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재정 스트레스 1).jpg

호주 전역 약 5만2,000가구의 롤링 샘플에서 가계소득과 부채를 추적해 온 리서치회사 ‘DFA’의 장기 조사 결과 올해 5월 전국 각지의 거주민들이 겪는 재정 스트레스가 지난 20년 이래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Unsplash / Towfiqu barbhuiya

 

리서치 회사인 ‘DFA’ 장기 조사, 글로벌 금융위기 및 COVID 위험 시기보다 심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가계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최근 한 장기 조사는 그 수위가 어느 시기보다 높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호주 전역 약 5만2,000가구의 롤링 샘플에서 가계소득과 부채를 추적해 온 리서치회사 ‘Digital Finance Analytics’(DFA) 조사 결과 올 5월 주택담보대출(mortgage) 및 임대료 스트레스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DFA의 마틴 노스(Martin North)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극심했던 당시의 압박감도 지금보다는 덜 극단적이었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에 따르면 모기지 부채를 갖고 있는 젊은 가족 가운데 88%가 이로 인한 극심한 압박감을 갖고 있으며 임대 주택 거주자의 65% 또한 재정 스트레스에 직면한 상태이다.

이번 조사는 모기지 스트레스를 포함하지만 주거비용 이외에도 생활비 요인을 고려한 전반적인 재정 스트레스를 광범위하게 포함했다. 조사 결과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호주 중앙은행(RBA)이 이달(6월) 기준금리를 또 다시 인상, 4.1%로 단행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재정 스트레스를 정의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DFA는 단순히 현금 흐름만을 고려했다. 만약 한 가구의 수입보다 지출 비용이 더 많으면 ‘재정 스트레스’로 간주한 것이다.

 

종합(재정 스트레스 2).jpg

지난 2000년 이후 호주인 가계부채와 모기지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그래프. Source : Digital Finance Analytics

   

노스 대표는 “전국적으로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의 62% 이상이 현재 현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이 모기지를 갖게 된 젊은 커플, 이민자 가족들도 재정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노스 대표는 “우리는 이제 (재정적 압박감을 받는) 또 다른 집단을 보고 있다”며 “더 부유한 가구들, 주류 호주인들도 이 대열에 포함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득은 증가하고 있지만 가계 지출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첫 주택구입자인 젊은 가족 중 일부는 실질소득이 10년 전보다 낮아졌다.

 

종합(재정 스트레스 3).jpg

각 주 지방 지역의 가계재정 부담. Source : Digital Finance Analytics

   

이주민들,

‘홈리스’ 위험에 직면

 

브리즈번(Brisbane)에서 서쪽으로 약 13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내륙 도시 투움바( Toowoomba)에 거주하는 24세의 아나스 칼라프(Anas Khalaf)씨 가족 9명은 한 집에 살고 있다.

그의 가족은 ISIS에 의해 이라크 북부에서 쫓겨난 소수민족 이지디(Ezidi) 부족 출신으로, 투움바에 재정착한 1,000명 이상의 난민 가운데 하나이다.

칼리프씨는 “지난 2020년 우리가 투움바에 도착했을 당시만 해도 식료품은 물론 주택 임대료 또한 감당하기가 어렵지 않았다”며 “그 이후부터 가족에게 들어가는 생활비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주택을 구매한 이들도 모지기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종합(재정 스트레스 4).jpg

각 교외지역(suburb)의 가계재정 부담. Source : Digital Finance Analytics

   

이지디 부족 출신의 서포터 근무자 중 한 명인 나이프 라소(Nayif Rasho)씨는 “ISIS에게 남편을 잃고 호주로 온 여성 난민들의 상황은 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현재 센터링크(Centrelink)의 보조금에 의지하고 있지만 이들이 받는 액수는 2주에 600달러로, 이 비용으로는 어디에서도 거주하기 힘들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라소씨는 “임대료가 크게 높아지면서 일부 난민들은 친척 집에 함께 모여 살게 되는데, 이는 임대계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만약 임대주택을 관리하는 부동산 회사에서 알게 되면 임대계약을 해지당할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을 보는 게 걱정이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종합(재정 스트레스 5).jpg

