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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후 세대의 투표 인구가 늘어나고 이들의 정치 성향이 진보적 사고를 보이면서 향후 선거에서 우파 노선을 가진 자유-국민당 연립이 주도권을 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진은 피터 더튼(Peter Dutton. 사진) 자유당 대표.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독립 싱크탱크 ‘Centre for Independent Studies’ 분석, Z세대의 연립당 지지 감소

 

밀레니엄 세대(Millennials)와 함께 투표권을 갖게 된 이후의 Z세대(Generation Z)가 늘어나면서 이들에 의한 호주 정치지형 변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젊은 유권자 세력이 보수적 노선을 거부함에 따라 우파 성향을 견지해 온 자유-국민당 연립이 향후 치러지는 주요 선거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독립 정책 싱크탱크 ‘Centre for Independent Studies’가 분석한 세대별 투표 성향에 따르면 전후 베이이붐 세대(Baby Boomers. 1946~1964년 출생)와 X 세대(1965~1980년)가 50대에 이르면서 진보적 정치 세력에 비해 보수 정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이들 세대의 이 같은 흐름은 이후 세대인 밀레니얼(1981~1995년)과 Z세대(1996~2009년) 유권자들 사이에서 반복되지 않고 있다. 밀레니얼들이 진보 정당에서 연립으로 지지를 바꾼 것은 각 선거에서 0.6%만 증가했을 뿐이다. 이는 베이비부머와 X세대가 지지 정당을 바꾼 속도의 절반으로, 결국은 밀레니얼들이 50대 나이에 보수 성향의 정당에 투표하기보다 80대 나이에 이르러서야 지지 정당을 바꾼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지난 2014년 연방선거에서 처음으로 투표 자격을 갖게 된 Z세대의 경우 연립에 대한 지지도는, 증가하기는커녕 감소하고 있다. 이 연령 그룹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출생한 모든 연령 그룹 가운데 연립을 지지할 가능성이 가장 낮았다.

지난해 연방선거에서 더 많은 밀레니얼과 Z세대가 녹색당에 표를 주었다. 현재의 추세를 기반으로 향후 상황을 예측한 ‘Centre for Independent Studies’ 보고서는 “2040년까지 유권자의 70%가 1980년 이후 세대일 것”이라며 “이로써 연립은 35석을 더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는 정치적 관점(political attitude)과 투표 행동에 대한 선도적 조사인 ‘Australian Election Study’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 보고서는 1966년, 1969년 및 1987년부터 2022년까지 치러진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 가운데 연립에 대한 평균 우선투표(primary vote)를 분석했다.

보고서 저자인 매튜 테일러(Matthew Taylor) 연구원은 “모델링은 밀레니얼의 연립 지지가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에 비해 빙하기와 같은 속도로 얼어붙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만약 연립에 대한 Z세대의 지지가 그대로 유지되고 이후 세대의 지지도가 유사하게 낮다면, 베이비부머와 X세대 및 밀레니얼들이 과거에 보여주었던 속도로 연립 지지로 돌아선다 하더라도 자유-국민당이 선거에서 승리해 정부를 구성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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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주 플린더스 선거구(Division of Flinders)의 조 맥켄지(Zoe McKenzie. 자유당, 사진) 의원. 그녀는 "이전 세대와 다른 밀레니얼 및 Z서대를 위한 새로운 정책 고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Facebook / Zoe McKenzie MP

   

테일러 연구원은 “많은 밀레니얼들은 베이이부머와 X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노동당에서 자유당으로의 지지 전환이 아니라 녹색당에서 노동당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또 Z세대의 경우 20대 중반 유권자들의 연립에 대한 지지는 그들이 첫 투표를 할 당시보다 훨씬 줄어들었다”면서 “이들의 지지 중 일부는 녹색당이나 군소정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일러 연구원은 “연립 입장에서 정부로 복귀하는 길은 아주 좁으며 그 길에서 그들은 밀레니얼과 Z세대를 그대로 지나치게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전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에서 교육부, 무역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야당 프론트벤처(frontbencher. 당내 주요 직책을 맡은 인사)인 댄 테한(Dan Tehan) 의원은 “자유당의 가치가 호주의 핵심 가치임을 증명할 더 나은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자유당은 주택소유를 위해 적극 앞장서는 정당이며, 더 많은 젊은이들이 첫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책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앤드류 브래그(Andrew Bragg) 상원의원 또한 “올해 HECS indexation(학자금 대출에 적용되는 색인)이나 이 젊은이들의 퇴직연금(superannuation)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와 같은 문제의 해결책을 위해 연립은 보다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밀레니얼과 줌머들(Zoomers. Z세대)을 지원하는 경제 정책을 전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토리아 주 플린더스 선거구(Division of Flinders)의 조 맥켄지(Zoe McKenzie) 의원은 “지금의 젊은이들은 희생과 지연된 만족을 수반한, 열망의 실현이 드물었던 부모나 조부모들의 삶과 달리 초개별화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다”며 “밀레니얼과 Z세대의 우선순위 및 그 계획에 대한 자유당의 원칙을 결합하는 정책 아이디어를 고안하고자 각 커뮤니티와 협력하는 것은 현 세대 정치인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자유당 고위 자문관에서 여론조사 부문으로 전환한 토니 배리(Tony Barry)씨는 “자유당은 젊은이들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정설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그 결과 주택과 퇴직연금, 기후변화 및 보수적 사회정책 등의 분야에서 노인들을 위한 정책이 탄생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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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연방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캔버라 의회에 입성한 키이스 울라한(Keith Wolahan. 사진) 의원은 자유당만의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첫 의회 연설을 하는 울라한 의원. 사진 : https://www.keithwolahan.com.au

   

그는 “이전까지의 흐름을 감안할 때, 이제는 밀레니얼 유권자들이 보다 보수적인 투표 패턴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이정표에 도달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이들은 더 늦은 나이에 가정을 이루고 또 부동산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언급했듯 대개 50대 연령이 되면서 유권자 성향이 보수 진영 지지로 바뀌지만 이제 그 연령이 더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주택시장에 갇힌 밀레니얼들은 경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없다고 느끼기에 자유당이 내세우는 ‘빼어난 경제 관리’라는 정치적 힘은 이들에게 의미를 주지 못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타스마니아(Tasmania) 주 바스 선거구(Division of Bass)의 브리짓 아처(Bridget Archer) 의원도 “선거 주기를 넘어 미래 세대를 고려하는 정책에 관심을 가질 것”을 당(자유당)에 촉구했다. 반면 멜번(Melbourne) 남동부, 멘지스 선거구(Division of Menzies)의 키이스 울라한(Keith Wolahan) 의원은 “당의 대담한 정책은 필수적이지만 우리(자유당)가 누구인지도 중요하다”며 “자유당만의 특성, 열정, 능력을 갖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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