에 그쳤다”면서 “이는 각 가정이 가계예산에서 필수 항목을 위해 재량(비필수 품목) 지출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관은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임금이 상승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 수치(임금 상승)의 반가운 측면 중 하나는 물가 압박이 완화되는 것과 동시에 가계소득이 견고하게 증가했다는 것”이라는 찰머스 장관은 “최저임금 및 일반급여 수치를 보면 이번 분기 2.4%, 전년 대비 10.8% 증가했고, 이는 더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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