DFA 자료는 각 주 수도의 부유한 교외지역에서도 재정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ource : Digital Finance Analytics

   

지방 지역, 높은 주거비

불구하고 실질소득은 낮아

 

현재 투움바에는 약 11만5,000명이 살고 있다. DFA 자료에 따르면 모기지를 안고 있는 이 도시 거주자의 70%,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이들의 60%는 재정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이 본질적 수치 이면에는 일부 거주민들이 받는 극심한 영향이 절망과 좌절로 바뀌고 있음이 숨겨져 있다. 로라(Laura)라고만 밝힌 한 미혼모는 간헐적으로 이 지역 식료품 지원단체 Toowoomba Food Assist를 방문,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전적으로 이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다.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이후에는 매주 이곳에 와야 한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종합(재정 스트레스 6).jpg

‘Digital Finance Analytics’의 마틴 노스(Martin North, 사진) 대표. 그는 "현재 호주인들이 겪는 재정 압박감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전염병 사태 시기보다 극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사진 : PropertyChat이 업로드한 유투브 영상 캡쳐

   

이번 조사 결과는 투움바는 물론 빅토리아 주 발라랏(Ballarat), NSW 서부 내륙도시 와가와가(Wagga Wagga) 등 지방 도시에서도 모기지 및 임대 스트레스가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노스 대표는 “특히 지방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의 경우 먼 거리를 여행해야 하기에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될 수밖에 없어 추가적인 재정 압박을 받고 있다”며 “식료품비용은 대도시에 비해 더 높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Toowoomba Food Assist의 창고 관리자인 홀리 알솝(Holly Allsop)씨는 모기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 가운데 직업을 가진 이들도 음식물 지원을 받고 있으며 그 수 또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금리가 상승하면서 모기지 상환이 힘들어지고 식료품 구매 또한 어려워지는 것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1. 종합(재정 스트레스 1).jpg (File Size:73.9KB/Download:25)
  2. 종합(재정 스트레스 2).jpg (File Size:103.9KB/Download:24)
  3. 종합(재정 스트레스 3).jpg (File Size:103.1KB/Download:25)
  4. 종합(재정 스트레스 4).jpg (File Size:106.9KB/Download:20)
  5. 종합(재정 스트레스 5).jpg (File Size:113.1KB/Download:24)
  6. 종합(재정 스트레스 6).jpg (File Size:43.0KB/Download:2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6451 호주 “높은 기준금리-인플레이션 수치에 불구, 호주 가계들 ‘탄력적’이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7.06.
6450 호주 RBA 로우 총재 임기, 9월 종료 예정... 호주 첫 중앙은행 여성 총재 나올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9 호주 Uni. of Sydney-Uni. of NSW, 처음으로 세계 대학 20위권에 진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8 호주 연방정부, 비자조건 위반 강요를 ‘형사 범죄’로 규정하는 새 법안 상정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7 호주 시드니 제2공항 ‘Western Sydney Airport’, 예비 비행경로 공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6 호주 시드니 주택가격 상승 전환... 부동산 시장 반등 이끄는 교외지역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5 호주 겨울 시즌에 추천하는 블루마운틴 지역의 테마별 여행자 숙소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4 호주 ‘전 세계 살기 좋은 도시’ 목록에 호주 4개 도시, 12위권 이내에 포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3 호주 호주의 winter solstice, 한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기는 하지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2 호주 정치적 논쟁 속에서 임차인 어려움 ‘지속’... ACT의 관련 규정 ‘주목’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1 호주 연방 노동당 정부, 야당의 강한 경고 불구하고 ‘Voice 국민투표’ 시행 방침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40 호주 생활비 압박 속, 소비자 신뢰도 최저치... 고용시장도 점차 활력 잃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9 호주 최악의 임대위기... 낮은 공실률 불구, 일부 교외지역 단기 휴가용 주택 ‘넉넉’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8 호주 규칙적인 낮잠, 건강한 뇌의 핵심 될 수 있다?... 뇌 건강 관련 새 연구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9.
