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winter solstice)는 한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다. 올해의 경우 호주의 동지는 지난 6월 22일로, 계절에 따라 동지는 조금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 사진은 눈으로 덮힌 NSW 주 서부 내륙, 진다바인 호수(Lake Jindabyne) 풍경. 사진 : Pinterest / Wanderlust Travel
천문학자가 설명하는 호주의 겨울 절기... 동지가 조금씩 다르게 보이는 이유는
지난 6월 22일(목)은 호주 계절상 동지(winter solstice)였다. 연중 한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날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날이 호주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아니다. 또한 겨울의 한 가운데이거나 연중 가장 추운 날을 표시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동지는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또 일부 호주인들에게 동지가 계절에 따라 조금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 winter solstice는 무엇?= 간단하게 말해 1년 중 가장 짧은 날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시드니 천문대(Sydney Observatory)의 천문학자 앤드류 제이콥(Andrew Jacob) 박사에 따르면 이 날을 ‘연중 가장 짧은 날’이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하루의 길이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하루는 거의 24시간이기 때문으로, 태양이 지평선 위로 보이는 시간의 양을 의미하는 것이다.
제이콥 박사는 “우리는 좀 더 정확하게, 낮 시간이 가장 적은 날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구가 약 23도 기울어져 한쪽이 태양에 가장 가까울 때 다른 쪽이 가장 멀기 때문에 발생한다.
지구는 매년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돌기에 이 행성의 한 부분은 다른 부분에 비해 더 많은 햇빛을 받게 된다. 그래서 호주는 겨울이지만 유럽은 여름이 된다. 또한 그래서, 남반구가 동지일 때 북반구는 하지(summer solstice)가 된다.
제이콥 박사는 “라틴어로 ‘solstice’는 대략 ‘Sun's standstill’로 번역된다”고 설명한다. “한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우리는 태양이 매일 지평선에서 더 북쪽으로 떠오르는 것을 보게 되는데, 언젠가 그 지점은 북쪽으로의 이동을 멈추고 남쪽으로 이동하게 된다”는 그는 “그것이 멈추거나 또는 정지하는 것으로 표현되는 날이 동지”라고 말했다.
호주의 4개 계절을 보여주는 그림. 지구는 약 23도 기울어여 있고, 이 때문에 각 계절이 생겨난다. 그림 : 호주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
▲ 호주에서 연중 낮이 가장 짧은 날은= 올해의 경우 6월 22일이었다.
▲ 낮 시간은 언제부터 길어지기 시작하나= 이날(6월 22일) 이후 하지에 이를 때까지 총 일조 시간은 전날보다 조금씩 길어지게 된다.
▲ 동지는 왜 가장 추운 날이 아닌가= 기온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제이콥 박사는 “모든 물체는 식거나 뜨거워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동지 이후 일조시간이 길어지면 공기, 지면, 바다가 따뜻해지는데, 다만 온도 측정값에서 이것이 명백하게 나타나려면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일조 시간이 호주 전역에서 동일하지 않은 이유= 동지에 경험하는 일조 시간은 위도에 따라 다르다. 제이콥 박사는 “남극에는 일광이 없고 적도에는 12시간의 일광이 있다”면서 “그 사이, 극단 사이에서 계절 진행이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국토 면적이 큰 호주는 기후와 기상 조건에 따라 각 지역마다 계절에 차이가 있다. 호주에서 수만 년 살아온 각 지역 원주민 달력은 다양한 계절을 표시한다. 그림 : 호주 기상청(Bureau of Meteorology)
▲ 동지가 겨울의 중간에 있지 않은 이유= 호주의 경우 거대한 국토 면적이 기상 계절을 관찰하기 때문으로, 이는 각 계절이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에 따라 3개 달(three months)로 분류됨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제이콥 박사는 “호주에서 겨울은 일반적으로 6월 1일에 시작되는 것으로 정의된다”며 “이는 NSW 식민지 초기, 이 날을 기해 군인들이 여름 군복에서 겨울 군복으로 바꾸어 입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더 깊이 들어갈수록 더 복잡해지는 호주의 계절 정의에 의문을 제기한다. 호주의 어느 지역에 있는가에 따라 계절에 대한 경험에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령 북부 지역에서는 열대 기후로 인해 일반적으로 우기와 건기, 두 계절이 있다. 하지만 이 땅에서 수만 년 살아온 원주민의 계절 달력을 보면 더 많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 북쪽 끝 지역을 기반으로 살아온 티위(Tiwi) 원주민 부족 달력(Tiwi calendar)은 이 지역의 세 가지 주요 계절을 표시한다. △Jamutakari- 우기(Wet season. 12월부터 이듬해 2월), △Kumunupunari- 건기(Dry season. 3월부터 8월), △Tiyari- 무더운 우기(Hot and wet season. 9월부터 11월)가 그것이다.
기상학적 계절(meteorological seasons)과 천문학적 계절(astronomical seasons)을 보여주는 그림. 기상학적 달력은 계절이 같지만 각 계절의 시작 시점이 약간 다르다. 그림 : ABC Weather
호주 대륙 남쪽의 원주민 그룹은 더 구분된 계절을 표시했다. 남부호주(South Australia) 주, 지금의 그람피언스 국립공원(Grampians National Park) 일대를 기반으로 살아온 가리워드(Gariwerd) 부족은 보다 많은 계절을 인식했다. 이들의 달력(Gariwerd calendar)은 △Kooyang- 늦여름(Late summer. 1월부터 3월), △Gwangal moronn- 가을(Autumn. 3월부터 5월), △Chunnup- 겨울(Winter. 5월부터 7월), △Larneuk- 봄 직전(Pre-spring. 7월부터 8월), △Petyan- 봄(Spring. 9월부터 11월), △Ballambar- 이른 여름(Early summer. 11월부터 1월) 등 6개 계절이 있음을 보여준다.
제이콥 박사에 따르면 일부 국가에서는 천문학적 계절(astronomical seasons)을 관찰하는데, 이는 각 계절의 시작이 하지와 동지, 춘분(spring equinox)과 추분(autumnal equinoxes)에 맞춰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점(equinox)은 태양이 적도 바로 위를 통과하는 지점이다. 이 경우, 햇빛과 어둠의 시간이 동일하다. 따라서 천문학적 계절을 관찰하는 국가 중 호주처럼 남반구에 있는 국가들 가운데는 아직 공식적으로 겨울이 시작되지 않은 곳도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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