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이전 근무시간의 80%만 일하면서 이전과 같은 급여를 그대로(100%) 받는다’는, 주 4일 근무를 시험 실시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 결과 고용주들은 한결 같이 줄어든 근무시간에도 불구하고 생산성은 그대로이거나 더 높아졌다는 답변이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 조사... 고용주들, 10점 만점에 9.25점 부여
주 4일 근무(four-day work week)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까? 최근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를 시험 실시한 기업들이 압도적 성과를 거두었으며 모든 고용주들은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다.
최근 멜번 소재 스윈번공과대학교(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는 주 4일 근무 모델(‘100:80:100’)을 시험 실시하고 있는 10개 기업 고위 관리자 인터뷰를 통해 이를 평가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100:80:100)는 ‘직원들이 100%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이전 근무시간의 80%만 일하면서 이전과 같은 급여를 그대로 받는다’는 시험적 근무 모델이다.
주 4일 근무를 시험 실시한 기업을 대상으로 그 성공여부를 1에서 10까지 평가하도록 한 결과, 10개 기업 고용주들이 부여한 평균 점수는 9.25점이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스윈번공과대학교 존 홉킨스(John Hopkins) 부교수는 “지난 10년 이상 유연한 근무 방식을 연구해 오면서 이처럼 긍정적 결과를 본 적은 없다”면서 “이 근무 방식이 얼마나 놀라운 일이었는지를 말하는 모든 근무자들의 열정과 긍정적 사고 덕분에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즐거웠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70%는 주 4일 근무로 전환한 뒤 기업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답변이었으며 30%는 이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10개 기업 가운데 근무일을 하루 줄여도 생산성이 떨어진 기업은 없었던 셈이다.
또한 조사 대상 기업들은 이를 시험 실시한 이후 직원들의 병가(sick leave)가 줄었고 직원유지 및 채용 상황도 개선됐다는 반응이었다. 고용자들에게 있어 주 4일 근무는 각자의 생활관리, 취미, 운동 및 자기 개발을 위한 더 많은 시간 확보를 의미했다.
지난 10년 넘게 기업의 유연한 근무 방식을 연구해 온 스윈번공과대학교 존 홉킨스(John Hopkins. 사진) 부교수는 ‘100:80:100’ 모델의 4일 근무 시행 기업을 조사하면서 “이번처럼 긍정적 결과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 : 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가 업로드 한 유투브 영상 캡쳐
“단점은 전혀 없었다”
멜번(Melbourne) 소재 소프트웨어 기업 ‘Our Community’는 지난해 중반, 6개월간의 시험 실시 이후 주 4일 근무를 처음 채택했다.
이 회사 데니스 모리아티(Denis Moriarty) 대표는 “6개월 한시적으로 시도해 보았지만 5개월 만에 이를 영구적 업무 방식으로 확정할 만큼 효과가 좋았다”면서 “단점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22년, ‘detoxing your diary’라는 이름의 모듈을 포함해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교육 리소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파일럿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주 4일 근무를 ‘시험적으로’ 시작했다. 그 결과 업무회의 횟수가 줄었고 각 또 회의에 소요되는 시간도 크게 짧아졌다.
모리아티 대표는 또한 직원들에게 회사가 어떻게 수익을 높이고 보다 효율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직원들에게 물었다. 전체 직원들로부터 193페이지 분량의 응답을 받은 그는 필수적이지 않은 회사 일을 중단했으며 일부 데이터 수집을 자동화했고, 약 20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시작했다.
모리아티 대표는 “장기간의 COVID-19 봉쇄 상태에서 생활하고 일하는 것이 변화에 영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세상이 바뀌었고 그 시기에 나 또한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되었으며, 이는 회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한다는 계획을 세우게 만들었다”는 그는 “우리 모두는 회사가 더 성장하기를 원했다”고 덧붙였다.
디자인 에이전시 ‘Your Creative’ 사의 관리 책임자인 리즈 인드란스(Liz Indrans. 사진)씨는 직원들의 사기와 생산성이 높아져 주 4일 근무 시험 실시 후 즉각적인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작은 규모의 회사들,
근무방식 변화에 앞장
이번 스윈번공과대학 연구에 참여한 10개 회사는 물류, 마케팅, 채용 및 컨설팅 등 서로 다른 각 산업 기반의 기업이었다. 이들 중 6개 기업은 직원 수가 20면 미만이었고 4개 회사는 최대 200명의 직원이 있는 중견기업이었다.
홉킨스 부교수는 “현재 주 4일 근무에서 선두에 있는 회사는 소규모 기업 조직인 경향이 있다”며 “이처럼 작은 규모의 회사들은 규모가 큰 기업과의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 때문에 더 나은 방식의 업무방식을 제공하고자 4일 근무를 시작한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홉킨스 부교수에 따르면 더 적은 시간 일을 하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하거나 개선하고자 회사는 업무회의 빈도와 시간을 줄이고 ‘필수적이지 않은’ 또는 ‘가치가 낮은’ 작업을 줄이거나 없앴다.
홉킨스 부교수는 “조사 대상 10개 기업 중 4개 회사는 주 4일 근무제를 영구적으로 채택했으며 6개 회사는 ‘시험 실시’ 기간을 연장했다”고 소개했다.
업무 성과, 즉각 나타나
브런스윅(Brunswick) 디자인 에이전시인 ‘Your Creative’는 지난해 8월, 주 4일 근무를 시험 시행한 후 이를 영구적으로 채택한 회사 중 하나이다. 이 회사 고객담당 및 관리 책임자인 리즈 인드란스(Liz Indrans)씨는 직원들의 사기와 생산성이 높아져 시험 실시 후 즉각적인 효과를 보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를 시작했을 때 우리는 어느 정도의 작은 문제들(teething issues)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로 몇 가지가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큰 문제가 아니었고 또 수시로 일어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주 4일 근무는 직원들 입장에서 취미, 운동 및 자기 개발을 위한 더 많은 시간 확보를 의미하며, 이것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업무가 줄어든 하루를 이용해 암벽등반을 즐기는 한 여성. 사진 : Pixabay / erikamarcialm
인드란스씨는 회사가 주 5일 근무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전략적 근무 교대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회의 횟수를 줄였고 직원들이 작업 이메일 계정을 사용하지 않기에 더 많은 업무시간을 만들 수 있었다.
그 결과 일하는 시간을 단축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더욱 번창했다. 인드란스씨는 “우리는 항상 마감일을 맞출 수 있었고, 더 많은 일을 수주하며, 직원이 늘어난 것이 아님에도 더 많은 고객을 받아들일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주 4일 근무에 대해 “직원들의 창의력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며 “새로운 한 주 근무가 시작되는 날, 직원들은 보다 신선한 모습으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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