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드니 상당 비율의 교외지역(suburb)이 도시 열섬(heat island)을 완화시키는 나무 캐노피(tree canopy) 부족으로 기후변화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녹색 공간에 따라 기온이 10도까지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진은 나무 캐노피가 거의 없는 광역시드니의 한 주거지역. 사진 : 사진 : reddit / Suburnhell
7개 교외지역 중 1개 서버브, 나무그늘 부족... 새 주거단지 개발 지역 특히 ‘심각’
기후변화로 대기 온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광역시드니 7개 교외지역 가운데 한 곳은 더 많은 나무 캐노피(tree canopy)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도시 열 완화(heat-mitigating)를 위한 나무 그늘 부족은 저소득층 지역 및 삼림이 파괴된 신규 주거단지 구역에서 극심한 상황이다.
최근 관련 자료를 보면 녹색 숲이 가장 적은 교외지역(Fairfield, Merrylands, Hills district 일부)의 경우 나무가 많은 지역에 비해 한낮의 기온은 최대 섭씨 10도가 높다.
NSW 기획-환경부가 내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올 여름, 북반구 각 지역을 뒤덮은 열 재앙으로 시드니 각 교외지역의 극심한 무더위가 예상된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은 기록적인 더위에 직면한 바 있으며 캐나다 또한 산불로 발생한 연기가 7천여 명에 달하는 이들의 호흡기를 감염시킨 상황이다.
관련 학자들은 정책개발 과정에서 시드니의 기후변화와 온도 상승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나무 캐노피와 녹지가 부족할 경우 무더위를 막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사회적 결과 및 보건 상태는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NSW 주 정부의 이번 보고서는 광역시드니 750여 교외지역에 걸친 나무 캐노피 범위 상태를 설명한다. 이를 보면, 7개 교외지역 가운데 한 곳의 경우 나무가 뒤덮인 면적은 0~10%에 불과 ‘매우 낮은’ 수준이다.
버우드(Burwood), 울티모(Ultimo), 파이브덕(Five Dock)을 포함해 광역시드니 거의 30%에 달하는 교외지역은 10~20%의 나무숲을 가지고 있어 더위 차단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인 40%에 미치지 못한다.
보고서의 의해 도시 열의 악영향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간주된 교외지역은 대부분 시드니 남서부에 밀집되어 있다. 여기에는 캠시(Campsie), 벨모어(Belmore. 이들 두 교외지역은 현재 주거지 집중 개발 지역이다), 카브라마타(Cabramatta) 등이 포함된다.
주 정부 기획-환경부 보고서는 또한 도시 열섬(heat island) 효과에 의해 다른 지역의 기온이 어떻게 부풀려지는지를 추정했다. 이는 각 교외지역의 기온이 숲이 많은 지역이나 국립공원에서 어떻게 편차가 나는지에 기초한다.
그 결과 나무가 많은 교외지역에 비해 기온이 높이 올라가는 175개 서버브를 확인했다. 그중 하나로 칸스힐(Carnes Hill) 남서부 외곽지역은 10도 이상 기온이 상승했다.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의 버람빙(Berambing), 린든(Linden) 등 소수의 교외지역만이 나무가 적은 지역에 비해 더 낮은 기온을 보였다.
시드니 지역의 나무 캐노피(tree canopy)와 온도 차이를 보여주는 그림. Source : NSW Government Department of Planning and Environment. Map data : ABS
웨스턴시드니대학교(Western Sydney University) 도시계획 전문가 세바스찬 포우슈(Sebastian Pfautsch) 부교수는 대부분 개발업자들이 건축을 시작하기 전, 기존에 무성했던 나무를 베어냄에 따라 새로 개발되는 주거지역에 충분한 녹색 숲 계획을 조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모델링에 따르면 새로운 가장자리를 따라 나무가 자란다 해도 녹색 숲은 약 26%에 불과해 강한 열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에는 크게 부족하다.
포우슈 부교수는 “생각해보면, 마스든파크(Marsden Park)와 더 폰즈(The Ponds), 켈리빌(Kellyville), 박스힐(Box Hill) 등 북서부 인구성장 지역의 주거단지가 시드니 서부 분지의 가장 뜨거운 부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나무 그늘이 크게 부족할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이 지역에 수십 만 명을 거주시키는 것은 재앙을 만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나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주거지로 변모한 지역 가운데 다수는 물류 창고들이 자리하던 산업지대이다. 포우슈 부교수는 이 같은 교외지역 개발 또한 열린 공간을 확장하거나 나무를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밀집화 과정에서는 열린 공간이 희생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 그는 “지방정부가 고밀도 주거지역의 녹지 공간을 위해 토지를 사들이는 데에는 너무 비싼 비용이 든다”고 덧붙였다.
풍부한 녹지 공간,
거주민 건강에 ‘필수적’
울릉공대학교(Wollongong University) 공공보건 전문가인 토마스 아스텔-버트(Thomas Astell-Burt) 교수 또한 녹지공간이 지역사회 건강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모스만(Mosman)과 같이 녹음이 우거진 지역 거주자는 뱅스타운(Bankstown)에 사는 이들에 비해 당뇨 환자가 훨씬 적다.
아스텔-버트 교수는 “나무 캐노피가 10%미만인 교외지역의 녹색 숲을 30% 수준으로 높이면 심리적 고통 발생 위험이 31% 감소하며 일반 질환이 줄어들 확률 또한 33%에 이른다”면서 “우리는 나무 캐노피에 대한 접근 형평성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것이 부분적으로 정신적-육체적 건강의 이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드니 지역의 나무 캐노피(tree canopy) 비율을 보여주는 그림. Source : NSW Government Department of Planning and Environment. Map data : ABS
이와 관련, NSW 기획부 대변인은 4년에 걸쳐 17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 3,500만 달러의 보조금을 포함한 녹화 프로그램을 언급하면서 “이 계획은 2036년까지 광역시드니 전역의 녹지 면적을 늘리고 도시 캐노피 적용 범위를 4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녹지 공간 조성을 위한 토지 매입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경우에는 기존 공원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최근 연방 환경부 타냐 플리버세크(Tanya Plibersek) 장관은 과거 산업지구였던 시드니 남서부를 가로지르는, 황폐화된 쿡 강(Cook River) 재생을 위한 기금으로 1천만 달러 지원을 발표했다.
이 지원금 중 약 700만 달러는 라켐바의 패리 공원(Parry Park, Lakemba)에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강을 따라 습지를 조성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 교외지역은 나무 캐노피가 10~20%에 불과하고 열 취약성 등급이 가장 높으며 도시 열섬 온도가 8도까지 상승하는 곳으로 꼽힌다.
이 지역 민간단체인 ‘Cooks River Alliance’의 앤드류 토마스(Andrew Thomas)씨는 라켐바의 경우 녹지 공간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이 사업은 지역민들에게 직접적인 건강상의 이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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