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 주민 3분의 1, 배심원 ‘불참’ 통보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 기자 = 미국 법정은 법관이 아닌 일반 시민이 배심원이 되어 민사나 형사사건에 대한 판단을 하는 배심제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미 헌법은 배심 서비스를 시민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배심제도에 낯선 일부 타국 국민들은 사람의 유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에 일반인이 참여한다는 사실에 의아심을 품기도 한다. 미국의 배심제도는 영국에서 본떠 왔다고 할 수 있으나 미국 역사와도 관계가 있다. 미국에 이주해 온 많은 사람들이 초기에 불공평한 판사들의 손에 시달리기도 했고 이후 사람들은 판사들이 정부의 조정을 받든 지 혹은 매수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배심제도를 선호했다. 즉 배심원들은 판사처럼 전문적 소견은 없지만 각자 나름대로 상식을 지니고 있고 숫자도 많기 때문에 편파적 판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 법정도 재판이 시작되고 증거물이 확보되면 배심원 선발에 착수한다. 일반 재판은 6명의 배심원이, 사형 재판은 12명의 배심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들 배심 좌석을 채우기 위해 때로 수백개의 배심원 출두 요구서를 보내야만 한다. 또 재판 당일 원고와 피고의 변호사가 편견 가능성이 있는 예비 배심원들을 제하는 작업도 쉬운일은 아니지만, 그 이전에 더 어려운 일은 일정수의 이들 예비 배심원들을 제 날짜에 법원으로 불러 오는 일이다. 그러나 출두 요구서를 받은 배심원들 중 적어도 3분의 1은 불참을 통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랜도센티널>에 따르면 배심원의 불참 통보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많다. 우편 주소가 틀려 배심원 호출서가 해당자에 닿지 않는다든지 혹은 호출서를 아예 무시하는 시민들도 있다. 따라서 일부 법원 관련자들은 배심원 호출에 따른 끝없는 고충을 간혹 털어놓고 있으며, 배심원 호출을 어기면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그나마 배심원 의무를 통제를 하고 있다. 인구이동 심한 플로리다, 우편물 보내도 ‘감감’ 1998년 이후부터 플로리다는 배심원들을 운전면허 데이터에서 무작위로 선정해 오고 있다. 그러나 플로리다주는 인구 이동이 심한데다 배심원 선정자들 중 상당수는 주소 이전 후에도 교통국에 이를 알리지 않고 있어 우편물이 제대로 닿지 않고 있다. 최근 오렌지-오시올라 지방법원 관리들은 배심원 출두를 무시한 경우들을 조사해 본 결과 대부분이 이사했거나 혹은 운전면허 변호는 있느나 미국 시민은 아닌 경우였다. 또 법원측은 점차 많은 사람들이 피고용인이라는 이유로, 여러 가지 피치 못할 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배심원 불참을 요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일정기간 실직자였다가 가까스로 새 일자리를 잡았거나 실직 위험이 있는 일자리에 있는 경우, 바쁘게 파트타임 일자리를 오가야 하는 경우 등 최근의 불안한 경제 상황 때문에 배심원 역할을 사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렌지 카운티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24만 여명이 배심원 출두 명령을 받았고 이중 40%가 ‘참석 불가’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한 이유없이 배심원 불참 경우 ‘1년형’ 받을 수도 미국에서 배심원 출두는 대부분 연기가 가능하다. 그러나 판사들은 배심원 요구에 응하지 않는 이들에게 종종 전화를 걸어 판사 단독 재판을 받을 수 있으며 6개월까지 감옥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판사들은 일반인이 배심원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심원 재판을 소집해 1년형을 선고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일반 시민들은 배심원 출두 요구를 받으면 이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70세 이상 고연령자나 어린 아이를 돌보고 있는 자 혹은 정신 질환자이거나 신체적 불구자, 언어 장애자는 배심원 의무를 면제 받을 수 있으므로 출두 명령서에 적힌 서식을 따라 면제 신청을 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