6437 호주 Like living in ‘an echo chamber’... 소음 극심한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6 호주 시드니 주택 위기 ‘우려’... 신규공급 예측, 연간 2만5,000채로 감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5 호주 스트라스필드 등 다수 동포거주 일부 지방의회, 카운슬 비용 인상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4 호주 공립 5학년 학생들 사립학교 전학 ‘증가’... 시드니 동부-북부 지역 두드러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3 호주 850년 이후 전 대륙으로 퍼진 커피의 ‘deep, rich and problematic history’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2 호주 COVID-19와 함께 독감-RSV까지... 건강 경고하는 올 겨울 ‘트리플 위협’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1 호주 올 3월 분기까지, 지난 5년간 주택가격 폭등한 시드니 교외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30 호주 높은 금리로 인한 가계재정 압박은 언제까지?... 이를 결정하는 5가지 요인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9 호주 호주 경제 선도하는 NSW 주... 실업률은 지난 40여 년 이래 최저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 호주 전례 없는 생활비 압박... 젊은 가족-임차인들의 재정 스트레스 ‘최고 수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7 호주 거의 7만6천 개 일자리 생성으로 5월 실업률 하락... 기준금리 인상 전망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6 호주 대마초 관련 정당, NSW-빅토리아-서부호주 주에서 ‘합법화’ 추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22.
6425 호주 대학졸업자 취업 3년 후의 임금 상승 규모, 직종에 따라 크게 달라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4 호주 최고의 부유층들, 대부분 시드니 동부 지역에 거주... 억만장자들, 납세기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3 호주 호주 국민가수 슬림 더스티의 히트곡 ‘A Pub with No Beer’의 그 펍은 어디?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2 호주 연금 정보- 새 회계연도부터 고령연금 지급, 일부 변경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1 호주 지난해 NSW 등서 매매된 부동산의 25%, 고령의 구매자가 모기지 없이 구입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20 호주 NSW 노동당 정부의 첫 예산계획, ‘70억 달러 블랙홀’ 직면... 삭감 불가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9 호주 그래프로 보는 호주 노동시장... 경제학자들, “전환점에 가까워졌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8 호주 3월 분기 호주 경제성장률 0.2% 그쳐... 현저한 GDP 둔화 신호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7 호주 호주 전체 근로자 거의 절반, 부채에 ‘허덕’... 정신건강 전문가들 ‘우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6 호주 4만 명에 달하는 범법 행위자 자녀들이 겪는 고통-복합적 불이익 드러나 file 호주한국신문 23.06.15.
6415 호주 최저임금 8.6%-근로자 일반급여 5.75% 인상, 향후 금리상승 압박 ‘가중’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4 호주 NSW 주 소재 공립대학들, 등록학생 감소로 2022년 4억 달러 재정 손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3 호주 프랑스 식민지가 될 뻔했던 호주... 영국의 죄수 유배지 결정 배경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2 호주 악화되는 주택구입 능력... 가격 완화 위해 부유 지역 고밀도 주거지 늘려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1 호주 시드니 평균 수입자의 주택구입 가능한 교외지역, 20% 이상 줄어들어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10 호주 기준금리 상승 불구, 5월 호주 주택가격 반등... 시드니가 시장 회복 주도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9 호주 퀸즐랜드 아웃백 여행자 11% 감소... 4년 만에 맞는 최악의 관광시즌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8 호주 정신건강-자살예방 시스템 변화 구축, “실제 경험 뒷받침되어야...”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7 호주 CB 카운슬의 폐기물 처리 기술, ‘Excellence in Innovation Award’ 수상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8.
6406 호주 그라탄연구소, 정부 비자개혁 앞두고 이주노동자 착취 차단 방안 제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5 호주 호주 가정의 변화... 자녀 가진 부부의 ‘정규직 근무’, 새로운 표준으로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4 호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부동산 투자자들의 세금공제 신청, 크게 증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3 호주 NSW 정부의 첫 주택구입자 지원 계획... 인지세 절약 가능 시드니 지역은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
6402 호주 기준금리 상승의 실질적 여파... 인플레이션 더해져 소비자들, 지갑 닫는다 file 호주한국신문 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