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드니 남서부 지역에서 일단의 청소년들이 전자담배를 흡연하다 발작 또는 구토를 일으키며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NSW 보건 당국이 부모들에게 자녀의 베이핑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현재 18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사진 : Unsplash
발작-심한 구토 증세... 시드니 남서부 보건지구서 발생, 소셜미디어로 전자담배 구입
시드니 지역, 일단의 청소년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전자담배를 구입해 사용한 이후 극심한 베이핑 관련 질환으로 병원 신세를 지는 일이 발생함에 따라 NSW 보건당국이 부모들에게 이에 대한 경계를 촉구했다.
NSW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달(6월) 마지막 주, 6명의 청소년이 베이핑 후 발작, 졸도, 구토 등의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들 대부분은 ‘South-West Sydney Local Health District’에서 발생했다. 이들이 사용한 제품 가운데 일부는 소셜미디어 앱인 ‘스냅챗’(Snapchat)에서 거래됐으며, 니코틴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약물 관련 연구소 ‘Drugs and Alcohol Research Training Australia’의 폴 딜런(Paul Dillon) 연구소장에 따르면 ‘스냅챗’은 전자담배 구매를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선호되는 옵션’이다.
딜런 소장은 “이 소셜미디어는 경찰이 추적하기 어려운 플랫폼으로 간주된다”면서 “앱을 통해 누군가에게 비용을 송금하기까지 문자 그대로 몇 분밖에 걸리지 않고 송금 후 빠르게 집으로 배달된다”고 설명했다.
NSW 보건부 대변인은 “전자담배 흡연은 젊은이들을 평생 심각한 건강 문제 위험에 빠뜨린다”며 “보건부는 부모들이 청소년 자녀의 베이핑에 대해 인식하고 초기 대화를 통해 이의 사용 금지를 권장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특히 전자담배에는 신체 건강에 극히 위험한 손상을 줄 수 있는 제초제(weedkiller) 또는 매니큐어 제거제에서 나오는 위험 화학물질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호주 약물 관련 연구소 ‘Drugs and Alcohol Research Training Australia’ 폴 딜런(Paul Dillon. 사진) 연구소장. 그는 청소년들이 상당 수준의 니코틴에 노출되고 있어 향후 심각한 건강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사진 : Facebook / Drugs and Alcohol Research Training Australia
현재 NSW 보건부는 자녀가 베이핑 액상 니코틴에 중독되어 있다고 우려하는 부모들에게 ‘독극물 정보센터’(Poisons Information Centre)에 연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규제되지 않은 제품들
호주에서 니코틴이 함유된 베이핑은 처방전(prescription)이 있어야만 판매할 수 있으며, 18세 미만 연령 청소년에게 이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NSW 의료협회(NSW 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 마이클 보닝(Michael Bonning) 회장은 “보건 당국이 점차 더 많은 양의 전자담배를 압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압수 수치는 지난 3년 사이 약 45배가량 증가했다”는 보닝 회장은 “우리는 베이핑의 확산 추세를 막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은밀한 베이핑 판매는 젊은이들에게 독을 주입케 하고, 또 교활한 마케팅을 통해 그들을 끌어 들인다”면서 “이는 다음 세대를 니코틴에 중독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NSW 보건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3월 사이 NSW 주에서는 불법으로 판매되는 총 9만2,574개의 니코틴 함유 전자담배 및 액상 제품이 압수되었다. 이를 통해 많은 전자담배에 니코틴이라는 라벨이 부착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도 높은 수준의 니코틴이 함유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NSW 의료협회(NSW 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 회장인 마이클 보닝(Michael Bonning. 사진) 박사는 전자담배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당국의 역할이 부족했음을 지적했다. 사진 : Facebook / NSW Australian Medical Association
딜런 소장의 말을 빌면, 불법 판매로 압수된 제품 가운데 상당수는 규제되거나 시험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들이다. 그는 “특히 청소년 계층에 노출되는 니코틴 수치는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를 규제할 수 있는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빅토리아 주 암위원회(Cancer Victoria)가 연방 보건부를 위해 준비한 연구에 따르면 14세 이상, 350만 명 넘는 호주인이 흡연을 하고 있다.
올해 5월, 연방정부는 처방전 없는 베이핑 제품 및 일회용 전자담배의 수입 금지를 포함해 이에 대한 더 강력한 규제를 발표했다.
이 변경사항에 따라 전자담배는 일부 향료, 색상 및 기타 성분이 금지되고 니코틴의 농도와 양이 감소한 상태로 약국에서 ‘의약품과 같은’(pharmaceutical-like) 포장으로만 판매할 수 있다.
이처럼 강화된 내용을 발표하면서 연방 보건부 마크 버틀러(Mark Butler) 장관은 “베이핑이 하이스쿨에서 학생들의 가장 큰 행동 문제가 되고 있다”는 우려를 전한 바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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