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위기’로 인해 임차인들이 느끼는 고통 지수를 분석한 새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이를 해결해나가는 조치의 일환으로 NSW 주 정부가 처음으로 ‘Rental Commissioner’를 임명했다. 사진은 임대주택 인스펙션을 위해 즐울 서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 : Nine Network ‘Current Affair’ 프로그램 화면 캡쳐
‘임대-임차인에 모두에 공정한 시장’ 중요하나 시드니 서부의 심각한 문제 해결 ‘과제’로
부족한 임대주택으로 인한 ‘위기’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새 연구 결과가 나온 가운데 NSW 주 정부가 현 임대주택 제공자 위주의 임대시장을 ‘재조정’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사상 처음으로 ‘Rental Commissioner’를 임명했다.
민스(Chris Minns) 정부에 의해 임대주택 상황 재조정 역할을 맡게 될 트리나 존스(Trina Jones) 위원장(호주 사회단체 ‘Homeless Australia’ 전 최고경영자)은 “NSW 주 전역의 임차인을 옹호하고자 한다”고 밝힌 뒤 “주택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공동으로 모색하면서 주 정부-산업-임차인 및 임대인과 긴밀하고 생산적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민스 주 총리는 수많은 임차인들이 임대주택을 유지하고자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이번 Rental Commissioner 임명은 이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주 총리는 “새 위원장과 협력하여 NSW 주를 임차인-임대인 모두에게 더 공정한 임대시장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 누적된 주택 임대 문제를 하룻밤 사이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우리(정부)는 이미 시작했고 더 많은 일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ntal Commissioner 임명은 특히 시드니 서부 및 남서부 지역에서 급격하게 치솟은 임대료를 지불하기 어려운 이들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다.
부동산 시장분석 회사 ‘Suburbtrends’가 이달 둘째 주, 호주 전역 임대비용 부담을 조사해 내놓은 ‘Rental Affordability Index’는 높은 임대료로 인해 현재 호주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여준다.
이 회사 켄트 라드너(Kent Lardner) 애널리스트는 광고된 임대 비율, 공실률, 평균 12개월 사이의 임대료 인상, 평균 임대료를 소득 비율로 비교해 ‘임대고통 지수’(Rental Pain Index)를 산정했다.
NSW 주 정부 사상 첫 ‘Rental Commissioner’에 임명된 트리나 존스(Trina Jones. 맨 왼쪽)씨. 사진은 지난 6월 NSW Housing Summit에서 NSW Property Council, NSW Community Housing Industry 등의 관련 사회단체 관계자들과 주택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트리나 존스 당시 'Homelessness NSW' 최고경영자. 사진 : Linkedin / Trina Jones
그 결과 NSW 주에서 가장 큰 ‘고통’을 느끼는 상위 10개 교외지역(suburb) 가운데 5개가 시드니 서부에 자리한 곳이었다.
주 정부 발표에 따르면 NSW 주 사상 첫 Rental Commissioner 역할은 부분적으로 임대료 경제성 및 공급을 조사하게 된다.
Rental Affordability Index를 보면, 어번(Auburn)은 뱅스타운(Bankstown)과 함께 임대고통 지수가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이 교외지역은 임대주택 공실률이 가장 낮고 다른 지역에 비해 더 높은 임대료 상승을 보였으며 가구당 소득이 호주 전체 평균보다 낮다는 점에서 임대료 인상은 거주민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어번에 새로 거주하게 된 레즈 마사니(Lez Masani)씨에게 임대료 상승은 외식 등을 위한 외출 자제를 의미했다. “거주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그는 식료품 가격 또한 상상 이상이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 쇼핑센터에 가서 식료품 가격을 비교하는데, 대부분 식료품 가격이 두 배로 올랐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마사니씨만이 겪는 어려움이 아니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루메이 동(Lumei Dong)씨는 아들 잭(Jack)을 위해 정기적으로 구매하던 간식을 중단했다. 대신 그녀는 이 비용을 신선식품 구매에 쓰고 있다. “중요하지 않은 물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이라는 그녀는 “여러 생활필수품을 사야 하지만 급하지 않은 것은 구매를 미룰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루브나 알 타로네(Lubna Al Tarawneh)씨와 그녀의 두 딸도 빠듯한 가계 재정에 맞추어야 하기에 생활방식을 바꾸었다. 가족이 영화를 보거나 스쿨 홀리데이에 맞춰 여행을 하는 대신 집 주변의 공원에서 뛰어노는 것으로 대체했다.
부동산 시장분석 회사 ‘Suburbtrends’ 애널리스트인 켄트 라드너(Kent Lardner) 연구원. 그는 광고된 임대주택 비율, 공실률, 평균 12개월 사이의 임대료 인상, 평균 임대료를 소득 비율로 비교해 호주 전역의 ‘임대고통 지수’(Rental Pain Index)를 산정했다. 사진 : Suburbtrends
‘Suburbtrends’ 보고서의 임대고통 지수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뱅스타운 거주민 샘 바가초운(Sam Barghachoun)씨는 여덟 살이 된 아들 아담(Adam)의 주말 스포츠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높아진 생활비 부담(가장 큰 부분은 임대료 상승)으로 ‘당장 필요하지 않는’ 부분의 지출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그는 “아들이 복싱을 좋아하고 선수의 꿈을 갖고 있지만 할 수 없을 때에는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uburbtrends의 이번 데이터에 따르면 NSW는 퀸즐랜드(Queensland) 및 남부호주(South Australia)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큰 임대료 압박을 받고 있다. NSW 주에서 임대료 고통이 가장 큰 상위 25개 중 절반은 시드니 서부 및 남서부에 자리한 교외지역이다.
퀸즐랜드는 지난 12개월 사이 가장 높은 평균 임대료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임대고통 지수 또한 가장 컸다. 그런 한편 ACT와 타스마니아(Tasmania)는 광고된 임대주택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Suburbtrends은 임대 부동산 회전률이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CT는 또한 가장 높은 임대주택 공실률을 보인다. 이번 보고서 발표 직전까지 캔버라의 공실률은 3주 이상 2% 넘는 수치를 이어갔다.
각 도시별 임대료 고통 수준을 보여주는 그림. Source: Suburbtrends
이번 조사 보고서를 내놓은 라드너 연구원은 생활비 위기로 인해 일부 지역은 공실률이 다소 높아졌다고 말했다. “가용성(affordability)이 특정 상한선에 이르면 공실률이 높아지기 시작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임차인들이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기가 불가능한 상황(can't get blood from a stone)에서, 임대인들도 이를 깨닫기 시작했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이는 모든 지역에서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임대료가 계속 상승하고 있는 지역도 있다”는 것이다.
■ 임대고통 지수 상위 10개 교외지역
Bankstown - North : 84.27
Auburn - Central : 84.13
Punchbowl : 84
Corrimal - Tarrawanna - Bellambi : 84
Lakemba : 83.6
Monterey - Brighton-le-Sands - Kyeemagh : 82.8
Sans Souci - Ramsgate : 82.4
Wiley Park : 81.87
Dee Why - North : 81.2
Narwee - Beverly Hills : 81.07
Source: Suburbtrends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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